[C컷] 낚싯바늘 삼킨 채 버틴 ‘늑구’, 대전 오월드 귀환기

신현종 기자 2026. 4. 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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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오월드에서 사육 중인 성년 늑대들의 모습. 오월드에는 현재 늑대 약 20마리가 사육중이다. /신현종 기자

지난 8일 대전오월드 사파리에서 탈출한 한국 늑대 ‘늑구’(2024년생·수컷)가 9일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10일 대전 중구 사정동 오월드 일대에서 소방 관계자가 드론을 이용해 늑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현종 기자
14일 대전 중구 무수동 오도산 일대에서 육군 제32보병사단이 드론을 띄워 탈출한 늑대 ‘늑구’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현종 기자

대전시에 따르면 늑구는 탈출 9일째인 17일 오전, 안영동 일원에서 발견돼 포획됐다. 마취총을 쏘아 포획한 늑구는 곧바로 동물병원으로 이송 돼 정밀 검진과 낚싯바늘 제거 수술을 받고 동물원으로 돌아가 수의사들의 관리 속에 안정적으로 회복 중이다.

14일 대전 중구 무수동 오도산 일대에서 포위망을 뚫고 달아나 늑대 ‘늑구’를 경찰이 포획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앞서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 18분 대전 오월드 사파리 우리 하단의 토사를 약 30cm가량 파내고 탈출했다. 이후 높이 약 2m의 외곽 철조망까지 넘어 오월드 외부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오월드는 탈출 사실을 오전 9시 30분경 인지했으나, 경찰과 소방당국 신고는 약 1시간 뒤에 이뤄졌고 관람객들은 전원 퇴장 조치됐다.

11일 탈출한 늑대 ‘늑구’를 포획하기 위해 설치된 포획틀의 모습. 내부 미끼에는 위치 추적을 위한 GPS 장치가 부착돼 있다. /신현종 기자

당국은 같은 날 오전 10시 52분 안전 안내문자를 통해 탈출 사실을 알리고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늑구가 장기간 포획되지 않자 인근 초등학교가 휴교에 들어가는 등 지역사회 긴장도 높아졌다. 특히 야생 경험이 없는 개체 특성상 탈진과 공황 상태 위험이 제기되며 조속한 포획 필요성이 강조됐다.

12일 휴장 중인 대전 중구 오월드 입구 앞에서 한 어린이가 아쉬운 듯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신현종 기자
10일 하루 휴교령이 내려졌던 대전 중구 한 초등학교에서 등교가 재개된 가운데 하교 시간에 맞춰 나온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귀가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수색 과정에서는 드론 열화상 카메라 포착과 시민 제보가 잇따르며 여러 차례 포획 기회가 있었지만, 늑구는 포위망을 벗어나며 이동을 이어갔다.

구조 이후 진행된 초기 혈액 검사에서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엑스레이 촬영 결과 위 속에서 길이 2.6㎝의 낚싯바늘이 확인됐다. 늑구는 인근 2차 의료기관으로 옮겨져 제거 시술을 받았으며, 나뭇잎과 생선 가시 등도 함께 발견됐다.

17일 포획된 한국 늑대 ‘늑구’가 마취 상태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검사 과정에서 위에서 길이 2.6㎝의 낚싯바늘이 발견돼 인근 2차 의료기관으로 옮겨져 제거 시술을 받았다. /대전시 제공
최진호 야생동물관리협회 전무이사가 17일 대전 중구 오월드에서 늑구 포획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관계 당국은 늑대가 탈출 기간 하천 주변에서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생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낚싯바늘 역시 미끼가 달린 물고기를 섭취하는 과정에서 함께 삼킨 것으로 추정된다. 포획 당시에도 민첩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대전 중구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외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중인 모습. 늑구는 현재 사육사 및 수의사 관리 하에 정상적인 먹이 섭취와 휴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전시 제공

18일 오월드 측은 “현재 늑구는 정상적인 먹이 섭취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며 “장기간 영양 상태를 고려해 분쇄육 형태의 소고기와 닭고기를 공급했고 전량 섭취했다”고 밝혔다. 탈출 과정에서 약 3㎏의 체중이 감소했으나 빠르게 회복 중인 상태다.

대전오월드에서 태어난 늑대 새끼를 사육사가 돌보고 있다. /신현종 기자

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현재 영업 중단 중인 오월드는 시설 관리 등 준비가 완료돼야 재개장이 가능하다”며 “수일 내 재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늑구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도를 고려, 향후 관람객들이 개체를 식별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 중임을 밝혔다.

대전오월드에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한국 늑대 새끼들이 무리로 모여 있다. ‘늑구’는 2008년 러시아 사라토프주에서 들여온 개체를 바탕으로 한 한국 늑대 복원 사업의 3세대 후손이다. /신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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