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륙함에 日헬기가 내려앉았다...제주 바다에서 9년 만에 수색구조 합동훈련
◇ 韓 천자봉함.日 콩고함.SH-60K 헬기 참가
◇ 2018년 레이더 갈등 이후 단절됐다 재개

제주 동남방 공해상.
잔물결 위로 우리 해군 천자봉함이 속도를 냅니다.
수평선 저편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SH-60K 헬기가 날아옵니다.
헬기가 천자봉함 상공에서 고도를 낮춥니다.
천천히, 그리고 정확하게, 천자봉함 비행갑판 위에 내려앉습니다.
같은 시각, 7250톤급 일본 이지스구축함 콩고함이 천자봉함 곁에서 나란히 바다를 가릅니다.
가상의 조난선박에서 불길이 솟습니다.
두 나라 군함이 함께 불길을 잡습니다.
9년 만에 다시 열린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수색.구조 합동훈련 현장이었습니다.
어제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열린 이번 훈련에서 두 나라 해군은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조난 선박이 발생했다는 가상 시나리오 아래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절차를 함께 훈련했습니다.
일본 해자대 헬기가 우리 상륙함 갑판에 이착함하는 훈련은 양국 함정 간 실질적인 연합 대응 능력을 점검하는 핵심 과정이었습니다.
이 훈련은 1999년부터 2017년까지 격년으로 총 10차례 실시됐지만, 이후 오랜 공백이 생겼습니다.
2018년 12월 우리 해군 구축함이 일본 해자대 초계기를 향해 화기관제 레이더를 조사했다는 의혹으로 한일 군사 갈등이 정점에 달했고, 두 나라의 국방 교류는 사실상 단절됐습니다.

훈련 재개의 물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트였습니다.
올해 1월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측이 수색.구조훈련 재개에 합의했고, 지난달 30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 계기 회담에서 오늘 일정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안규백 국방장관은 한일 양국이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큰 지점을 바라봐야 한다며 이번 훈련 재개에 상징적 의미를 뒀습니다.
일본 측도 이번 훈련을 주목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올해 1월 한국 공군 곡예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항공자위대 나하 기지에서 급유 지원을 받았고, 4월에는 일본 해상막료장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최근 양국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제주 바다에서 재개된 합동 훈련은 단순한 군사 연습을 넘어, 9년간 얼어붙었던 한일 국방 협력이 다시 녹아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읽힙니다.
JIBS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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