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왜 안 걸렀나… 정면승부 택한 마이애미 감독 “야구의 神이 싫어했을 것”

양승수 기자 2024. 9. 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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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로야구(MLB) 스킵 슈마커 마이애미 말린스 감독. /AP 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미 프로야구(MLB) 최초 50홈런-50도루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쓴 날, 역사의 희생양이 된 상대팀 스킵 슈마커 마이애미 말린스 감독도 덩달아 주목 받고 있다.

오타니는 19일(현지 시각)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말린스와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홈런 3개와 도루 2개를 포함한 6타수 6안타 10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3-11로 말린스가 뒤지고 있던 7회초 2사 3루 상황,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섰다. 직전까지 오타니는 홈런 1개, 2루타 2개, 1루타 1개, 도루 2개로 4타수 4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고의4구로 오타니를 출루시켜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슈마커 감독은 정면승부를 택했다. 오타니는 바깥쪽 너클 커브를 퍼올려 대망의 50호 홈런을 치고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NL)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던 슈마커 감독은 경기 후 “1점 차 경기였다면 오타니를 그냥 내보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크게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야구의 측면에서, 업보의 측면에서, 야구의 신(神)의 측면에서, (고의4구는) 나쁜 조처라고 생각했다. 괜히 업보를 쌓을 이유가 없다. 야구의 신도 싫어할 것”이라며 “말린스에게 나쁜 날이지만, 오타니가 기록을 깨는 것을 보는 것이 야구 경기에 좋은 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슈마커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상대팀 감독이 아닌 관중석에서 팬으로서 오타니를 봤으면 좋았을 것 같다”면서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재능 있는 선수다. 그는 내가 경기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들을 하고 있고, 만약 그가 이런 전성기를 몇 번 더 보낸다면, 그는 경기를 뛰는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오타니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오타니를 공략하는 데 두려워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그와 상대해 아웃시킬 수 있는 지 확인해야 했다. 야구에 대한 존중이다. 그와 정면대결을 해야 한다. 그가 홈런을 쳤을 뿐이고, 그것은 경기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늘 경기는 인위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슈마커 감독을 이해한다. 그를 존경하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답했다.

말린스는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승률 꼴찌로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대기록의 제물이 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타니가 50홈런-50도루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정정당당한 승부도 한몫 했다.

한편 슈마커 감독의 인터뷰만큼이나 이 경기 중계 캐스터의 50-50 달성 당시 코멘트도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다. 캐스터는 오타니의 50홈런이 터지자 ‘유례없는, 유일한, 그리고 아주 특별한’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one-of-a-kind’라는 표현을 반복 사용해 오타니의 위대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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