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만 바꿔도 물때 제거율이 달라진다

세탁기를 돌리고 나면 빨래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거나 검은 부유물이 옷에 붙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세탁조 안쪽에 물때와 곰팡이가 쌓였다는 신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탁조 바깥 면에는 세제 찌꺼기, 섬유 부스러기, 수분이 엉겨 바이오필름이 형성되는데, 이 막이 두꺼워질수록 세균과 냄새의 온상이 된다.
대부분 과탄산소다 한 스쿱을 넣고 세탁조 청소 코스를 돌리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같은 재료라도 물 온도와 불림 시간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달라진다.
과탄산소다는 60도에서 가장 활발하다

과탄산소다는 물에 녹으면서 산소를 방출해 물때와 곰팡이를 산화·분해한다. 이 반응은 물 온도가 높을수록 활발해지는데, 가장 효율이 높은 구간이 60도 전후다.
찬물에서는 반응이 더디게 진행돼 분말이 제대로 녹지 않은 채 가라앉기 쉽고, 100도에 가까운 끓는 물은 산소가 너무 빨리 빠져나가 오히려 세정력이 떨어진다.
세탁기 자체에 온수 기능이 없다면 주전자나 큰 냄비에 60도 정도로 데운 물을 따로 준비해 세탁조에 붓는 방법이 있다. 이때 과탄산소다는 세탁조 용량에 따라 1-2컵이 적당하다.
순서를 바꾸면 물때가 덩어리로 떠오른다

핵심은 투입 순서와 불림 시간이다. 먼저 세탁조에 뜨거운 물을 최고 수위까지 받은 뒤 과탄산소다를 넣고 2-3분간 표준 코스로 가볍게 돌려 분말을 완전히 녹인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분말이 바닥에 가라앉아 세탁조 뒷면까지 닿지 못한다.
용액이 고르게 퍼지면 전원을 끄고 2시간 이상 그대로 둔다. 이 불림 시간 동안 산소 분해 반응이 세탁조 뒷면의 바이오필름까지 침투해 물때를 들어올리는데, 2시간을 넘겨 4-6시간까지 두면 검은 물때가 덩어리째 떠오르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불림이 끝나면 다시 세탁조 청소 코스나 표준 코스로 한 번 더 돌려 떨어져 나온 오염물을 배출한다. 이때 거름망이 있다면 미리 장착해두면 부유물을 걷어내기 수월하다.
헹굼은 2회, 건조는 필수

청소 코스가 끝난 뒤에는 반드시 헹굼을 1-2회 추가해야 한다. 과탄산소다 잔여물이 남은 상태에서 빨래를 돌리면 옷감이 변색되거나 자극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헹굼 후 세탁조 내부를 마른 수건으로 닦고 문을 열어 24시간 이상 자연 건조한다.
세탁기 문을 닫아두는 습관이 바이오필름을 다시 키우는 주범이다. 사용 후 문을 열어두고 세제통과 고무 패킹 주변의 물기를 닦아내는 루틴만 더해도 재발 주기가 크게 늘어난다.
세탁조 청소는 2-3개월에 한 번이 적당하다. 봄처럼 환기가 쉬운 시기에 한 번 제대로 해두면 여름 장마철에 냄새로 고생할 일이 줄어든다. 과탄산소다는 대부분의 집에 이미 있는 재료다. 순서와 온도, 불림 시간 세 가지만 맞추면 전용 세정제 없이도 세탁조 안쪽까지 관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