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인기 많은데…강점기 시절 만행 고발 작품 출연한 톱스타

조회수 2024. 1. 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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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의 박서준 배우를 만나다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다. 박서준과 한소희의 로맨스와 액션은 물론 [스토브리그] 정동윤 감독과 [낭만닥터 김사부] 강은경 작가가 만나 700억 제작비를 들여 시즌2까지 제작한 기대작이다.

시즌1의 파트1(1화-7화)은 2023년 12월 22일 공개되었고, 2024년 1월 5일 3개의 에피소드를 품고 공개되었다. 파트1이 공개되고 호불호가 갈렸지만 파트2(8화-10화)로 인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넷플릭스 코리아에서 오늘의 시리즈 순위 1위를 달성하고 있고 글로벌 톱10 비영어권 순위도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2024.01.13. 기준)

그중 경성 최고 자산가이자 전당포 금옥당의 대주 장태주를 연기한 박서준을 1월 11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났다. 시즌1이 전부 공개된 소감에 대해 “작업 시간이 가장 길었던 작품이라 공개를 기다렸다. 스태프와 배우, 모두 함께 한 시간이 감사하다. 많이 관심 가져 주었으면 좋겠고 개인적으로 뿌듯하다”며 진중한 얼굴로 화답했다.

박서준은 작품, 예능에서 보여주는 얼굴이 변함없다. 메소드 연기보다는 박서준의 모습에 캐릭터를 녹여내는 배우다. 캐릭터와 박서준의 이미지와 잘 어우러져 시청자는 쉽게 극을 이입할 수 있어 좋다. 작년에는 기쁜 소식을 연달아 전했다. 엄태화 감독의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관객과 평단, 해외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으며, 할리우드로 진출해 <더 마블스>를 선보였다.


-대한민국을 넘어 마블에 합류해 월드 스타가 되었다. 190여 개국에서 [경성크리처]를 볼 수 있다. 강은경 작가의 말에 따르면 시놉시스만 보고 흔쾌히 결정했다고 해 화제를 모았다. 작품 선택에 탁월한 감각이 있는 듯하다.

“강은경 작가, 정동윤 감독님과 협업하고 싶었다. 마침 시대극을 하고 싶었는데 크리처의 조합까지 재미있었다. 회의 때 두 분이 크리처 부분을 PT처럼 만들어 오셔서 감동했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흥미로운 요소였다. 배우라면 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게 당연하다. 매번 달라지겠지만 일단 제가 변하고 성장할 수 있는 캐릭터를 고르는 것 같다”

-강은경 작가는 ‘어려운 작품에 출연해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일본에서 [이태원 클라쓰]가 사랑을 받았고 리메이크되었기에 일본 시장의 걱정이 생길 법도 하다. 아무래도 출연을 망설일 수 있는 부담이 큰 작품이다.

“한국 콘텐츠의 힘과 영향력이 많이 생겼다. <더 마블스> 런던 촬영 때, [오징어 게임]이 막 공개된 직후였다. 해외에서 저보다 먼저 알고 있을뿐더러, (한국 배우다 보니) 모두 저한테 물어봐서 신기했다. 사실 시청 전이었는데 너무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궁금해서) 하루 만에 관람했을 정도였다. 물론 [오징어 게임]이 사회적 이슈를 만들기 좋은 작품이고, 플랫폼의 도움도 있었지만 그때 처음으로 한국 콘텐츠의 위력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우리 콘텐츠를 전 세계에 보여줄 좋은 기회라서 연기도 더 잘하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

[경성크리처]도 일본뿐만 아니라 190여 개국에서 볼 수 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사람, 다시 생각해 보는 사람도 있었을 거다. 그게 콘텐츠의 순기능이다. 역사와 크리처가 합쳐지면서 판타지 요소가 생겼지만 사실에 기반해서 만들었기에 자신 있다”

-장태상은 오직 이익에만 움직일 뿐 독립운동에 관심 없는 듯 보였다. 경성 개츠비로 불리는 자산가이자, 전당포 금옥당의 대주였지만 윤채옥(한소희)과 만나 조금씩 변화하다가 독립운동까지 가담한다.

“그 시절에 대해 학교 다닐 때 역사 시간에 사진으로 잠깐 배울 뿐이었다. 자세히는 몰랐는데 검색하면서 공부도 더 하게 되었다.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드라마를 하면서 절대 가볍게 표현하면 안 되겠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책임감과 무게감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 시절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어떤 말투를 썼고 행동했을까 궁금했다. 자연스럽게 태상을 표현할 때 무게감이 생겼고, 감정 표현을 잘 못하고 살았을 거라고 추상적으로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궁극적으로는 인물이 변하는 모습이 중요해서 초반에는 자유로운 분위기로 연기했다. 그 폭이 클수록 인물을 이해하는 데 더 크게 와닿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도 가볍게 받아치면서 능글맞게 살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태상아 살아라’는 엄마의 유언이었다. 장태상은 어떻게든 살기 위해 노력했을 거다. 처음에는 살기 위해 옹성병원에 들어가면서 생각이 변한다. 훗날 친구 준택에게 ‘알아서 써라’며 독립자금을 지원해 준다. 결국 어머니처럼 독립운동의 마음은 있었을 거다. 독립군의 피가 흐르지 않았을까? 태상이 독립운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유, 그 마음이 발화가 된 장면이다”

-성장 캐릭터를 자주 맡아 왔지만 유달리 [경성크리처]에서 캐릭터 변화가 와닿았다. 장태상의 변화에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는 건가.

“앞서 말한 역사적인 부분이다. 왜 성장형 캐릭터를 계속 맡아왔는지 저도 잘 모르겠다. (웃음) 특히 9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작품의 경우 마에다(수현)와 대화하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런 세상이 아니었으면 겪지 않았을 일들이요’라는 긴 독백 부분인데. 몇 달 전부터 대본을 봐 왔지만 촬영 날짜가 임박할수록 긴장되고 걱정이 커졌다. 찍을 때는 몰랐는데 완성작을 보니 내내 씁쓸한 웃음을 짓고 있더라. (웃음) 겉으로는 ‘난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었나 싶어서 놀랐다. 장태상을 연기한 박서준이 아니라, 장태상 자체가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장태상은 모든 인물과 관계 맺는 중심이다. 이런 장태상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어떤 키워드를 꼽을 수 있을까.

‘음..(한참을 고민하다가) 지금 당장 떠오르는 건 ‘안타까움’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당연히 행복할 권리가 있으나 당시에는 쉽게 행복할 수 없었던 때다.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좋아하는 것을 노력만으로 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장태상을 통해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얼마나 행복한지 되돌아봤다.

모든 역할은 나로부터 출발하고 나라면 어땠을까로 시작한다. 배우는 대본의 공간을 상상으로 채우는 일이다. 태상의 서사를 채워가며 살아온 방식, 버릇 등을 만들었다. 캐릭터는 온전히 내 모습도 포함되지만 태상처럼 능청스럽지는 못하다. (웃음) 어떤 연기를 해도 인간 박서준이 보이고, 어디서 본 적 있는 기시감이 단점일 수 있다.

여전에 지진희 선배가 충고 같은 위로를 해준 적 있었다. 너무 극단적인 변화를 주려고 하면 앞으로 연기 인생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신나서 이것저것 다 보여주었는데 다음에 보여줄 게 더 이상 없을 때 막막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조금씩 변주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게 좋을 수 있다고 했다. 나이 들면 또 그 나이 때에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달라질 테니까. 그래서 나름대로 디테일한 부분과 변화를 신경 쓰려고 노력한다. 결국 현재를 살아가면서 집중하고 선택하는 순간, 매번 달라지는 것들도 있게 마련이다. 다음에는 어떤 역할이 제의 들어올지 궁금하다”

-공개 후 평이 엇갈리고 있지만 그때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일조한 작품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731 부대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데 충격받은 MZ 세대의 반응도 있었다. 그동안 성공한 작품을 많이 해왔으니 본인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2년 동안 스태프가 바뀌지 않고 함께 했고 한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는 게 성공이라면 성공이다.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겠지만 지금 보면 늘 제 연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작품 중에 호불호가 없었던 적은 없었다. 다양한 평이 있을 수 있고 연기 활동하면서도 절대 멀어질 수 없는 사실이라고 본다. 다만, 어떤 기분으로 그 시간을 가치 있게 다루냐가 중요하다. 서로 같은 마음으로 잘 끝냈고 많은 나라에서 관심 가져주는 것이 성공의 기준이 아닐까 싶다”

-윤채옥을 첫눈에 반한 데 이어 혼자 연모하는 마음이 애처롭기까지 했다. 그 시절에도 사랑은 피어나고 벚꽃도 피고 진다고 생각했다 . 한소희 배우와 호흡은 잘 맞았는지 묻고 싶다.

“힘든 장면이 많다 보니까 서로 다독이며 응원해 주었다. 초반에는 같이 나오는 장면이 많지 않았다. 한 달씩 못 보기도 해서 다시 만날 날이 기대되기도 했다. 에너지와 연기 열정도 많고 현장 스태프, 선배들에게도 살갑게 잘 한다. 그런 모습이 모여 지금의 한소희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기자님이 혹시 한소희 배우를 만나게 되면 나와의 호흡도 꼭 물어봐 주셨으면 좋겠다. (웃음)”

-액션 분량도 많고 실제 부상도 있어 공개 전부터 걱정이 있었다. 장태상은 크리처와 대적하지만 실제 박서준도 그러했을까.

“크리처를 만나면 바로 도망갔을 거다. (웃음) 눈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웅크렸을 때는 이 정도 사이즈라고 가정하면서 연기했다. 상상하면서 했지만 실제로 나온다면 오금이 저릴 것 같다. 액션도 합을 맞추는 안무라고 생각했다. 동작도 중요하지만 액션에 감정을 넣어야 하니 실수가 생긴다.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부상도 당연하다. 어떻게 하면 덜 다치고 끝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지 않을까. 조심하지만 그래도 다치면 주변에 미안해지고 자신한테도 짜증 난다. 나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니까 평소 몸 관리를 잘하려고 노력한다 ”

-어머니 같은 금옥당 안방마님 김해숙은 세월을 거슬러 태상의 어머니와도 인연이 있다. 그래서일까. 금옥당의 살림꾼인 나월댁은 조선인이 자신의 이름을 밀고한다고 해도 괜찮다고 쿨하게 답하는 여성이다. 김해숙과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엄마 같았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 말하지 않아도 배울 수 있는 점이 귀감이 되었다. 혹시라도 동료의 이름을 말해야 하는 때가 생기면 밀고하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누구도 그런 상황이 생길 수 있기에 돌을 던질 수 있나 싶었다. 둘은 이미 과거에 인연이 있었다. 훗날 둘은 몹시 아픈 관계임을 깨닫게 된다. 태상은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말하지 않고 인정하는 깨어 있는 인물이다”

-1945년이다 보니 지금의 말투와는 다르다. 그렇다고 조선시대 말투도 아닌 것이 독특한 분위기와 억양이 살아 있다.

“시즌1은 시대극이니까 회의를 많이 하면서 신경 쓴 부분이 많다. 장태상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지 생각했는데 의상의 멋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자료를 좀 찾아보니 당시 유행ㅈ은 넥타이에서 핀을 조금 빼서 꽂더라. 자세히 보셔야겠지만 그게 태상이 나름 멋 부린 디테일이다. (웃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배우는 표현하는 직업이니까 말로써 일정한 톤을 찾아가려고 했었다. 그 시절에도 분명히 줄임말이 있었을 것 같은데 아무리 뒤져도 자료가 없었다. 줄임말, 은어, 욕을 인용하고 싶었는데 어렵게 되었다. 서울 사투리도 있었으면 더 재미있게 사용해 볼 수 있었는데 쉽지 않았다. 사극과 현대극 중간 그 지점을 계속 대사를 뱉으면서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시즌1이 공개된 지 꽤 되었는데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만큼 시즌2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강은경 작가는 시즌2를 투고 둘의 관계에 집중할 거라 말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조금만 시즌2의 포인트를 말해 줄 수 있을까?

“일단 공통적인 것은 ‘다름’이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색다른 느낌이다. 시즌1과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포인트다. 인물의 관계성이 재미로 다가올 거다. 조금만 더 ‘ 쟤는 누구지..?’라며 유추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웃음)”

-마지막으로 올해 계획이 궁금하다.

“이번 달부터 검토하려고 한다. 막상 촬영 끝나고 1년은 쉬어야겠다고 마음먹지만 직업이 취미가 된 사람이 어쩔 수 있겠나. 연기할 때가 제일 재미있다. 좋은 제안이 올 때 감사함을 잊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 올해 안에 다음 작품을 결정하고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글: 장혜령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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