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모두의 실패 예상 극복한 원동력”...삼성, 새 ‘반도체인의 신조’ 만든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50년을 맞아 ‘반도체인의 신조’를 새로 만든다. 임직원들의 행동다짐을 뜻하는 반도체인의 신조 등을 통해 삼성 반도체의 초격차 경쟁력 회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DS인의 일하는 방식’을 제정하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사내 게시판에 관련 내용을 현재 공지한 상태다.

삼성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983년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이 일본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발표한 ‘도쿄 선언’을 계기로 반도체 사업에 속도를 냈다.

이 때 만들어진 것이 ‘반도체인의 신조’로,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삼성전자가 임직원의 의지를 다지고자 만든 10가지 행동 다짐을 말한다.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큰 목표를 가져라, 일에 착수하며 물고 늘어져라, 지나칠 정도로 정성을 다하라’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당시만해도 삼성의 반도체 사업을 두고 “3년 안에 실패할 것이다” 등 부정적인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반도체인의 신조는 삼성맨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했고 사업 성과를 내는 저력이 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고문은 저서 ‘초격차’에서 “나를 포함한 모든 삼성 반도체 임직원은 아침마다 반도체인의 신조 10개 항목을 외치고 일을 시작했다”며 “그 중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와 ‘큰 목표를 가져라’는 지금도 내 삶의 신조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1992년 64Mb(메가비트)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삼성전자는 이후 1993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로 우뚝 솟았다. 1994년 뒤늦게 뛰어든 낸드플래시도 8년 만에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삼성 관계자는 “반도체인의 신조는 지금의 삼성 반도체를 만든 저력이 됐다”며 “다만 앞으로의 50년을 구상하고, 대내외적으로 바뀐 환경 등을 반영해 새롭게 일하는 방식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삼성 반도체 새 수장이 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삼성 반도체의 초격차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전 부회장은 취임사 외에 사내 구성원을 상대로 낸 첫 공식 메시지를 통해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반도체 조직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며 ‘반도체 신(新)조직문화’(C.O.R.E. 워크)를 제시하기도 했다.

‘C.O.R.E’는 문제 해결·조직간 시너지를 위해 소통하고(Communicate), 직급·직책과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며(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Reveal)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고 철저하게 실행한다(Execute)는 의미다.

전 부회장은 삼성 반도체의 경쟁력이 약화한 원인은 부서간 소통의 벽, 문제를 숨기거나 회피하고 희망치만 반영된 비현실적인 계획을 보고하는 문화 확산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전 부회장은 “현재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 문화, 축적된 연구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빠르게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2024년 하반기를 DS 부문에 다시 없을 기회로 만들어 가자”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