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먹구름, 기내식에 출입문 사고까지”…난기류 만난 아시아나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에 난기류가 포착된 가운데 임금 인상률을 두고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까지 빚어지면서 회사 내부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 직전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11시49분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가 12시45분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객기에는 총 194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이 사고로 인해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승객은 크게 놀라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착륙 직후 응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하강하는 시점에서 비상구 좌석 승객이 레버를 건드려 문을 열었다고 진술해 정확한 내용은 경찰 조사 중”이라며 “통상 비행기가 순환 고도 시점에서는 기압차 때문에 문이 안 열리지만 하강 시점에서는 문이 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 승객이 아시아나항공에서 제공한 기내식을 먹다가 이물질에 이가 수직파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승객은 지난달 16일 하와이 호놀룰루발 인천행 아시아나항공 OZ231편 여객기에 탑승한 뒤 기내식으로 제공된 비빔밥을 먹다가 치아 3개가 손상되는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상황은 좋지 않다.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24일 2차 조정회의를 진행했으나 노사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결렬됐다.
이에 따라 서울지노위는 전날 조종사노조의 쟁의 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아시아나항공 노사 양측은 지난 10월부터 6개월여간 임금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입창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10%대, 사측은 2.5%의 임금 인상률을 각각 제시했다.
이번 서울지노위의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조종사노조는 현재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조합원 투표를 진행 중이다. 투표 결과는 오는 28일 나올 예정이다.
조종사 노조가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에 돌입하면 2005년 이후 18년 만의 파업이 된다. 국토교통부도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를 보고 항공운송 마비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할 예정이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실적으로 매출액은 전년대비 15.25% 오른 7조1530억원을, 영업이익은 45% 이상 감소한 32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도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6일 190원(1.55%) 내린 1만2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 첫 거래일 대비(1만3600원) 11.54%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잇단 논란이 발생하면서 소비자들과 주주들의 불만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한 주주는 “요즘 들어 아시아나항공 사건 사고가 지나치게 많이 발생해 분통이 터진다”며 “이번 문 열림 사고도 큰 인명 피해가 없어 다행이지만 1980년대도 아니고 2023년에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기가 찰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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