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 기초의원 선거구 ‘강제 확정’…중대선거구 강화

정치적 이해관계로 법정시한을 넘긴 경기·인천 기초의원 선거구획정안이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강제 의결’로 최종 확정됐다. 광역의회가 스스로 권한을 포기함에 따라, 중앙선관위가 직접 지역 정치의 지도를 그리는 사태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경기도 기초의원 선거구를 중앙선관위가 직접 정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16년 만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인천시·경기도 구·시·군의원 지역선거구의 명칭·구역 및 의원정수에 관한 규칙’을 의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광역의회가 법정 시한인 지난 1일까지 조례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중앙선관위가 규칙으로 확정하도록 한 공직선거법에 따른 것이다.
경기도 내 기초의원 정수는 총 472명(지역구 415명, 비례대표 57명), 선거구는 161개로 확정됐다. 경기도시·군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마련한 ‘초안’이 대부분 유지됐다. 새도시 개발로 인구가 급증한 화성시가 6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으며, 용인·평택은 각 2명, 파주·광주·양주·광명·오산은 각 1명의 정수가 상향됐다. 인구가 감소한 성남·부천 각 2명, 안산·이천(-1명)은 인구 비례에 따라 의원 정수가 감소했다.
이번 중앙선관위 획정안의 가장 큰 특징은 ‘중대선거구제의 강화’다. 도의회 내 양당 갈등의 불씨였던 2인 선거구는 현행보다 8곳 줄어든 79곳으로 재편된 반면, 3인 선거구(73곳), 4인 선거구(7곳), 5인 선거구(2곳)는 일제히 늘어났다. 남양주시 아선거구가 폐지되는 대신 사선거구가 통합되면서 무려 5명의 의원을 한 번에 선출하는 ‘대형 선거구’가 탄생했다. 시흥·파주·의정부·안성시 등도 선거구별로 1명씩 정수가 가감되면서 후보자들의 출마 예정지가 뒤바뀌는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인천시 기초의원은 42개 선거구 129명(지역구 113명, 비례대표 16명)으로 확정됐다. 인천은 2인 선거구가 기존보다 4곳 늘어난 18곳으로 편성됐다. 3인 선거구는 4곳이 줄어든 20곳, 4인 선거구는 1곳 늘어난 3곳으로 조정됐고, 5인 선거구 1곳이 신설됐다. 인천시의회도 선거구 획정을 두고 지역구 의원들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나, 이번 중앙선관위 결정으로 연수구, 서구 등 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의 선거구 조정과 의원 정수배분이 법적 기준에 따라 마무리됐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경기·인천 광역의회의 이번 사태를 ‘지방자치의 무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당 간 셈법 때문에 결정권을 중앙에 넘겨준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 취지를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의회는 여야가 ‘네 탓’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선거구획정안에 발목 잡혀 무산된 민생예산을 담은 추경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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