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세력까지 등장한 로비 의혹…김승원 둘러싼 ‘네 갈래 진실공방’

진동영 기자 2026. 9. 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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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좀처럼 '신약 로비 의혹'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코너로 몰리고 있다. 김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검찰 수사 결과 기소유예로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계속 이어지면서 법적 해석과 별개로 여론은 계속 악화하는 모습이다.

김 후보자는 해당 의혹 제기가 이미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 수사에서 기소유예로 결론나 이미 끝난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정권에서 민주당 초선 의원인 내가 어떻게 검찰에 압력을 가해 기소유예로 만들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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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에도 풀리지 않는 의혹 여전
1. 임상 청탁 뒤 주가 급등…‘세력’ 180억 벌어
2. 햄스터 사망…치료제 신뢰할 수 있었나
3. 檢, 징역형 검토하다 기소유예로 선회 이유는
4. 정치권 추가 연루 가능성도 커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좀처럼 ‘신약 로비 의혹’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코너로 몰리고 있다. 김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검찰 수사 결과 기소유예로 종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계속 이어지면서 법적 해석과 별개로 여론은 계속 악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의혹 제기의 추이를 보면 로비 사태가 주가 조작 범죄까지 이어진 과정에서 네 갈래 의혹이 여전히 남는다.

로비와 맞물려 작전세력 개입…金 몰랐나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청탁 관련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8일 기자들과 만나 “‘오빠(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청탁하고 일주일 뒤에 코스닥 상장사(세종메디칼)가 이 제약사를 인수한다고 공지했다. 주가가 폭등했다가 인수한 주식가치가 0원이 되고, 결국 올해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브로커 양 모 씨의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임상시험계획(IND) 신속 진행을 요청한 건 2021년 10월이다. 김 후보자의 요청이 전달되고 약 일주일 뒤 세종메디칼은 제넨셀에 113억 원을 투자했고, 얼마 후 IND 승인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세종메디칼의 주가가 크게 오르자, ‘작전세력’으로 의심되는 투자조합 등은 미리 보유했던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수익화에 나서 180억 원을 챙겼다. 대량 매도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소액주주 대부분은 손실을 봤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8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6.09.08

김 후보자는 “제넨셀이 비상장사라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녹취를 보면 제넨셀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전혀 몰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양 씨는 김 후보자에게 제넨셀이 300억 원의 투자 유치를 했다는 사실을 전했고, 김 후보자도 “식약처 승인이 되면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는 거잖아”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의 ‘수천억 원’ 발언과 관련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악마의 편집”이라며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는 큰 사업이니 부탁한다고 무턱대고 들어줄 수는 없다는 맥락의 대화”라고 반박했다.

독약인가 치료제인가…로비 없었어도 임상 가능했나

청탁 대상이 된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자체가 검증된 효과를 지녔는지도 불확실하다는 의혹이 나온다. 김 후보자의 ‘청탁 전화’가 없었더라도 치료제가 정상적인 심사를 거쳐 IND 승인을 받을 수 있었겠냐는 것이다.

제넨셀이 심사 과정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한 사실은 관련 사건 재판에서 이미 확인됐다. 제넨셀은 코로나19에 감염시킨 햄스터 실험을 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꾸며 자료를 만들었다. 또 치료제에 대한 별도의 동물 실험에서 햄스터가 폐사하고 폐 이상 등이 나타났는데, 이런 불리한 내용은 삭제했다. 제넨셀 대표 강 모 씨는 관련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치료제는 결국 목표 환자를 충분히 모집하지 못해 2023년 잠정 중단됐고, 현재까지 코로나 치료제로 상용화되지도 않았다. 제넨셀 관련 의혹을 최초 제기한 공익신고자는 “원래 코로나19 치료제가 아니라 대상포진 치료제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를 두고 “실험용 쥐가 토하며 죽는 약이 코로나 치료제로 나올 뻔했다”며 “오빠 독약 로비 게이트”라고 비판했다.

檢, 징역 8월 구형 검토하다 기소유예로

김 후보자는 해당 의혹 제기가 이미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 수사에서 기소유예로 결론나 이미 끝난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 의원이 공개한 검찰 내부자료가 사실이라면 수사팀은 수사 초기 판단과 최종 처분 사이에서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 수사팀은 2024년 8월 김 후보자를 조사한 뒤 알선뇌물 혐의로 기소하고 징역 8개월을 구형하겠다는 계획을 대검찰청 등에 보고했다. 임상 승인 청탁을 대가로 강 씨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500만 원을 받으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검찰은 대검 등과의 협의를 거쳐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신약 승인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야권에서는 수사팀의 입장이 4개월 사이에 뒤바뀐 과정에 외압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자의 수사와 직접 관련된 건 아니지만, 강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정모 부장판사가 김 후보자, 브로커 양 씨 등과 만난 적이 있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정권에서 민주당 초선 의원인 내가 어떻게 검찰에 압력을 가해 기소유예로 만들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민주당 ‘오빠들’ 더 나올까…파장 확대 어디까지

한 의원이 조금씩 나눠 공개하는 각종 녹취록에선 양 씨가 김 후보자 외에도 여권의 유력 정치인들 이름이 연일 등장하고 있다. 정황만 보면 임상 로비가 김 후보자 한 사람에게 그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혹이 나온다.

한 의원이 이날 공개한 녹취에서 양 씨는 “이번 정부 핵심 분들을 진짜 많이 안다”며 “식약처장과 최재성 의원(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되게 친하다”고 했다. “송영길 의원은 여우라서 돈 줘야 움직인다”, “한병도(민주당 원내대표)랑 최재성이 친하고, 한병도랑 송영길이 친하다” 등 여권 인물을 거론하는 말도 했다. 한 의원은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민주당의 ‘김 의원’도 등장한다며 후속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양 씨가 민주당 외에 국민의힘 인사들과 친분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자칫 야권으로도 논란이 확대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양 씨가 2022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공정한 나라 상임위원장’ 임명장을 받은 사실도 공개된 바 있다.

다만 언급된 인물들이 양 씨와의 관계를 부인하고 있고, 해당 정치인들이 로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근거는 없는 상태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탈탈 털어 수사해도 안 되니 기소유예 처분을 했는데 거기에 나온 자료들을 모아 편집해서 공개하는 게 국회의원의 자세냐”고 한 의원의 ‘살라미식’ 의혹 제기에 반발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송영길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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