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 부럽지 않다" 캐리로만 15m 늘어난 김효주... 비거리와 정교함 다 잡은 비결

한국 여자골프의 '천재' 김효주(31·롯데)가 다시 한번 세계 정상에 우뚝 섰습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샤론하이츠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포티넷 파운더스컵에서 김효주는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세계 1위' 넬리 코다(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신인 시절인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그녀가 11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1~4R 내내 1위) 우승을 차지하며 통산 승수를 추가했습니다.

"레그프레스 240kg의 괴력" 가녀린 스윙 속에 숨겨진 '강철 하체'와 턱걸이의 반전

김효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부드러운 스윙'이지만, 그 이면에는 지독한 자기 관리가 숨어있습니다. 이번 우승의 원동력은 비시즌 동안 진행한 체력 훈련이었습니다. 김효주는 현재 레그프레스 최고 기록 240kg, 데드리프트와 스쾃을 포함한 '3대 운동' 합계 300kg 이상을 드는 괴력을 자랑합니다.

특히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상체 근육 강화를 위해 턱걸이에 매진했습니다. 정자세 턱걸이를 단 한 개도 못 하던 그녀가 이제는 한 번에 3개씩 해낼 정도로 근력을 키웠습니다. 그 결과,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지난해보다 12야드(약 11m) 늘어난 259.71야드를 기록 중이며, 이번 대회에서는 무려 273야드의 장타를 뿜어내며 정교함에 파워까지 장착한 '완성형 괴물'로 진화했습니다.

"장타 못 쳐도 퍼트로 해결"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위… 1.66개의 마법

냉정하게 분석하자면, 김효주의 진짜 무기는 역시 '컴퓨터 퍼팅'입니다. 지난해 LPGA 드라이브 비거리 순위는 135위에 불과했지만,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는 전체 3위(1.73개)였습니다. 올해는 이 수치를 1.66개까지 낮추며 당당히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최근 장비를 과감하게 교체한 것도 신의 한 수가 됐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퍼터를 버리고 신형 모델인 '랩골프 링크 2.1'로 갈아탄 김효주는 "이번 대회에서 퍼팅이 가장 잘됐다"고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17번 홀에서 넬리 코다가 1m도 안 되는 퍼트를 놓치며 흔들릴 때, 김효주는 정교한 쇼트게임과 퍼팅으로 파 세이브를 해내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습니다.

"슬럼프 딛고 일어선 긍정 멘탈" 비거리 강박 버리고 찾은 '자기만의 리듬'

김효주에게도 시련은 있었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이어진 무승 슬럼프는 외국 선수들과의 비거리 경쟁에서 오는 압박감 때문이었습니다. 억지로 거리를 늘리려다 스윙 리듬이 망가졌던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그녀는 벌크업을 통한 체력 보충과 드로(Draw) 구질로의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그녀의 '포커페이스 멘탈'입니다. 넬리 코다가 10번 홀에서 공동 선두까지 추격해온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김효주는 "감정이 요동치지 않았다. 내 샷에만 집중했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부진이나 부상 앞에서도 금세 평온을 되찾는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이 15년 차 베테랑의 '롱런'을 가능케 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통산 26승 달성… 27일 '포드 챔피언십' 디펜딩 챔피언으로 2연패 노린다

이번 우승으로 김효주는 전 세계 투어 통산 26승(LPGA 8승, KLPGA 14승 등)이라는 대기록을 썼습니다. 이제 그녀의 시선은 오는 27일 애리조나주에서 열리는 포드 챔피언십으로 향합니다.

지난해 우승했던 대회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하는 김효주는 2주 연속 우승과 대회 2연패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립니다. "결국 버디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녀의 단순 명료한 각오처럼, 한층 더 강력해진 비거리와 정교해진 퍼터가 다시 한번 '효주 월드'를 건설할 수 있을지 전 세계 골프 팬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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