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쌍둥이 몸짱' 경찰 “광수대서 함께 활약하는 게 꿈”
"서로에게 지는 게 제일 싫었어요"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같은 경찰서 형사과에서 근무하는 쌍둥이 '몸짱' 경찰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구 성서경찰서 형사과에서 근무하는 박상규(32) 경장, 박동규(32) 경사가 그 주인공. 이들은 출신학교와 직업은 물론 군 생활도 해병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며 진정한 '일란성 쌍둥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1992년 11월 15일 첫째 누나와 14살 터울의 늦둥이로 태어나 신당초, 와룡중, 와룡고를 거쳐 경북대에도 함께 입학했다. 서로 학과는 달랐지만 함께 격투기 동아리 생활을 하며 체력을 기른 둘은 해병 2사단 포병대대 같은 중대에서 군 생활을 마쳤다.
먼저 경찰의 꿈을 품은 건 동생 동규 씨였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과 활동적인 성향이 경찰과 잘 어울릴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동규 씨보다 8개월 일찍 전역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던 상규 씨도 동규 씨를 따라 공부를 시작했다.
형제는 서로가 없었다면 경찰에 합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쉬고 싶은 순간에도 다른 한 명이 책상 앞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다시 펜을 붙잡게 됐다.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서로 보조 역할을 해가며 운동을 하다 보니 슬럼프 없이 중량을 늘일 수 있었다. 현재 둘은 3대운동(스쿼트·데드리프트·벤치프레스) 합산 중량 500㎏를 가뿐히 넘길 정도로 몸이 탄탄하다. 상규 씨는 복싱 대회에서, 동규 씨는 무에타이 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경찰에 합격한 뒤 지구대·파출소와 기동대를 거쳐 동규 씨는 2021년, 상규 씨는 2022년부터 성서경찰서 형사과 강력4팀·형사4팀에서 각각 근무하고 있다. 피의자 신원이 특정되는 사건은 형사팀이, 특정되지 않는 사건들은 강력팀이 맡는다.
외모는 비슷해도 둘의 성격은 정반대다. 수사를 할 때도 형인 상규 씨는 거침없이 발로 뛰며 현장을 누빈다면, 동생인 동규 씨는 모든 증거를 꼼꼼히 검토하는 등 차분하게 사건을 해결한다.
일란성 쌍둥이가 같은 곳에 있다 보니 괜한 오해를 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상규 씨는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이 둘을 착각해 인사를 하는 건 기본이고, 동생이 상대한 민원인이 갑작스레 찾아와 나에게 '왜 모른척하냐'며 짜증을 부린 적도 많았다"며 "그래도 장점이 훨씬 더 많다. 먼저 형사과에 온 동생 덕에 적응도 빨리했고, 조언도 많이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둥이의 다음 목표는 광역수사대에서 함께 근무를 하는 것이다. 동규 씨는 "아무래도 형과 함께 근무를 하면 쌍둥이만의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상대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라며 "이 에너지를 범죄자 검거에 쏟아 더욱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데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성현 기자 shin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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