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루키즈' 완벽한 엔딩, 김민별-황유민-방신실로 2023년은 더 찬란히 빛났다 [KLPGA]

삼성동=안호근 기자 2023. 11. 21.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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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삼성동=안호근 기자]
황유민(왼쪽부터)과 방신실, 김민별. /사진=KLPGT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역사에서 신인 시절부터 빛난 선수들은 많았다. 그러나 올해의 흐름은 예년과는 어딘가 다소 달랐다. 각자만의 개성이 확연히 돋보였고 이러한 점은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했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시상식 자리에서도 김민별(하이트진로)과 방신실(이상 19·KB금융그룹), 황유민(20·롯데)은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20일 서울시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3 KLPGA 대상 시상식. 공식 행사를 앞둔 셋은 나란히 포토월에 섰다.

김민별은 V자 모양의 검은색 드레스로 성숙미를 과시했고, 방신실과 황유민도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오프숄더 검정 드레스로 반전 매력을 뽐냈다.

올 시즌 셋은 치열한 경쟁 구도를 시즌 내내 이어왔다. 가장 빛난 건 김민별이었다. 29개 대회에 참가해 컷 탈락은 단 3차례에 불과했고 우승은 없었지만 준우승 3회, 3위 2회에 톱 10엔 12번이나 진입했다. 2969점을 쌓아 신인상 레이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황유민은 2656점으로 2위, 방신실은 2399점으로 3위.

김민별이 20일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다승왕 임진희(왼쪽부터), 대상 이예원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신인상의 주인공 김민별. /사진=뉴시스
김민별의 스윙 장면. /사진=KLPGT
상금 7억 4575만 3001원으로 이 부문 6위에 오른 특급 루키는 위메이드 대상 부문에서도 516포인트를 쌓아 이예원(KB금융그룹·651점), 임진희(안강건설·628점) 등과 당당히 경쟁했다.

유일한 아쉬움은 '무관 신인상'이라는 점이다.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과 황유민과 경쟁한 MBN 여자오픈 두 번의 연장전에서 고개를 떨군 게 뼈아팠다.

그러나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2000년 고아라를 시작으로 2001년 신현주, 2007년 김하늘, 2009년 안신애, 2012년 김지희, 2015년 박지영, 2016년 이정은6, 2017년 장은수, 2022년 이예원까지 9차례나 같은 사례가 있었다. 특히 이번 시즌 3관왕에 오른 이예원과 같이 내년 더 날아오를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신인상을 수상한 김민별은 "올해 목표 중 하나였던 신인상을 받아서 기쁘고 영광스럽다.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만족스러운 한해였다"며 "앞으로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유민이 KLPGA 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LPGT
황유민의 스윙 장면. /사진=위메이드
지난 7월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에서 우승 후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는 황유민. /사진=KLPGT
누적 포인트에서 밀렸지만 임팩트로만 보면 황유민과 방신실 중 누가 신인상을 수상했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던 한 해였다. 둘은 생애 첫 승을 거둔 10명의 선수에 포함돼 이날 무대에 올라 공식적으로 'KLPGA 위너스클럽'에 가입하며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황유민은 163㎝로 작은 체구에도 호쾌한 스윙을 펼치며 지난 7월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에서 김민별을 제치고 정상에 섰다. 후반기 첫 대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도 준우승 이후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많은 팬들을 '입덕'시키며 인기상 투표에서 13.75%(3590표)의 득표율을 보이며 박현경(19.33%, 5045표)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인기를 과시했다.

황유민의 매력은 귀여운 외모 뒤에 숨겨진 폭발적인 파워다.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257.17야드로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7개 대회 중 우승과 준우승을 한 차례씩, 3위를 2번 기록했고 톱 10엔 8차례 올랐다. 후반기 컷 탈락과 기권 두 차례씩으로 더 많은 포인트를 쌓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누적 상금은 6억 5542만 9334원으로 전체 11위.

지난 19일 위믹스 챔피언십 2023을 마치고 스타뉴스와 만난 황유민은 올 시즌 자신의 활약에 대해 "지금 기분으로는 50점을 주고 싶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골프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너무 힘들게 1년을 보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내년 시즌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은 잘 안 해봤지만 내가 하고 싶은 골프를 더 단단하게 잘 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전지훈련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KLPGA 대상 시상식 전 포토월에서 손하트를 그리고 있는 방신실. /사진=KLPGT
방신실의 티샷 장면. /사진=위메이드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는 방신실(오른쪽). /사진=KLPGT
방신실도 올 시즌 KLPGA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괴물 신인이었다. 드림투어(2부)에서 시작한 그는 시즌 지난 4월 첫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에서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날리며 골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정상에 서며 1부 투어에 뒤늦게 진출했다.

평균 262.47야드라는 폭발적 비거리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오른 방신실은 첫 우승 후 5차례나 컷 탈락했다. KLPGA 최고 장타자라는 타이틀이 다소 독이 되는 듯 정확도에서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지난달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시즌 2승을 챙기며 신인 가운데 가장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다. 두 선수와 같이 시즌 초반부터 시작했다면 충분히 신인상도 노려볼 만했다. 우승 2회로 누적 상금은 6억 9457만 1333원, 9위로 황유민을 앞섰다.

지난 18일 위믹스 챔피언십 2023 1라운드를 마치고 스타뉴스와 만난 그는 "목표한대로 2승을 하면서 너무 잘 마무리한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며 "3m 안쪽 숏퍼트를 많이 놓친 걸 전지훈련에서 보완하려고 한다. 또 이제는 비거리를 늘리는 것보다는 계속 방향성을 잡고 정확도를 높이는 연습을 많이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뜨거운 데뷔 시즌을 보낸 루키 삼총사.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올 시즌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오히려 더 돈독해지는 계기가 됐다. 비시즌 기간 보완점을 메워 함께 성장해 나갈 이들의 내년 시즌에 대해 벌써부터 골프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황유민(왼쪽부터)과 김민별, 방신실이 KLPGA 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LPGT

삼성동=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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