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하면 최대 수준 ‘바이 아메리칸’ 정책 보게 될 것”

록힐·콜롬비아=문병기 특파원 2024. 2. 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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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D-1
트럼프 “바이든에 해고 통보할 것”
헤일리 “여자 대통령 보게 될 것”
23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록힐에서 열린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록힐=문병기 특파원

“니키 헤일리를 찍으면 조 바이든에게 표가 간다. 하지만 나를 찍으면 바이든 해고하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들 수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록힐 윈스럽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같이 말하자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수천 명의 지지자가 일제히 ‘유에스에이(USA)‘를 외치며 환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하루 앞둔 이 날 유세에서 ’바이든 해고(Fire Biden)‘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지지자들도 ‘조 바이든, 당신 해고야!(Biden. You’re Fired!)’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호응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 경선에 남은 유일한 경쟁자 헤일리 전 대사의 고향.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이상의 격차로 여유 있게 앞서며 이미 승기를 굳힌 상황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16개 주에서 경선이 열리는 다음 달 5일 ‘슈퍼화요일’까지 경선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공화당 대선 레이스와 선거 자금 모금을 장악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기점으로 사실상 공화당 경선은 끝났다는 점을 부각할 태세다.

● 트럼프 “집권하면 ‘마가노믹스’ 재가동”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내일 투표는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11월 5일 대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 아침 몸이 아파도 일어나서 투표장으로 나가라”며 “우리가 바이든을 향해 메시지를 던지려면 내일 엄청난(gigantic) 승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일 우리는 승리를 거두고 ‘비뚤어진(crooked) 바이든’에게 ‘너는 해고야’라고 통보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을 겨냥해 경제정책을 집중 거론했다. 그는 “바이드노믹스(bidenomic·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 때문에 기름값이 치솟았다”며 “우리는 ‘마가노믹스(MAGAnomics·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를 재가동할 것”이라고 했다.
재집권하면 ’미국우선주의‘를 내건 대대적인 보호무역 정책을 펴겠다는 뜻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은 다시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다시 한번 최대 수준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하이어 아메리칸(Hire American)’ 아래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 아메리칸’은 미국 연방정부 예산이 들어간 프로젝트는 미국산(産)을 구입하도록 하는 정책이며 ‘하이어 아메리칸’은 이민법을 강화해 미국인 노동자 임금을 높인다는 정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미국산 부품비율을 2029년 75%까지 높이도록 하는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재임 시절 한국과 중국 등 수입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던 것을 언급하며 “외국에 대한 관세가 올라가면 미국 가정과 근로자의 소득은 올라가고 물가는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록힐에서 열린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AP 뉴시스

● 제2의 낙태권 이슈 부상에 트럼프 “시험관 시술 지지”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데 대해 비판이 확산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를 해명하는데도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내가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는 러시아에게는 최악의 제재였다”며 “이 때문에 푸틴은 ‘당신을 적으로 두는 것이 끔찍하게 싫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푸틴과 잘 지내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라며 “막대한 규모의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과는 잘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이 현재 (바이든) 대통령”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전 그의 행동을 보면 정확히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앨라배마주(州) 대법원이 ‘냉동 배아도 사람’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낙태권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이날 유세에서 “나의 리더십 아래 공화당은 시험관 시술 등 모든 난입 치료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앨라배마주 의회에 시험관 시설을 지원할 수 있는 즉각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앨라배마주 대법원은 16일 냉동 배아도 생명인 만큼 이를 폐기할 경우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앨라배마주 일부 병원들은 시험관 시술을 중단했다.
23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마운트플레젠트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AP뉴시스

● 헤일리 “트럼프 대선 승리 못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가 마지막 공화당 경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가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패배하면 공화당 후보로 당선될 가능성이 없는 만큼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선에 출마한 주지사 출신 후보들은 주지사를 지낸 지역 경선에서 패배하면 예외 없이 사퇴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가 사퇴하지 않는 것은 민주당 후원자들 때문”이라며 “그녀는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은 조만간 전국위원회 위원장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천한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와 마이클 와틀리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의장 등으로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대선 레이스를 총괄하는 전국위원회 지도부가 교체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예비 대선 후보자격을 얻게 될 전망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몽크스코너와 마운트플레젠트에서 유세를 갖고 “트럼프는 대선 본선에서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엔 여성 대통령이 나올 것이지만 그건 내가 될 수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과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도 낙마할 가능성을 주장하며 이번 대선이 자신과 해리스 부통령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록힐·콜롬비아=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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