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앞두고 美 사탕류 가격 상승…카카오·설탕 등 원재료 가격 폭등 탓

미국에서 사탕과 초콜릿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할로윈을 앞두고 원재료 가격 급등에 사탕류 가격도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허쉬)

29일(현지시간) <씨엔비씨(CNBC)>는 시장분석업체 데이터셈블리의 자료를 인용해 10월 사탕 및 껌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평균 13% 올라 식료품 가격의 6%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사탕류 가격은 지난해 10월에도 이미 전년 동월 대비 14% 오른 바 있다.

앞서 미 노동통계국은 9월에 사탕과 껌 가격이 전년비 7.5% 상승했으며 2021년에 비해서는 20%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뉴머레이터가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 중 3분의 1은 사탕류 가격 상승으로 이번 할로윈때 저가의 캔디와 초콜릿 등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가을부터 기후 변화로 초콜릿의 주재료인 코코아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미국의 사탕류 가격도 급등했다. 코코아 가격은 주요 원산지인 서아프리카에서 폭우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4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또한 현재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서 날씨가 건조해져서 작황이 추가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엘니뇨 현상은 내년 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정보제공업체 그로 인텔리전스의 켈리 거파리 수석 연구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전 세계 코코아의 약 40%를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는 2003년 이래 최악의 가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써카나의 댄 샌들러 고객 인사이트 담당자는 “적어도 2024년 상반기까지 코코아 가격이 완화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설탕 가격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브라질 다음으로 제2의 설탕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인도는 폭우로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 작황이 부진해지자 7년 만에 설탕 수출을 금지했다. 태국의 설탕 생산량도 감소했다. 또한 미국은 주로 멕시코에서 설탕을 수입하는데 가뭄으로 멕시코의 설탕 생산량도 크게 줄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멕시코의 설탕 생산량은 15% 이상 감소했다.

상품데이터플랫폼 디넥스트의 존 스탠스필드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사탕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본질적으로 멕시코와 아시아의 흉작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식품업체들도 원재료 가격과 노동력, 포장비 등의 상승을 이유로 꾸준히 제품 가격을 인상해왔다. 대표적인 초콜릿 브랜드 허쉬는 지난 7개 분기에 걸쳐 매 분기에 가격을 최소 7% 올렸다. 그 결과 3분기에 허쉬의 북미 제과 판매량은 1% 감소했지만 이익은 20% 증가했다.

다만 허쉬는 제품 가격 인상이 수요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인정했다. 미셸 벅 허쉬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의 예산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가치와 경제성이 소비자들에게 최우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쉬가 다양한 포장과 가격대의 제품을 할인점 등에서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격 상승에도 올해 할로윈에 미국인들의 사탕류 지출은 기록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할로윈에 사탕류에 대한 지출이 작년에 비해 16% 증가한 36억달러(4조8000억원)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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