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를 끼고 적은 자본으로 아파트를 사들이던 전국 갭투자자들의 발길이 몰리며 뜨겁게 달아올랐던 경기도 안성의 저가 아파트들이, 투자 열풍이 사그라든 후 과거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하며 씁쓸한 현주소를 드러내고 있다.
투기 수요가 빠져나간 자리에 냉혹한 현실만 남은 안성 공도읍 일대 구축 아파트들의 현재와 시장 변화를 5가지 핵심 포인트로 살펴본다.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진사리에 위치한 2,295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인 주은청설은 과거 갭투자 열풍 당시 대표적인 성지로 꼽히던 곳이다.
소형 평형 위주로 구성되어 전세를 끼고 적은 돈으로 매입하려는 외지 투기꾼들이 대거 몰리면서 전용면적 39㎡가 2021년 1억 7,500만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투기 수요가 완전히 이탈한 현재, 해당 주택형의 실거래가는 8,500만 원까지 고꾸라지며 과거 최고가 대비 무려 1억 원 가까이 폭락한 참담한 가격표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 단지가 주목받았던 이유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극도로 적어 이른바 소액 갭투자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2019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4천~6천만 원대에 머물던 집값은 2020년 이후 외지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주은청설과 인근 주은풍림 두 단지에서만 각각 1,000건이 넘는 폭발적인 거래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자기자본을 최소화해 집을 사들이던 투기적 수요는 금리가 오르고 시장이 꺾이자마자 가장 먼저 매물을 던지며 빠져나갔고,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가격 급락으로 이어졌다.

주은청설과 나란히 거대한 갭투자 타운을 형성했던 공도읍 용두리의 주은풍림 역시 판박이 같은 하락 곡선을 그렸다.
2,615가구의 대단지인 이곳의 전용 49㎡는 2021년 8월 1억 8,500만 원이라는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1억 원 안팎을 오가는 수준으로 크게 밀려났다.
최근 시세 집계에서도 17평형과 21평형 모두 과거 호황기 시절의 가격과는 상당한 괴리를 보이며 실수요 중심의 바닥 다지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안성 주택시장의 침체는 단순히 구축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지역 전체에 드리워진 신규 미분양 리스크와도 깊게 맞물려 있다.
과거 분양 시장에서도 참패를 면치 못했던 일부 신축 단지들이 극심한 청약 부진을 겪는 등 안성 전반의 분양 수요가 매말라 있는 상태다.
20년 이상 연식이 쌓인 구축 소형 아파트들 입장에서는 신축 및 준신축과의 경쟁력 싸움에서 완전히 밀려나며 가격 회복의 동력을 찾기 더욱 어려워진 구조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 등에 나타나는 전국적인 미분양 부담과 맞물려, 안성 지역 역시 거품이 완전히 걷힌 지 오래다.
과거 갭투자 성지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숨어 투기적 자금이 시세를 기형적으로 끌어올렸던 주은청설과 주은풍림은 이제 철저하게 낮아진 가격을 바탕으로 한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되었다.
한때 억 소리 나던 고점의 환상이 깨진 지금, 이들 단지의 몰락은 투기 수요가 떠난 자리에 남는 것이 얼마나 냉혹한 현실인지를 명백하게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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