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기억하고 있었구나..."
산불로 엄마 잃은 아기 사슴이
은인의 목소리를 듣고 보인 눈빛

동물들도 자기를 목숨 걸고 구해준 사람을 정말 기억할까요? 그것도 집에서 사람 손에 자란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니라 인간을 보면 본능적으로 도망치기 바쁜 야생동물이라면 말입니다.
잿더미로 변해버린 숲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아기 사슴 한 마리가 몇 달 만에 자신을 살려준 소방관을 만나고 보인 반응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를 집어삼킨 참혹한 대형 산불 현장에서 시작됩니다. 사방이 온통 거센 불길과 자욱한 연기로 가득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그때였죠.

구조 대원이었던 베르나르도 박스 중위는 연기 속에서 홀로 덜덜 떨고 있는 아주 작은 새끼 사슴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어미는 이미 불길을 피하지 못한 듯 보였고 녀석은 연기를 너무 많이 마셔 제자리에서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소방관은 망설임 없이 아기 사슴을 품에 안고 불길을 빠져나왔습니다.

전문 치료 기관으로 이동하는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겁에 질린 사슴은 소방관의 품에 꼭 안긴 채 그의 심장 소리와 목소리에 의지해 가쁜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다행히 녀석은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야생동물 보호 센터에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보통의 동물 구조 이야기는 여기서 해피엔딩으로 끝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진짜 믿기 힘든 일은 몇 달 뒤에 일어났습니다. 녀석이 얼마나 자랐는지 문득 걱정되고 궁금했던 베르나르도 중위가 보호 센터를 다시 방문한 것.

어느새 훌쩍 자라 청소년기가 된 사슴은 넓은 방사장 안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덩치가 제법 커진 녀석을 보며 소방관이 반가운 마음에 나지막이 말을 건넸을 때였습니다.
정말 이상하게도 사슴이 걷던 걸음을 딱 멈추더니 귀를 쫑긋 세우기 시작하더군요. 보통 야생 사슴은 사람이 다가오면 경계하며 멀리 도망치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녀석은 도망치기는커녕 소방관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정말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사슴은 소방관 앞에 가만히 멈춰 서서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더니 이내 익숙하고 안전한 존재라는 걸 알아챈 듯 아주 편안하고 촉촉한 눈빛으로 그를 빤히 바라보았죠.
이 기적 같은 재회 현장은 소방관의 SNS를 통해 공개되며 순식간에 수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과학적으로 야생 사슴이 인간의 목소리를 기억하는지 완벽하게 증명할 수는 없지만 녀석의 눈빛은 분명 자신을 안아주던 따뜻한 품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우리가 무심코 뉴스에서 보는 산불은 단순히 나무가 타는 것을 넘어, 이처럼 말 못 하는 수많은 야생동물들의 삶의 터전과 가족을 통째로 빼앗아 갑니다.
다행히 이 사슴은 기적처럼 살아남아 은인을 다시 만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동물들이 소리 없이 불길 속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 여러분이 이 사슴의 눈망울을 보셨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우리가 자연을 조금 더 소중히 지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아이의 눈빛 속에 들어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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