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에 맞고, 고개 꺾이고…승마 ‘말 선수’ 괜찮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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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은 메달에 관심이 없고, 올림픽 참가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죠."
올림픽 승마 종목에서 금메달 3관왕을 거뒀던 영국의 승마 선수가 훈련 중 말을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가운데 국제동물권단체 피타(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려는 사람들·PETA)가 올림픽 종목에서 승마를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피타는 최근 올림픽 승마 종목에 참가한 선수들의 잇따른 말 학대 정황을 제시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모든 승마 경기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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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에 24차례 채찍질하고, 금지된 훈련동작 시키고
피타 “말 착취 불가피한 승마, 올림픽서 제외해야”

“말들은 메달에 관심이 없고, 올림픽 참가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죠.”
올림픽 승마 종목에서 금메달 3관왕을 거뒀던 영국의 승마 선수가 훈련 중 말을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가운데 국제동물권단체 피타(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려는 사람들·PETA)가 올림픽 종목에서 승마를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말들이 기술을 선보여야 하는 승마 종목 특성상 말들의 무리한 훈련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피타는 최근 올림픽 승마 종목에 참가한 선수들의 잇따른 말 학대 정황을 제시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모든 승마 경기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3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런던올림픽, 리우올림픽, 도쿄올림픽 승마 종목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딴 영국 승마 대표팀의 샬럿 뒤자르댕이 자신의 승마장에서 어린 기수를 가르치며 말을 심하게 채찍질하는 영상이 국제승마연맹(FEI)에 접수된 뒤 올림픽 출전 자격이 박탈됐다”고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뒤자르댕은 2020년 19살의 말이 특정 동작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어린 기수가 탄 이 말의 엉덩이를 채찍으로 1분에 24차례 때렸다. 해당 장면은 뒤자르댕에게 강습을 받은 어린 기수가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국제승마연맹에 전달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이 기수의 변호인은 가디언에 “제 의뢰인은 당시 뒤자르댕의 이런 행동이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이후 영국의 다른 승마장에서 비슷한 행동으로 기수가 정직 처분을 받는 것을 보면서 잘못된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영상을 확인한 국제승마연맹은 파리올림픽 개막 이틀 전 뒤자르맹의 국제대회 참가 자격을 박탈했다. 뒤자르댕도 지난달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매우 부끄럽다”고 밝혔다.

올림픽 개막 전부터 시작된 말 학대 논란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브라질 승마대표팀 카를로스 파로가 금지된 훈련 동작인 ‘과굴곡’(Rollkur, 롤커)을 선보이는 장면이 최근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과굴곡 자세는 말을 제압하기 위해 사용되는 가학적인 훈련법으로, 두 개의 고삐를 이용해 말의 고개를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깊게 숙이게 하는 것을 말한다. 말의 목이 앞으로 꺾이다 보니, 최악의 경우 말의 목이 비틀려 호흡 곤란을 일으키거나 척추에도 무리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동물권단체의 설명이다. 국제승마연맹에서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훈련법이다.
파로가 말에게 과굴곡 자세를 시키는 장면을 국제승마연맹에 제보한 피타는 “또 다른 올림픽 승마 기수(파로)가 자신의 승리를 위해 말을 학대하고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강요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국제승마연맹은 파로를 경고 조처했다.

피타 홍보 담당자 제니퍼 화이트는 “인간의 승리를 위해서 동물의 이익은 쉽게 간과된다”며 “올림픽은 인간의 운동 능력을 선보이는 자리인데 이를 위해 동물이 착취당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러면서 “말들은 금메달에 관심도 없고, 참가하겠다고 선택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올림픽 등 국제 경기에서 말 학대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근대5종에 출전한 독일 선수의 말이 경기장 진입을 거부하자, 지켜보던 독일 대표팀 코치가 말의 엉덩이에 주먹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 뒤 코치는 제명됐고, 올림픽위원회도 2028년부터 근대5종에서 승마를 제외하기로 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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