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없으면 한국은 상대도 안돼” .. 세계 5위 군사력’이라는 수사는 공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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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군사력이 세계 5위라는 평가가 자주 인용된다. 그러나 이 숫자에는 치명적인 맹점이 있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로렌스 리버모어 핵무기 연구소에서 근무한 김진우 서강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이 점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김 교수는 3월 3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재래식 무기에서 북한보다 우수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북한이 보유 중인 수십 기의 핵탄두 가운데 5기만 발사해도 한국은 감당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핵을 제외한 군사력 순위는 사실상 전략적 허구에 가깝다는 경고다.

핵 억지력의 실체…’우산’이 아닌 ‘공포’

삶] “미국 없으면 한국군은 북한군 상대 안된다…핵무기 때문에”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한국 사회에서 흔히 쓰이는 ‘핵우산’ 개념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날카롭게 반박했다. 그는 “핵우산이라는 말 자체가 정확하지 않은 용어”라고 지적했다.

우산은 물리적으로 비를 막는 수비적 도구지만,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ce)은 그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억제(Deter)’의 라틴어 어원은 ‘겁을 주어 쫓아내다’라는 의미로, 수동적 방패가 아닌 파멸적 응징(Punishment)을 경고하는 전략 개념이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방어적 ‘우산’으로 포장하는 것은 억지력의 실체를 왜곡한다는 주장이다.

일부 한국인들이 제기하는 ‘미국이 뉴욕 시민을 희생하면서까지 한국을 지키겠냐’는 회의론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반론을 폈다.

그는 “만약 미국이 한국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동맹국들이 미국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며 “미국에는 이해타산을 넘어선 동맹 가치, 약속, 책무, 신뢰를 중시하는 문화가 실무 현장에서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강조하는 핵심은 단순하다. 한국의 안보는 재래식 전력 숫자가 아닌 동맹의 신뢰에 기반한다는 것이다. 핵을 가진 북한 앞에서 ‘세계 5위 군사력’이라는 수사는 공허하다.

주한미군 유지의 전제 조건은 조약문이 아니라 한미 간 정서적·정책적 신뢰 축적이며, 그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필리핀의 전례는 한반도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가 던지는 가장 날카로운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