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서 ''유일하게 8억에 팔리고 있다는'' 아파트

강력한 대출 규제가 던진 파장

지난 6월 말 시행된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은 부동산 시장 판도를 단숨에 바꿨다. 대출 한도가 줄고 전입 의무 강화, 다주택자 대출 차단 등 강력한 조치들이 맞물리면서, 올해 초부터 가파르게 올랐던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 벨트 지역의 집값이 급격한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아파트값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강남과 마용성 일대에서도 분위기는 출렁이고 있다.

6·27 대책 발표 전 강남권과 한강 벨트는 자금 여력의 투자자, 실수요자 모두 집중되던 ‘핫스팟’이었으나, 강력한 대출 규제 시행 후 매수자들의 관망 심리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길이 전면 차단된 점, 실입주 의무 강화 등은 ‘갭투자’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에 제동을 걸었다.

아파트값, 상승폭 대폭 축소…곳곳에서 가격 급락

정부의 대책 발표 후 서울 아파트값은 3주 연속 오름폭이 축소됐다. 7월 14일 기준 서울시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전주 대비 0.19% 상승에 그쳤다. 특히 강남3구는 강남구 0.34%→0.15%, 서초구 0.48%→0.32%, 송파구 0.38%→0.36%로 상승폭이 일제히 줄었다. ‘마용성’의 조정세도 뚜렷해졌다. 마포구 0.60%→0.24%, 용산구 0.37%→0.26%, 성동구 0.70%→0.45% 등 오름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실제 거래에서의 가격 낙폭도 크다. 강남구 역삼동 ‘래미안 그레이튼2차’(전용 84㎡)는 대책 발표 전 33억 원(8층)에서 불과 2주 뒤 30억 원(동일 평형·층)에 거래됐다.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3단지’ 전용 84㎡는 두 달 사이 4억 원이 하락하며 8억 원에 거래됐다.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 50㎡도 이 기간 4억 3000만원 떨어지는 등, 급매물이 현실화되는 흐름도 확산되고 있다.

거래량 '추락'…82% 급감한 서울 아파트 매매

아파트 거래절벽도 현실화됐다. 7월 1~16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81건을 기록, 전달 동기(5513건) 대비 82% 감소했다. 대출 규제 직격탄으로 매수세가 갑자기 위축된 것이다. 아직 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 있으나, 매수자·투자자의 심리 위축이 시장 전체를 짓누르고 있다.

강남뿐 아니라 ‘재건축 기대감’이 컸던 경기 분당구와 과천시 역시 상승폭이 2주 연속 줄었고, 거래량 자체도 부진하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 이번주 오름폭이 확대된 곳은 단 두 곳(중구·도봉구)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일련의 조정이 일시적 ‘눈치보기’로 그칠지 아니면 본격 하락의 출발점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고가 아파트 계약 취소 급증, 중저가로 무게 이동

고가 아파트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6·27 대책 시행 후 수도권에서 10억 원 넘는 아파트의 계약 취소 비중은 35.0%로, 대책 발표 전(26.9%)보다 8.1%포인트 상승했다. 계약금 포기까지 감수하며 거래를 취소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반대로, 5억 이하 아파트의 계약 해제 비중은 32.2%에서 25.1%로 하락해 중저가 위주로 시장 무게 중심이 이동 중이다.

이는 대출 규제의 영향이 고가 아파트를 직격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매입 심리가 확실히 위축된 결과다. 서초구와 강남구 등 기존 고가주택 중심지에서 계약 취소 비율이 2~4%포인트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그만큼 ‘상투잡기’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다.

전세 시장, 매물 부족과 지역별 온도차

서울 전셋값은 7월 둘째 주 0.07% 올랐다. 지난해 말 대비 확연히 줄어든 매물 탓에, 전체적으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하다. 송파구는 전셋값이 0.27% 올라 2주 연속 상승폭을 확대한 반면, 대단지 입주가 이어지는 서초구는 5주 연속 하락(-0.18%)했다. 전세 물량이 작년 말 3만 1,466개에서 2만 5,002개로 21%나 줄었고, 입주가 많은 지역은 전셋값이 하락하는 등 혼조세다.

임대차 2법 영향으로 기존 전세 계약이 늘고, 일부 집주인 사이에서는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대출 규제 강화 여파가 전세 시장에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이 더 줄면 오름폭이 확대되고,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 역시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매수자·투자자 심리, 불안과 관망으로 전환

단기 급등장의 열기는 빠르게 식고 있다. 투자자들은 “아직은 시장을 지켜볼 시기”라며, 매입 결정을 미루거나 관망하는 사람이 늘었다. 금리 추가 인상 전망, 경기 불확실성, 정부 추가 규제 예고 등 복합적 변수에 대한 우려가 매수자를 주저하게 만든다.

특히,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들도 대출 한도 축소와 강화된 규제 탓에 자금 조달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대출 상한이 6억 원으로 제한되고, 실입주 의무 조건까지 추가되면서 ‘갭투자’ 수요는 사실상 차단됐다. 과거와 달리 ‘내 집 마련 쉽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