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놀랐다" 고속도로 순찰 차량이 집값보다 비쌌다니...

고속도로 순찰대 차량의 역사를 알아보려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역사부터 함께 알아봐야 됩니다. 1960년대 말 경인, 경부고속도로 개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고속도로 시대가 열리기 앞서 고속도로 치안의 필요성을 느낀 경찰 당국, 당시 치안국에서 1968년 '고속순찰대'를 창설합니다. 자가용도 흔치 않았던 시절 당시 서울시내 아파트 한 채보다도 비싼 값을 자랑했던 차들이 초기 고속도로 순찰대 차량으로 쓰였습니다.

먼저 과거 대우자동차의 초대 전신인 '신진'에서 생산했던 '크라운'은 당시 도요타의 고급 모델인 3세대 크라운을 들여와 조립 생산한 모델입니다. 여러 높으신 분들의 관용차로 사용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 등 당시 시대극을 보면 자주 등장하는 차량이죠.

2.0L 직렬 6기통, 4기통 엔진을 사용했고 최고 출력은 각각 105마력, 93마력을 냈습니다. 모닝이 100마력을 넘는 지금에야 좀 낮아 보이지만 당시 국내 도로 사정을 보면 나름 고성능 모델이었다고 볼 수 있죠.

현대 '포드 20M' 역시 현대자동차가 포드사의 고급 중형차를 들여와 조립 생산한 모델입니다. 이때를 시작으로 경찰과 포드의 인연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V6 2.0L 가솔린 엔진과 4단 수동 변속기가 장착되었습니다. 최고 출력 106마력으로 최고 속도는 시속 160km를 자랑했다고 하니 당시 웬만한 자동차는 따라잡을 수 없었겠죠. 그때 도로에 굴러다니던 차들의 성능이 뛰어나지는 않았으니까요. 물론 이때는 자동차를 소유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두 모델 모두 현재로 따지자면 제네시스 G90, 기아 K9에 버금가는 고급차였는데요. 교통 관련 업무뿐만 아니라 높으신 분들의 경호 수행을 하는 일이 잦았던 것도 이런 차량이 배치된 여러 이유 중에 하나라고 하네요. 이외에도 70년대 중후반 현대차가 포드 모델을 들여온 '코티나' 등이 고속순찰차로 이용되었습니다.

또 이때는 놀랍게도 고속도로 순찰대에 할리데이비슨 브랜드의 모터사이클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어떻게 오토바이로 고속도로를 누빌 수 있냐고 의아해하시는 분들은 개통 초기 고속도로 사진을 보시면 쉽게 이유를 알 수 있는데요. 당시는 지금처럼 차들로 북적북적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오토바이로도 충분히 임무 수행이 가능했습니다. 쭉 뻗은 고속도로를 누비는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는 당시 어린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될 만큼 멋지기도 했죠. 또 '기동순찰대'라는 미국 드라마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덕분이기도 하고요.

이후 통행량이 증가하고 법명 개정, 안전 등의 이유로 편제가 변경이 되면서 순찰대가 아닌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죠. 참고로 지금은 BMW의 모터사이클이 그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이후 신진이 도산하고 새로 설립된 새한의 '레코드', 대우자동차로 이어지면서 출시된 '로얄'과 '임페리얼', 현대에서는 포드20M에 이어 '그라나다V6' 등을 도입했습니다. 여전히 라이선스 생산된 고급차 위주로 사용이 됐죠.

83년부터 흔히 구도색이라고 불리는 파랑, 흰색의 도색이 쓰이게 됩니다. 파란색과 흰색은 정직, 희망, 침착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80~90년대에 태어난 분들은 아직도 구도색 모델의 모습이 경찰차로 각인되어 있죠. 참고로 고속순찰차는 헬기에서 식별하기 위해 차량 상부에도 순찰차 번호가 부착되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국산 모델인 각그랜저도 투입이 됐습니다. 2.4L 엔진이 들어간 모델로 다른 고급차들과 나란히 달릴 만한 성능을 내줬다고 하네요.

격동의 80년대를 지나면서 국산 자동차 회사들이 눈부시게 성장했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국내 개발 모델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요. 대우 로얄에 이어 대우 '프린스'와 현대 '스텔라', '소나타'가 주로 쓰이게 되었죠. 기아에서도 새로 출시한 중형차 '크레도스'가 투입됩니다.

최근에야 도입된 것으로 알려진 암행 순찰차는 사실 99년도에 처음 도입됐습니다. 당시 사용하던 '소나타 3', 'EF 소나타', '크레도스'의 일반 도색 차량에 무전기, GPS 등 단속에 필요한 장비만 부착했죠. 길게 튀어나온 무전기 안테나 외에는 일반 차량과 똑같아서 단속이 자주 이루어졌다고 하네요. 운전자들 사이에서 녹색 소나타와 크레도스를 주의하라는 말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운전자가 스스로 조심하는 감시효과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았지만 몇몇 제 발 저린 분들을 필두로 단속 전에 경찰차임을 알리는 고지의무를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항의를 받는 일이 많았고 몇 년 못가 사라졌습니다. 이건 후에 경찰에서 칼을 갈게 만드는 계기가 되죠.

속속 신형 모델을 출시함에 따라 다양한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페이스리프트 된 '뉴 EF 소나타'가 많이 쓰였고 기아 '옵티마'도 도입이 됐습니다. 대우에서도 대우 '매그너스'가 투입이 되면서 탁월한 고속주행 안정성을 뽐냈습니다.

그리고 2002년 수입차가 고속순찰자로 투입이 됩니다. 바로 포드의 준대형 세단 '토러스 4세대' 모델인데요. 앞서 토러스의 선대뻘 되는 모델들이 고속도로 순찰대를 거쳐왔기 때문에 지금 보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네요. 토러스는 당시 고속도로 순찰 업무를 하기에 국산차의 성능이 모자라서 도입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사실은 어른들의 사정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물이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많은 양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었는데 반대로 미국산 자동차의 국내 수입량은 상당히 미미했습니다. 지금처럼 수입차 시장이 활발해지기 전이었고 가짓수도 적은 데다가 너도 나도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쳐서 국산차에 비해 아주 비쌌기 때문이었죠. 브랜드 불문하고 외제차라고 하면 다들 놀랐던 그런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교역 불균형으로 판단해서 통상 압력을 행사했고 우리나라 정부는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 차를 사줘야 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수의 수입차를 도입해야 하는 독특한 케이스였기 때문에 수입차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부서에 투입하기로 가닥이 잡혔고, 결국 고속도로 순찰대에 배치하는 조건으로 공개 입찰을 진행하게 됩니다.

당시 공개 입찰에 참여한 후보는 GM산하 '사브 9-5', 포드의 '토러스', 크라이슬러의 '세브링'까지 세 모델이었는데요. 그중 포드가 4세대 토러스의 재고 처리를 목적으로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면서 발탁되어 고속도로 순찰차로 배치되게 됩니다. V6 3.0L 사양에 기존에 쓰이던 국산 중형 순찰차 대비 성능은 꽤 좋았는데 연비가 상당히 별로였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사브 9-5가 들어왔어도 신선했을 것 같아요. 참고로 당시는 반미 감정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어요.

그리고 2006년부터 지금의 도색이 사용됐습니다. 2000년대 태어나신 분들은 지금의 모습이 더 익숙하겠죠. 경찰 창설 60주년 기념사업으로 바뀌었는데 지금에야 눈에 익어 편안하지만 당시에는 파랑과 노랑이 섞인 알록달록해진 모습 때문에 자칫 공권력을 가벼워 보이게 만든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이후 도입된 현대 'NF 소나타', 대우 '토스카', 'NF 소나타 트랜스폼', 'YF 소나타' 모두 이 신형 도색을 칠했고 지금의 익숙한 모습을 갖추게 됐죠.

세대를 거듭할수록 국산차의 성능도, 완성도도 높아지는 게 인상적이네요. 특히 NF 소나타와 토스카는 내구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차량인 만큼 지금도 도로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차들이죠.

다만 고속도로 순찰대 차량임에도 2.4L 가솔린, 2.5L 가솔린 등 높은 사양의 엔진이 아닌 일반 지구대 순찰차와 동일한 사양이 쓰인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토스카를 이어 말리부가 출시되었습니다만, 아쉽게도 현재 GM대우 쉐보레 차량은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GM으로 조직이 재편되면서 완전한 미국 기업이 되어버린 것이 영향을 준 것 같네요.

대신 현대차를 주력으로 고속도로 순찰대 차량들이 도입이 되었는데요. 기본기를 내세우며 이전 모델의 부실했던 주행 안정성을 크게 보완한 'LF 소나타'가 주축을 이루었습니다. 여기에 LF 소나타의 부분 변경 모델인 '뉴라이즈'가 출시되면서 일반 순찰차에는 기존의 2.0L 자연흡기 사양이, 고속도로 순찰대에는 특별히 2.0L 터보 사양이 도입됐습니다. 드디어 다시금 고성능 국산차와 수입차에 대응할 수 있는 고속 순찰차가 부활한 것이죠.

신형 소나타 역시 새로 배치가 되었습니다만 1.6L '센슈어스'나 2.5L 터보 'N 라인' 사양이 아닌 2.0L 자연흡기 모델이 투입이 됐습니다.

드디어 웬만한 수입차도 따라잡을 수 있는 출력을 갖춘 경찰차가 도입이 됐습니다. 그것도 암행 순찰차로 말이죠. 고속도로 순찰대에서 칼을 제대로 갈았네요. 온 국민의 관심을 잔뜩 받은 제네시스 G70 3.3L 터보 모델입니다. 신차 가격만 무려 5천만 원에 달하는 럭셔리 세단인 만큼 혈세 낭비가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경찰차 타보고 싶긴 처음이라거나 순찰할 맛 나겠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도 많이 나왔습니다.

특히 투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고속도로에서 난폭운전을 하는 포르쉐를 추격해 검거하는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되면서 존재의 의미를 잘 보여줬죠. 일부 일반인 G70 오너들이 고속도로만 나가면 주변 차들이 이상하게 얌전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2016년 YF 소나타를 운영할 당시 투입된 암행 순찰차는 과거의 지적사항을 보완해서 경광등과 경찰 마크를 부착하고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LF 소나타, 뉴라이즈 터보, 그랜저 HG 등이 투입되며 사이렌을 숨기고 고속도로 위를 지키고 있죠. 소문에 따르면 기아 스팅어 역시 암행 순찰차로 활동하고 있다고 하는데 특이하게도 2.2L 디젤 모델 사양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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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국 등 타 선진국 경찰의 경우도 암행 경찰차를 여러 방면에서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도 참고해 볼만하겠죠. 어차피 사방이 톨게이트인데 뭐하러 따라가서 잡냐는 의견도 많죠. 물론 톨게이트를 통제해 검거가 가능하긴 합니다만, 그로 인한 교통마비와 투입 자원 등을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비효율적이죠. 특히 도주과정에서 더욱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 검거가 더욱 중요하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우리나라 고속도로를 안전하게 지켜온 고속도로 순찰대 차량의 역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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