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니코틴 ‘규제 공백’ 노린 BAT… 11월 액상담배 국내 출시 강행

김호준 기자 2024. 9. 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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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담배기업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그룹이 이르면 오는 11월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를 강행키로 하고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록 국내에 출시하는 것이지만 BAT가 합성니코틴 담배를 출시하는 것은 세계 처음이다.

규제 공백을 틈타 저가 중국산이 활개 쳐 온 합성니코틴 담배시장에 BAT와 같은 대형 담배기업들이 잇달아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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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담배기업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노마드’ 상표 출원… “출시 준비” 밝힌지 6개월만
다른 대형 담배기업들 앞다퉈 진출 우려
지난해 유통량만 1.9억㎖ 달하지만
현행법상으론 담배에 해당되지않아
과세 제외… 못걷은 세금 1.8조 추산

글로벌 담배기업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그룹이 이르면 오는 11월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를 강행키로 하고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록 국내에 출시하는 것이지만 BAT가 합성니코틴 담배를 출시하는 것은 세계 처음이다. 이에 ‘규제 공백’을 노린 다른 대형 담배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잇따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학물질로 만든 합성니코틴 담배는 현행법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아 각종 세금·판매 규제를 피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면서 세수 결손과 청소년 흡연 증가 등 심각한 폐해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문화일보 5월 8일자 1·3면 참조)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AT의 한국 법인 BAT로스만스는 자회사 니코벤처스홀딩스리미티드를 통해 합성니코틴 담배 브랜드 ‘노마드’ 상표를 최근 출원했다. 이르면 11월 중 관련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BAT가 지난 5월 한국에 합성니코틴 담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지 불과 6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국내 담배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규제 공백을 틈타 저가 중국산이 활개 쳐 온 합성니코틴 담배시장에 BAT와 같은 대형 담배기업들이 잇달아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합성니코틴 담배 유통에 따른 세금 결손 규모는 약 1조8000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시장이 커질 경우 결손 규모도 불어날 전망이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198.5t의 합성니코틴 용액이 국내에서 희석, 합성니코틴 담배로 유통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 단위로 환산하면 유통량만 1억9850만㎖에 달한다. 현재 천연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1㎖에 붙는 세금은 1799.3원으로, 합성니코틴 원액을 5배로 희석해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지난해에만 약 1조7858억 원의 세금을 걷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보건복지부가 진행 중인 합성니코틴 담배 인체 유해성 연구용역 결과를 지켜보고 관련 규제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여야 3당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일제히 합성니코틴 담배를 현행법상 ‘담배’로 정의해 세금을 부과하고 무분별한 유통을 막는 규제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고 나섰지만, 관련 논의는 제자리걸음 중이다. 현재 합성니코틴 담배 규제를 목적으로 발의된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5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법안은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의 잎’을 원료로 제조한 것에서 ‘연초 및 니코틴’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합성니코틴 담배를 담배사업법상 담배의 정의에 포함하면 담뱃세 부과와 함께 제조·수입·판매도 기존 담배와 같은 규제를 받게 된다.

이에 사회 각계에선 “정부는 합성니코틴의 인체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규제 마련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 이는 국가·국민적 피해를 방조하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이미 미국 등 주요 국가는 담배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담배 소매업자들이 모인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는 “합성니코틴 등을 담배로 정의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로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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