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야근, 야근...' 그러다 '기절' '병원' VS 내리 주 6일 근무, 주말 휴가? 이 무슨
최근 페이스북 '근로시간 개편' 카드 뉴스 게재
월~토 10시간 일해 62시간 맞춰.. 반발 잇따라
주말 근무 권장, 2주 연속 연차.."현실성 없어"
시중에 떠도는 '주 69시간 근무표' 진실을 바로 잡겠다며 고용노동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현장 혼선을 부추기며 재차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가상 근무표까지 꼼꼼히 짜서 공개했지만, 4주 가운데 2주에 주말 근무를 포함시키고 재차 주말을 포함한 휴가를 보상으로 제안하는게 무리수라는 지적입니다.
주 69시간도 모자라 주 62시간 근무를 권장하고 주 6일 근무를 도입한게 현실적인지 되묻는 등 반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해를 불식하겠다며 내놓은 해소책이 도리어 역풍을 불러일으킨 불쏘시개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 주 69시간 근무표 반박.. 제도개편 취지 반영 ‘근무표’ 게재
논란은 지난 14일 고용노동부가 페이스북에 '올바른 나만의 가상 근무표'를 공개하며 시작됐습니다.
오늘(17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고용부는 근로시간 개편방안을 발표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야근, 야근, 야근...기절' 근무표가 떠돌고 있다며 "그 진실과 근로시간 제도개편을 제대로 알려드리겠다"면서 별도의 가상 근무표를 게재했습니다.
앞서 온라인에 소개된 '69시간 근무표'는 근로시간 개편안이 시행돼 주 최대 69시간 노동할 경우를 가정한 가상의 일과표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9시 출근해 새벽 1시까지 근무하고 토요일 새벽 퇴근 후 '병원'행 그리고 일요일은 '집안일'을 하는걸 골자로 구성됐습니다.
■ 주 최대 69시간 근무표 제시.."가장 극단적인 예시"
이에대해 고용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오전 9시 출근해 다음날 새벽 1시 퇴근하면 연속 휴식 시간이 8시간으로, 근로시간 개편안에 담긴 주 69시간 근로 때 부여해야 하는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 조치를 위반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또 주 최대 69시간 근무가 매주 가능하듯 알려진 것 역시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주 최대 69시간을 가정한 근무표를 먼저 직접 제시했습니다.
첫째 주엔 월~토요일 오전 9시 출근, 오후 10시 퇴근합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4시간마다 30분씩 주어지는 휴게시간 1시간 30분을 빼면 하루 11시간 30분 근무로, 주 6일 근로시간이 69시간이 됩니다.
둘째 주는 월~토요일 오전 9시 출근, 오후 8시30분 퇴근으로 주59시간 일합니다.
집중 근무하고선 3~4주는 월~금요일 주40시간 근무하고 '묻지 마 칼퇴'를 할 수 있다고 고용부는 설명합니다.
하지만 고용부는 이같은 주 최대 69시간 근무표 역시 '가장 극단적인 가정'일 뿐이라며 '올바른 나만의 가상 근무표'라는 수정 근무표를 이어 소개했습니다.
■ 62시간→53시간→24시간→32시간.. 한 달 "171시간 근무"
'거짓 없는 월 단위 연장근로 도입 근무표'라는 제목으로 제시한 가상의 시간표에선 근로자는 우선 첫 번째 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출근해 주 62시간 근무를 합니다.
금요일까지 퇴근 시간은 밤 9시, 토요일은 밤 8시. 평균 근무시간 10시간입니다.
두 번째 주 역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출근해 53시간 일합니다.
출퇴근 공히 금요일까지 오전 9시, 밤 7시. 금요일 퇴근은 오후 6시입니다.
근무시간은 하루 평균 9시간이 안됩니다.
세 번째 주 목요일과 금요일은 근로시간저축계좌를 활용해 연장근로분을 임금 대신 휴가 즉 '나만의 휴가'를 사용하는 일정으로 구성했습니다.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일하며, 근무시간은 24시간입니다.
마지막 주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셋째 주처럼 오전 9시 출근 후 오후 6시 퇴근('묻지마 칼퇴')으로 주 32시간을 일하고 금요일 휴가, 토·일은 휴일로 사용합니다.
셋째, 넷째 주가 주 3,4일 근무가 적용되는 패턴입니다.
1,2주는 토요일을 포함한 주 6일 근무(일요일 휴무), 이어 3,4주는 토요일을 포함한 휴가를 보장한다는 내용입니다.
■ 현실적 고려 없어.. 대통령 "의견 수렴, 소통 후 보완" 지시
당초 1, 2주차를 집중 근무하고 3, 4주차를 휴가 등으로 여유있게 근무하자는 개념이지만 '현실성'을 둘러싼 반발이 적잖은 상황입니다.
관련해 이미 160건을 넘긴 댓글도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원래 160시간 일하면 8일은 쉬었는데 171시간을 일하고도 9일 밖에 못 쉰다는"게 아니나며 "토,일요일이 원래 휴일인데 근무 요일엔 왜 끼워넣고, 주말을 왜 휴일로 잡았냐"고 '눈가리며 아웅'이라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기존에 있는 휴가도 눈치 보며 가는게 직장인", "정상적인 퇴근시간에 퇴근하는 건데 '묻지마 칼퇴'는 무슨 말이냐", "주말은 원래 쉬는 날인데 나만의 휴가라는 건 모순", "어쩌다 주 5일제가 주 6일제가 됐냐", "한 달에 2주를 저렇게 일하는 사람이 죽는다" 등 반발이 잇따르는 실정입니다.
제주도내 한 중견 건설업체에 근무하는 20대 A씨는 "고용부 스스로가 토요일, 주말 근무 자체를 인정하고 권장한다는 인식 자체가 놀랍다"면서 "하루 연차나 대휴를 쓰는 것도 주변 눈치를 보는데, 아무리 집중적으로 일하고 2주 연속 연차를 쓰며 쉬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더구나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 반발도 적잖습니다.
30대 B씨는 "가뜩이나 인력난에 대체인력도 없어, 거의 업무를 떠맡다시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루 이틀 자리 비우는게 쉬운 일은 아니"라면서 "너무 현실을 이상적으로 바라본 시간표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고용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주 69시간 보완 지시에 따라 지속적으로 청년층 등을 만나 개편안과 관련한 의견 수렴을 진행 중입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최근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