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진짜 미쳤다? GV70 하이브리드 2종 동시 출시, 1회 충전 900km 주행

제네시스가 GV70 라인업에 파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브랜드 사상 첫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는 것도 모자라, 일반 하이브리드(HEV)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두 가지 버전을 동시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충전 인프라 한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업계는 “가장 스마트한 프리미엄 SUV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제네시스 GV70
정의선 회장의 큰 그림, 하이브리드 투트랙 전략

제네시스는 그동안 내연기관과 순수 전기차에만 집중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하고,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가 지속되자 전략을 수정했다. 완전 전동화 계획을 미루고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로 방향을 틀었다. 그 첫 번째 주자가 바로 GV70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2025년 4분기 중 GV70의 2차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당초 차세대 모델로의 완전 변경이 예상됐으나, 하이브리드 도입과 함께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GV70은 일반 하이브리드(HEV)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두 가지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크게 넓힌다.

제네시스 GV70 하이브리드
360마력 출력의 일반 하이브리드, 역동성과 효율성 동시에

GV70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가 팰리세이드를 통해 처음 선보인 4기통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다. 다만 제네시스의 후륜구동 플랫폼에 맞게 재설계되며, 변속기 구성도 달라진다. 엔진과 전기 모터, 배터리는 동일하지만 브랜드 성향에 맞는 성능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는 GV70 하이브리드의 최고출력을 360마력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가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힌 ‘최대 500마력 이상’ 출력 가능성을 고려하면, 스포츠 주행에 특화된 고성능 튜닝도 기대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현대차의 첨단 P1+P2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를 결합한 방식으로, 충전 걱정 없이 뛰어난 연비를 원하는 운전자들에게 최적의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 모터의 즉각적인 토크와 가솔린 엔진의 안정적인 주행 성능이 결합되어, 도심 주행과 고속 주행 모두에서 균형 잡힌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제네시스 GV70 EREV
전기차처럼 달리는 EREV, 주행거리 900km 돌파

GV70 EREV는 더욱 혁신적이다. ‘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의 약자인 EREV는 공식적으로 ‘직렬형 하이브리드’로 분류된다. 기존 하이브리드와의 가장 큰 차이는 구동 방식이다. 일반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모터가 함께 바퀴를 굴리지만, EREV는 오직 전기 모터만으로 주행한다. 가솔린 엔진은 배터리가 부족할 때 발전기 역할만 수행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EREV는 전기차의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충전소 부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개조된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외신에 포착된 스파이 사진에서는 외부 배기구와 대형 배터리 탑재가 확인됐다.

GV70 EREV의 가장 큰 강점은 주행거리다. 최대 900km를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차는 “1회 충전으로 1천 km 이상 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엔진이 구동이 아닌 발전에만 개입하면서 연료 효율이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높기 때문이다. 장거리 운전이 잦거나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 거주자들에게는 완벽한 솔루션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GV70 EREV가 일반 하이브리드와 달리 V6 3.5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가 적어 확실하지는 않다. GV70 EREV는 2026년 12월 글로벌 공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경쟁사 긴장하는 가격 경쟁력, 7만 달러 미만 예상

전문가들은 GV70 하이브리드와 EREV가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7만 달러(약 9,700만 원) 미만의 가격대에서 “가장 매력적인 프리미엄 SUV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소비자들은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 팰리세이드의 2.5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간 가격차를 단순 반영하면 GV70 하이브리드의 시작 가격은 6천만 원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 EREV는 현재 판매 중인 GV70 전기차(최저 7,530만 원)보다 비쌀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제네시스는 브랜드 가치와 기술력을 앞세워 경쟁 모델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MW X3, 메르세데스-벤츠 GLC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며, 더 긴 주행거리와 첨단 기술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전동화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최근 한국과 스페인 등에서 ‘HEV’ 배지가 붙은 GV70 시험 주행 차량이 포착되면서 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제네시스가 그동안 전기차와 내연기관에만 집중했던 전략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라는 유연한 대안을 제시한 것은 시장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제네시스가 전동화를 강요하기보다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전략을 택했다”며 “GV70 하이브리드와 EREV 출시를 통해 가장 스마트한 고급 SUV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충전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미국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제네시스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신차 출시를 넘어, 브랜드의 미래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전기차 일변도의 전략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실질적인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제공함으로써,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2025년 하반기 국내 출시가 예상되는 GV70 하이브리드, 그리고 2026년 말 등장할 EREV 모델이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