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기피 대상 1위였는데… 지금은 대기표 뽑고 먹는다는 '제철 채소'

제철 맞은 보랏빛 채소, 알고 보면 여름에 꼭 필요한 식재료
여름철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가지덮밥, 직접 먹어봤습니다. / 헬스코어데일리

한여름에는 체내 열이 쉽게 쌓인다. 시원한 음식만 찾게 되지만, 오히려 열을 내려주는 여름 채소가 진짜 몸을 식혀준다. 대표적인 채소가 가지다. 가지는 예부터 무더위 속에서 땀을 많이 흘린 뒤 먹으면 좋은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 특히 껍질에 풍부한 보랏빛 색소는 몸에 좋은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가지 껍질에는 항산화 성분이 집중돼 있다. 바로 안토시아닌이다. 안토시아닌은 활성산소를 억제해 노화와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혈당 조절에도 효과가 있어 당뇨병 예방 식단에도 자주 활용된다. 눈 건강과 기억력 개선, 간 기능 회복 등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가지는 식이섬유가 많아 장을 튼튼하게 하고, 칼륨이 풍부해 체내 노폐물 배출에 탁월하다.

선호도는 낮지만, 먹지 않기엔 아까운 채소

제철 맞은 가지의 모습. / ReeFSubagja-shutterstock.com

지난 2021년, 인터넷 설문조사 서비스 패널나우가 전국 3만83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가지(17.6%)는 '한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채소' 1위로 꼽혔다. 흐물흐물하고 물컹한 식감, 짙은 보라색, 은은한 향이 주된 기피 이유였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먹지 않기엔 가지가 가진 영양소가 너무 많다.

이 조사는 단순히 가지에 국한되지 않았다. 한국인이 싫어하는 채소 상위 5가지가 순위별로 확인됐다. 2위는 당근(15.1%)이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눈에 좋은 채소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는 당근 특유의 흙냄새와 익혔을 때 겉도는 식감을 불호의 이유로 꼽았다. 생 당근은 먹지만 익힌 당근은 거부하는 사람도 많았다.

3위는 피망(9.4%)이다. 어린이 애니메이션 주인공 '짱구'가 싫어하는 채소로도 유명하다.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 중에도 피망 특유의 아삭거림, 조리 시 질겨지는 껍질 때문에 손이 가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

4위는 오이였다. 수분이 풍부한 채소지만, 특유의 쓴맛이 호불호를 갈랐다. 미국 유타대 연구진은 오이에 대한 혐오감이 유전자(TAS2R38)의 쓴맛 민감도와 관련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5위는 브로콜리다.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갖춘 슈퍼푸드지만, 일부는 ‘풋내가 심하다’,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어릴 적 식탁에서 브로콜리를 두고 가족과 실랑이를 벌인 기억이 있는 이들도 많다.

이처럼 영양이 풍부한 채소들이 오히려 기호상의 이유로 외면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부터 몸속 열을 식히는 채소로 알려져

가지덮밥 구성. / 헬스코어데일리

가지는 여름철 대표 제철 채소다. 원산지는 인도이며, 우리나라에 전해진 시기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햇볕을 좋아하는 특성 때문에 늦봄부터 수확하지만, 본격적인 여름에 수확한 가지는 색이 짙고 조직이 단단하다. 보라색이 진할수록 껍질 속 안토시아닌 농도도 높다.

조리할 때 껍질을 벗기면 주요 성분을 버리는 셈이 된다. 안토시아닌은 껍질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통째로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볶거나 구워서 섭취하면 영양 성분 흡수율도 높아진다.

가지덮밥. / 헬스코어데일리

가지는 한의학 고서에도 등장한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는 가지가 열을 내리고 피를 맑게 하며 혈액 순환을 돕는 식재료라고 기록돼 있다. 부기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가지는 성질이 차가운 채소다. 그래서 여름철 체온 조절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차가운 성질 탓에 몸이 찬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생강, 고추처럼 따뜻한 성질의 식재료와 함께 조리하는 것이 좋다. 가지는 생으로 먹으면 안 된다. 익히지 않은 가지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이 있어 설사나 두드러기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직접 맛본 가지덮밥. / 헬스코어데일리

덮밥으로 먹으면 물컹한 식감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어

가지덮밥 속 가지의 모습. / 헬스코어데일리

가지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조리법이 중요하다. 물컹한 식감을 줄이면서도 가지 본연의 영양소를 유지하는 요리 중 하나가 바로 ‘가지 덮밥’이다.

가지를 얇게 썰어 강한 불에 재빨리 볶으면 물이 빠지지 않고 탄력이 살아있다. 여기에 돼지고기 다짐육과 매콤 짭조름한 양념장을 더해 한 그릇 덮밥으로 완성한다. 돼지고기의 감칠맛과 양념의 간이 가지의 향을 잡아주기 때문에 가지를 꺼리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한때 가지는 한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채소 1위로 꼽히며 밥상에서 기피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그니처 메뉴가 가지덮밥인 한 음식점은 점심과 저녁마다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지덮밥 조리 순서는 간단하다. 가지는 어슷하게 썰어 비닐봉지에 넣고 감자전분 2큰술을 넣어 골고루 묻힌다. 팬에 식용유를 넉넉하게 두른 뒤 중약불에서 가지를 노릇하게 굽는다. 따로 양념장은 간장, 맛술, 알룰로스(또는 설탕), 케첩, 물, 후춧가루를 섞어 미리 만들어둔다. 다른 팬에 기름 0.5큰술을 두르고 다진 파와 양파를 넣어 약불에서 천천히 볶는다. 양파가 투명해지고 파가 노릇해지면 불을 세게 올리고, 만들어둔 양념장을 부어 바글바글 끓인다. 여기에 앞서 구워둔 가지를 넣고 센 불에서 재빨리 볶아낸다. 밥 위에 얹으면 완성이다.

양념 덕에 별다른 반찬 없이도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고추나 생강을 넣으면 가지의 차가운 성질도 완화된다. 뜨거운 햇살 속에서 입맛 없을 때, 입 안에서 사르르 풀리는 가지 한입이면 든든한 한 끼가 된다.

다음은 유튜브 채널 ‘제철음식연구소’에서 공개한, 혼자 알기 아까운 가지덮밥 레시피를 정리한 버전이다. 아이도 어른도 즐길 수 있는 ‘안 매운’ 가지덮밥으로, 케첩을 활용해 감칠맛을 살린 점이 특징이다.

가지덮밥 레시피 총정리

가지를 가지덮밥으로 만들어 먹으면 물컹한 식감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 헬스코어데일리

■ 요리 재료
가지 2개, 감자전분 2큰술, 식용유, 다진 파 약간, 다진 양파 한 줌
양념장: 간장 0.5큰술, 맛술 2큰술, 알룰로스 또는 설탕 0.5큰술, 케첩 0.5큰술, 물 1큰술, 후춧가루 약간

■ 만드는 순서
1. 가지는 어슷 썰어 비닐봉지에 담고 감자전분 2큰술을 넣어 흔들어 전분을 골고루 입힌다.
2.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른 뒤, 중약불에서 가지를 노릇하게 굽는다.
3. 간장, 맛술, 알룰로스(또는 설탕), 케첩, 물, 후춧가루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4. 팬에 기름 0.5큰술을 두르고 다진 파와 양파를 약불에서 노릇하게 볶는다.
5. 양념장을 넣고 강불로 끓인 뒤, 구운 가지를 넣고 빠르게 볶아 마무리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가지가 처음에 기름을 많이 머금기 때문에 중간에 기름을 더 추가하지 않아도 된다.
전분을 입히면 가지가 눅눅하지 않고 탱글한 식감이 유지된다.
양념장은 미리 만들어두고 강불에서 빠르게 볶아야 간이 잘 배고 식감도 살릴 수 있다.
케첩이 들어가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잘 먹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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