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가 몰던 벤츠 인도 덮쳐 2명 숨져…운전자 '급발진 주장'

부산 해운대구청 어귀삼거리서 인도 덮친 벤츠…행인 2명 숨져
경찰, 70대 운전자 현행범 체포
건물 부서지고 간판 떨어지고…현장 '아수라장'
인근 상인들 "펑 소리 나더니 검은 연기"

12일 부산 해운대구청 인근 도로에서 70대가 몰던 벤츠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화물차를 들이받은 뒤 행인을 덮쳐 2명이 숨졌다. 김혜민 기자

부산 해운대구의 한 도로에서 70대 남성이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행인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운전자는 현장에서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9.12 CBS노컷뉴스=해운대 도로에서 승용차 인도 돌진…2명 사망]
 
부산 해운대경찰서 등에 따르면 12일 오후 1시 10분쯤 부산 해운대구청 어귀삼거리에서 A(70대·남)씨가 몰던 벤츠 차량이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인근을 지나던 70대 여성이 숨졌고 60대 남성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CBS 취재 결과 운전자 A씨는 사고 직후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고가 난 뒤 차에서 내려 전화를 통해 "차가 갑자기 붕 떴다"며 차량 급발진이 있었다는 내용의 대화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구청 어귀삼거리에서 인도를 덮친 벤츠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김혜민 기자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은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차량이 인도를 덮치면서 인근 도로는 여기저기 부서진 건물 잔해가 널려있어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사고 충격으로 간판이 떨어져 나가고 정전까지 발생해 일대 건물은 불이 꺼진 모습이었다.

보행자와 상가를 덮친 벤츠 차량은 앞부분이 간신히 형체만 유지할 정도로 찌그러졌고 화물차와 충돌한 왼쪽 측면도 심하게 파손된 상태였다.

경찰은 사고 현장 접근을 통제하기 위해 폴리스라인을 치고 견인차를 동원해 벤츠 차량을 옮기는 등 분주하게 사고 현장을 수습했다. 차량은 사고 이후 2시간 30분이 지난 뒤에야 견인됐다.

폴리스라인 뒤로 선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사고 현장을 바라보며 놀란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인근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심희경(50대·여)씨는 "갑자기 펑 소리가 나면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할머니 한분이 도로에 뚝 떨어졌다"며 "혹시 가게 손님이나 주변 아는 얼굴인가 해서 나가보고 주변에서도 119 신고한다고 다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사고로 정전 피해를 본 식당 주인 황정선(70대·여)씨는 "인근 미장원에 있다가 직원 전화를 받고 황급히 뛰어나왔더니 주변이 다 부서져 있었다. 가게 앞 전봇대도 들이받아 전기가 끊긴 상황"이라며 "사망사고까지 발생했다고 해 마음이 진정이 안 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났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청 어귀삼거리에서 70대 남성이 몰던 벤츠 차량이 인도를 덮쳐 인근이 아수라장이 된 모습. 김혜민 기자

 
한편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현재까지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음주, 약물 등은 감지되지 않았다.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현재까지 운전자 측에서 급발진 등 경찰에 진술한 건 없다"며 "주변 블랙박스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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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김혜민 기자 m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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