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때문에 외아들이 부모와 연을 끊었다” 막장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진 日 야구계

다쓰미 료스케 SNS 캡처

골든글러브 외야수의 사생활

흔히 그런 말을 한다.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욕먹는다고. 그 정도로 막장 같은 스토리다. 그러나 일본 프로야구에서 실제 일어난 일이다.

일단 등장인물부터 소개한다.

아들 = 다쓰미 료스케(27).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5년 차 외야수.

며느리 = 본명은 스즈키 시오리(38), 활동명은 셀리나. 사업가, 크리에이터.

시아버지 = 다쓰미 코조(68). 정년퇴직 후 슈퍼마켓 아르바이트.

주인공은 한창 뜨고 있는 20대 젊은 스타다. 2018년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한 유망주다. 계약금으로 1억 엔(약 9억 2900만 원)을 받았다. 현재는 팀의 붙박이 중견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수비력이 뛰어나다.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다. 올해는 타력도 궤도에 올라왔다. 3번 타순을 치며 중심 타자로 활약한다(5일 현재 타율 0.294, 4홈런, 40타점). 올스타전에도 나가 홈런 포함해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외동아들이다. 그 성공이 얼마나 뿌듯하겠나. 그러나 부모는 상심이 크다. 아니 피를 토할 것 같은 심정이다. 작년 결혼 이후로 아예 연락을 끊고 산다. 어쩌다 집으로 찾아가면 문도 안 열어준다. 자꾸 벨을 누르면, 아들 부부는 경찰을 부른다.

결국 아버지가 잡지사 문을 두드렸다. 기자를 만나 마음속의 응어리를 털어놨다. “이런 얘기가 세상에 알려지면, 아들과 사이가 더 멀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다.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다.”

오늘 얘기는 주로 부모 시점에서 이뤄진다. 어쩌면 일방의 주장일지 모른다. 아버지 다쓰미 코조 씨가 주간지 ‘슈칸 겐다이’를 만나 밝힌 상황의 전말이다. 이해를 위해 시간 순으로 재구성했다.

신인 지명 때 모습. 스스로 ‘야구 바보’라며 열심히 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다쓰미 료스케 SNS 캡처

아들에게 여자가 생겼다

2년 전이다. 아들이 여자 한 명을 알게 됐다. 무슨 사업을 한다고 했다. 전 여친 문제로 고민 상담을 하다가 가까워졌다는 얘기다. 전지훈련지까지 따라온다고 했다. 도쿄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2021년 말)에도 나타났다. 마치 커플인 것처럼 행세한다.

그렇다고 심각한 관계는 아닌 것 같다. “연인은 무슨, 내 타입은 아니야. 결혼을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아들이 그렇게 말한다. 그런데 뭔가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어쩌면 전 여친 문제로 약점이 잡힌 것 같기도 하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다. 아들이 이상한 얘기를 한다. “자꾸 그 여자(셀리나)가 육체관계를 요구한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때만 해도 부모의 걱정은 원론적인 수준이었다. ‘프로 선수는 여러모로 조심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하는 정도다.

반면 여자 쪽은 꽤 적극적이다. 아버지에게 매일 전화를 건다. “아빠, 아빠” 하며 친근함을 표시한다. “사실 나는 별로인데, 료스케(아들)군이 좋아해서 만나고 있다”는 소리도 한다. 어머니에게도 연락한다. “제가 아드님 성교육 잘 시켜드리겠다. 걱정 마시라”는 말도 들었다.

이 무렵이다. 여자의 생일 파티가 열렸다. 그녀의 투자자들이라는 사람들도 참석했다. 그들의 권유로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게 됐다. “난 소개만 할 뿐이다.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던 셀리나였다. 그런데 소개비 명목으로 수백만 엔(수천만 원)이 지급됐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들의 신용카드에 그녀가 가족으로 등록됐다. 고가의 보석, 의류 구입이 늘어났다. 한 달 결제액이 170만 엔(약 1580만 원)까지 나왔다.

라쿠텐 골든이글스 SNS

깜짝 놀랄 여자 친구의 정체

‘한때 긴자의 No.1 호스티스.’

며느리를 가리키는 호칭이다. 남들이 붙여준 게 아니다. 본인이 자청했다.

그녀가 예전에 쓴 책의 제목이다. ‘아저씨 사용설명서’. 우리식으로 하면 ‘아재 다루는 법’ 정도의 뜻이다. 저자는 스즈키 셀리나로 돼 있다. 표지 사진 옆에 이렇게 부제가 붙는다. ‘전 긴자 No.1 호스티스가 알려주는 (방법).’

성장 과정이 순탄치 않다. 부모가 일찍 이혼한 가정이었다. 게다가 어머니가 아팠다. 이모 손에서 컸다. 본인은 블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15살에 드롭아웃(중학교 중퇴), 17살에 임신, 18살에 출산, 20세에 상경.’ ‘세 번 결혼, 세 번 이혼.’
아들 가진 부모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교제를 강력하게 반대한다.

그러던 어느 날이다.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호텔 커피숍에서 마주 앉았다. 셀리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얘기한다. “아드님 아기를 가졌어요.” 만난 지 3개월 만이다.

아버지는 “맥이 풀렸다”라고 기억한다. “나이나 과거 일은 다 그렇다고 쳤다. 그런데 당장의 언행이 용납할 수준이 아니었다.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았다.”

한사코 말렸다.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다면 양육비를 지불하겠다고 했다. 그게 싫다면 우리 집안에서 책임지고 잘 기르겠다고 타일렀다. 아들도 동의했다. 남자의 책임으로 출산까지는 돕겠다, 그러나 결혼할 생각은 없다는 생각을 밝혔다.

셀리나가 쓴 책의 표지

독친(毒親) VS 세뇌

한동안 대치 상태(?)가 이어졌다. 몇 개월이 지났다. 한 주간지에 둘의 교제 기사가 실렸다. ‘준족의 호수비와 11세 연상의 경영인이 스피드 결혼’이라는 제목이었다. 다정한 모습의 커플 사진과 함께였다.

기사에는 정보의 출처가 나오지 않는다.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의심한다.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상세하게 묘사됐다. 게다가 평소 그녀가 자주 하던 말이 생각났다. ‘나는 언론을 조종할 수 있다’는 장담이다.

결국 이듬해(2023년) 3월. 둘은 결혼식을 올린다.

이후 갈등은 깊어진다. 역시 표면화는 금전 문제로 비롯된다. 부모가 만든 가족 회사가 있다. 아들의 절세(올 연봉 8000만 엔, 약 7억 4000만 원)가 목적이었다. 그런데 이를 의심한다. 돈이 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그러면서 나온 것이 독친(毒親)이라는 단어다. ‘자녀에게 독이 되는 부모’라는 뜻이다. 지나친 간섭으로 자식을 망치고, 심지어 아들이 번 돈을 탕진하는 것 같다는 주장이다.

아버지는 펄쩍 뛴다. “나는 평생 성실한 회사원이었다. 정년퇴직 후에는 동네 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오늘도 일하고 왔다.” 가족 회사 자료도 모두 공개할 수 있다고 했다. 아들 돈은 한 푼도 안 건드렸다는 말이다.

장부를 들고 며느리를 만나러 갔다. 센다이까지 먼 길이었다. 분명히 인기척은 있는데, 인터폰에 응답이 없다. 계속 기다리고 있으니, 경찰이 왔다.

잠복도 해봤다. 원정에서 돌아오는 시간이었다. 센다이 역에서 마주쳤다. 어머니가 “얘기 좀 하자”라고 잡았지만, 눈길도 주지 않는다. 별 수 없이 장부만 건네고 돌아와야 했다.

부모는 ‘며느리의 세뇌(洗腦)’라고 단정한다. 고집은 좀 있지만, 착한 아들이었다. 그런데 여자 때문에 변했다는 말이다. 악의적인 말 때문에 부모-자식 사이가 단절됐다는 주장이다. 왕래는커녕 통화나 문자조차 안 된다. 그런 시간이 1년이 넘었다.

“다른 것 다 필요 없다. 아들을 되찾고 싶을 뿐이다.” 아버지의 절규다.

아내에게 반지를 선물하는 장면. 다쓰미 료스케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