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는 ‘미분양’, 검단은 ‘입주폭탄’…잘 나가던 인천 부동산 곳곳에서 ‘비명’
집값 고점 인식, 금리 인상 등으로 하방압력이 거세지면서 잘 나가던 인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있다. 청약불패로 꼽히던 송도 일대는 미분양에 고전하고 있고, 검단에서는 본격적으로 입주물량이 풀리면서 전셋값 하락이 속출하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옥련동 ‘송도역 경남아너스빌’이 전날 청약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형 전체 94가구를 분양했는데 전체 62건이 접수되면서 청약 평균 경쟁률이 0.65대 1로 저조했다. 특히 1순위 해당 지역에서는 6명 접수에 그쳤다.
가격 하락이 지속하는 가운데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높자 매력도가 떨어진 탓이다. 실제로 이 단지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4억665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 단지 인근에서 지난해 3월 분양한 ‘KTX송도역서해그랑블’ 같은 평형의 분양가가 4억50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대 6150만 원 비싼 것이다.
로또 분양으로 일컫던 ‘줍줍’(무순위 청약)에서도 물량 소진을 위해 수차례 진행하는 등 고전하는 단지가 많다. 지난해 2월 분양했던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럭스 오션 SK 뷰’는 미분양 전체 129가구가 발생하면서 무려 10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 역시 지난해 10월까지 총 9번의 무순위 청약을 시행했다.
이 일대 청약 부진은 평균 경쟁률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본지가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송도신도시 분양 단지 5곳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3.98대 1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분양한 5곳의 평균 청약 경쟁률 33.84대 1에 대비 크게 낮아진 수치다.
인천 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에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입주물량이 풀리면서 전셋값 하락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입주를 시작한 ‘검단신안인스빌어반퍼스트’ 전용84㎡형은 이달 14일 보증금 1억6000만 원에 전세 거래가 체결되면서 처음으로 1억 원대로 진입했다. 이 단지 같은 평형은 첫 입주 시점 당시에는 보증금 2억8000만 원에 거래됐었다. 이와 비교하면 6개월 새 43% 떨어진 셈이다.
‘검단신도시예미지트리플에듀’ 전용 84㎡형은 이달 7일 1억90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다. 해당 평형 전세 신고가였던 지난해 9월 4억 원과 비교하면 4개월 새 반 토막 난 것이다.
올해 역시 입주 물량이 많이 풀리면서 전셋값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서구 입주 예정 물량은 1만4811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물량인 1만9390가구와 비교하면 줄었지만, 적정 수요치인 2945가구보다 약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송도 국제도시를 포함해 인천 지역 부동산 시장 전반이 가라앉으면서 분양시장도 내림세가 짙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검단의 경우 신규로 입주하는 물량들이 쏟아지면서 올해는 전세 시장 약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