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량 급등" 현대차보다 3배 이상 팔린 기아의 전기차 정체는?

기아 EV6 실내 /사진=기아

국내 전기차 시장이 길었던 관망 국면을 벗어나 반등 흐름을 만들고 있다. 2025년 1월 1,347대에 머물렀던 판매량이 2026년 1월 5,637대로 뛰며 전년 동월 대비 318% 증가했다.

단순한 기저효과만으로 보기엔 상승 폭이 크고, 실제로 수요가 다시 움직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차급별로 ‘살 만한 가격대’가 형성된 구간에서 판매가 집중되며, 시장이 프리미엄 중심에서 대중 중심으로 재정렬되는 흐름도 동시에 나타났다.

기아 점유율 64.4%, 월간 기준 ‘역대 최고’ 기록했다

기아 EV5 /사진=기아

이번 달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건 기아의 존재감이다. 기아는 3,628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64.4%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기아가 전기차 시장에서 이 정도 비중을 가져간 것은 사상 최고치로 정리된다.

전기차 전체 파이가 커지는 과정에서도 기아로의 쏠림이 더 강해졌다는 뜻이라, “회복 국면에서 승자가 누군가”를 숫자로 보여준 장면이다.

판매가 특정 차종에만 기대지 않고 여러 모델로 분산됐다는 점도 점유율 급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PV5가 ‘1,000대 클럽’ 유일, 라인업 촘촘함이 승부 갈랐다

기아 PV5 카고 /사진=기아

기아 판매를 끌어올린 1등 공신은 PV5다. PV5는 1,026대를 기록하며 월간 1,000대 이상 판매된 유일한 전기차 모델로 언급된다.

물류·배송·승합·레저 등 용도를 넓게 잡을 수 있는 PBV 기반 차량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제시되며, 실내 활용성과 가격 경쟁력이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중형 전기 SUV EV5(847대), 소형 전기 SUV EV3(737대)가 뒤를 받치며 500대 이상 판매 모델군을 형성했다. 반면 대형 전기 SUV EV9은 40대에 그쳐, 고가 전기차가 아직은 ‘대중 확산’의 중심이 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줬다.

현대차 점유율 22.6%, 성장했지만 격차는 더 벌어졌다

현대차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1월 1,275대를 판매해 점유율 22.6%를 기록했다. 판매 자체는 전년 동월 대비 258% 증가했지만, 기아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판매가 아이오닉 5와 5N 등 일부 주력 모델로 쏠리면서, 다양한 수요층을 폭넓게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이 224대에 머물며 기대 대비 힘이 덜 실린 모습으로 정리된다. 결과적으로 ‘대형 고가’보다 ‘실용형 대중 세그먼트’가 더 강하게 움직였다는 시장 신호가 현대차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르노·KG모빌리티, 존재감은 갈렸지만 변화는 확인됐다

르노코리아 세닉 /사진=르노

중견 브랜드들의 흐름은 엇갈렸다. 르노코리아는 준중형 전기 SUV 세닉으로 207대를 판매했지만, 전달 대비 44% 감소하며 상승 동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 양강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KG모빌리티는 무쏘 EV로 527대를 기록하며 ‘신규 진입 효과’를 입증했다. 다만 시장 구조 자체가 기아·현대차 쏠림이 강한 만큼, 성장 여력은 결국 상품 라인업과 가격대 확장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뒤따른다.

대형 전기 SUV는 주춤, 소형·준중형과 PBV로 무게중심 이동

기아 EV6 /사진=기아

이번 달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뚜렷하게 읽히는 흐름은 차급 이동이다. 아이오닉 9(224대)과 EV9(40대)처럼 대형 전기 SUV는 판매가 제한적이었지만, EV3(737대), EV5(847대) 등 소형·준중형 모델이 확실한 존재감을 보였다.

가격 부담이 덜하고 일상에서 쓰기 좋은 크기의 전기차로 관심이 이동하면서, 구매층이 ‘프리미엄 일부’에서 ‘대중 다수’로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여기에 PV5처럼 목적형 차량이 실사용 수요를 자극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중심이 “멋”에서 “실용”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강화됐다.

시장 회복 자체는 고무적이지만, 특정 브랜드로 점유율이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은 선택지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상반기에는 소형 전기 SUV와 PBV 중심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하반기에는 신차 투입과 부분변경 경쟁이 본격화되며 구도가 다시 흔들릴 여지도 있다.

결국 보조금 정책, 충전 인프라 확장, 가격 안정이 ‘회복이 일시적 반등인지, 추세 전환인지’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