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톡] 수천억 원의 교통위반 과태료·범칙금 어디에 쓰이나

송연순 기자 2023. 5. 2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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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8000억 상회…'깜깜이 쓰임' 논란
응급의료기금에 20% 출연…나머지는?
과속차량 단속하는 경찰. 사진=연합뉴스

도로교통법에 따른 과태료와 범칙금 예상수입액에서 응급의료기금으로 출연하는 비율을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교통위반 과태료와 범칙금 사용처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운전자와 보행자가 낸 범칙금과 과태료가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지만 '깜깜이 쓰임새'로 인한 논란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지난 11일 '응급의료법 개정안(응급의료기금 안정화법)'을 대표 발의했는데, 과태료 출연에 대한 유효기간을 삭제하고 과태료와 범칙금의 응급의료기금 출연 비율을 현행 20%에서 30%로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는 도로교통법에 따른 과태료와 범칙금 예상수입액의 20%를 응급의료기금으로 출연하고 있으며 과태료에 대한 유효기간은 오는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이 같은 한시적인 재원조성으로는 응급의료기금의 지속·안정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우회전 일시정지, 전동킥보드 관련 규제 등으로 인해 교통법규 위반 단속 대상의 폭이 넓어진 데다 무인 단속 장비확대와 스마트폰 공익 제보까지 이어지면서 국가가 징수하는 교통위반 과태료와 범칙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경찰이 징수한 교통법규 위반 범칙금 및 과태료는 2018년 7985억 원, 2019년 8455억 원, 2020년 8618억 400만 원으로 상승 추세를 고려하면 90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징수된 과태료 및 범칙금의 20%가 응급의료기금에 투입되는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액 국고로 들어가는데, 일반회계 세외수입으로 분류되면서 기본적인 나라 살림에 쓰인다는 것 외에는 어디에 얼마나 쓰이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일반회계인만큼 교통안전과 무관하게 쓰일 가능성이 높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거둬들인 수입을 온전히 교통안전을 도모하는 데 쓰자는 취지로 등장한 '교통안전시설 특별회계'는, 유럽,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도입된 제도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20대 국회에서 '교통안전시설 특별회계법안' , '교통안전시설 등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특별회계법안' 등 관련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임기 만료로 국회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경찰청 차장 출신의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로 과태료·범칙금의 50%를 재원으로 '교통안전기금'을 설치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에는 스쿨존 내에서 음주 운전자가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어린이들을 치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최근 부산에서도 등교하던 초등학교 어린이가 지게차에서 굴러내려온 1.5톤 원통화물에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도 일어났다.

따라서 과태료 및 범칙금으로 걷히는 액수가 커지는 만큼 도로 교통안전을 위한 펜스 설치 등 시설확충 등에 쓰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부 학교 앞 도로의 경우 차도와 보도가 구분되지 않아 상습적인 불법 주정차로 인해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펜스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은 국회에서 발의되었지만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경찰당국도 범칙금·과태료를 교통시설 개선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통시설 개선이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진행되다 보니 지역 간 격차가 발생하고, 부과 취지를 반영해 국민 안전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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