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드리운 어둡고 불안한 그림자 ‘2026 월드컵 망칠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글로벌 정치 갈등 속에서 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회가 스포츠를 넘어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CNN은 10일 분석 기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군사 정책과 정치 행보가 2026 월드컵 준비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월드컵 조추첨 행사에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으로부터 ‘FIFA 평화상’을 받았다. 당시 FIFA는 트럼프 대통령을 “대화와 긴장 완화의 기회를 만든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습하고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FIFA의 이 같은 결정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CNN은 “세계 평화를 강조해온 FIFA가 평화상을 수여한 지도자가 전쟁을 주도한 상황이 되면서 대회의 상징성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2026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한다. 하지만 대회 개최국과 관련된 정치·안보 변수도 적지 않다.
멕시코에서는 최근 대형 마약 카르텔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수장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 일명 ‘엘 멘초’가 군사 작전으로 사망한 뒤 대규모 폭력 사태가 발생해 최소 70명이 숨졌다. 이 사건은 월드컵 개최 도시 중 하나인 과달라하라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에 대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멕시코는 위대한 나라이고 각국에는 항상 문제가 존재한다”며 “정부와 치안 당국이 질서와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 역시 변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은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이들 국가는 모두 2026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이다. 특히 이란 축구대표팀의 참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란축구협회 메흐디 타즈 회장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 이후 월드컵을 희망적으로 바라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의 입국 제한 정책도 논란이다. 미국 국무부의 새로운 여행 제한 조치에 따라 이란 팬들은 월드컵 관람을 위한 비자 발급이 거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티, 코트디부아르, 세네갈 등 일부 국가 팬들도 비자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과거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에 참가하는 팀과 팬들이 개최국에 입국할 수 없다면 월드컵을 열 수 없다”고 말한 바 있지만, 현재 FIFA는 이 문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2026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48개국 체제로 열리며 총 104경기가 진행된다. 스포츠 가치 분석 기관 스포츠밸류는 이번 대회가 FIFA에 약 109억 달러(약 14조 원)의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했다.
CNN은 “2026 월드컵은 경기장 안의 축구뿐 아니라 세계 정치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존재감이 대회 전반에 드리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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