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제 '학살 미화' 논란…예술인 800여명 "문화워싱 거부"

김예리 기자 2024. 10. 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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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 800여 명이 '부산국제영화제의 문화워싱을 거부한다'고 연서명했다.

3일 "이스라엘의 가자 주민 집단학살과 팔레스타인 식민 지배 및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대한 공모를 거부하는 문화예술인들로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초청한 '개와 사람에 관하여'의 문화워싱을 거부하며 상영 철회를 촉구한다"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문화워싱을 거부하는 문화예술인 선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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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사람의 관하여'초청 상영에문화예술인 800여명 연명
'이스라엘 학살 미화' 논란 낳아, 베니스서 영화인 700여명 서명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안내 페이지 갈무리

문화예술인 800여 명이 '부산국제영화제의 문화워싱을 거부한다'고 연서명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살상이 1년에 접어든 시점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집단 학살을 미화한다고 비판 받은 영화를 초청작으로 상영한다는 비판이다.

3일 “이스라엘의 가자 주민 집단학살과 팔레스타인 식민 지배 및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대한 공모를 거부하는 문화예술인들로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초청한 '개와 사람에 관하여'의 문화워싱을 거부하며 상영 철회를 촉구한다”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문화워싱을 거부하는 문화예술인 선언'이 나왔다. 주최 측에 따르면 3일 오후 6시께 기준 805명이 연명했다.

이들은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을 앞둔 '개와 사람에 관하여'를 두고 “영화는 현실을 은폐하고 사실을 교란해 역사를 왜곡하며 집단학살을 정당화하는 이스라엘의 프로파간다에 봉사한다”고 비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해당 영화를 3일, 5일, 10일 상영하며, 3일과 5일엔 대니 로젠버그 감독과 배우 등이 참여하는 GV(상영 직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개와 사람에 관하여'는 하마스 공격 약 1달 뒤 가자지구와 접해 있는 키부츠에서 '올 로케이션'(all location·모두 현지 촬영했다는 의미)으로 촬영했다. 홈페이지에는 이 영화에 대해 16세 이스라엘 소녀가 10월7일 하마스 공격으로 잃어버린 개를 찾기 위해 자신이 살던 가자지구 인근 키부츠에 들어가는 여정을 담았으며, 소녀가 다양한 인물들을 “차례로 만나며 전쟁이 남긴 참혹한 현실을 목도”한다고 소개한다.

▲지난달 28일 헐리우드리포터 보도 갈무리

문화예술인들은 “(촬영) 당시 이스라엘은 가자 주민 1만 1000여명을 학살한 상태였고 홀로코스트 역사학자들은 이미 침공 첫 주에 이것을 집단학살로 규정하길 주저하지 않았다”며 “영화가 그날을 재구성하는 동안 230만 가자 주민 90%는 무차별 공습과 '강제 대피령'으로 끝없는 피란길에 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이 영화를 초청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침묵하고 감독의 궤변을 지지하기를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화예술인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는 BDS 운동(보이콧, 투자 철수, 경제 제재)을 통해 현 식민 체제 유지에 공모하는 문화예술 행사와 작품을 거부할 것을 요구해왔다”며 “이에 우리는 영화라는 소프트파워로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과 식민 지배를 지우고, 아파르트헤이트와 집단학살을 정당화하는 '개와 사람에 관하여'의 상영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명실공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의 이번 행보는 한국 영화계의 무관심과 침묵에서 기인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며 “침묵을 깨고 우리와 함께 할 것을 동료 영화인들에게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선 700여명의 영화인들이 <개와 사람에 관하여> 등 2편의 영화 상영 철회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영화감독 엔리코 파렌티와 소라 네오,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하니 아부-아사드, 사울 윌리엄스 등이 서한에 참여했다.

이들 영화인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촬영된 <개와 인간의 시간>은 대량학살을 미화한다”며 “영화제는 가해자가 누구든 상관없이 아파르트헤이트 범죄, 인종 청소 및 대량 학살에 연루된 작품을 프로그래밍해서는 안 되며, 향후에도 이를 자제해야 한다. 영화제를 비롯한 국제 문화 무대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을 아트워싱하는 것은 지극히 부도덕한 행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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