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적극 예방 빛난 인천 도림고 학생자치회
학폭 방지 ‘가디언즈’… 한 학기만에 ‘제로’ 기적
자체 순찰대 모집, 100여명 신청 호응
OX퀴즈·자유발언, 폭넓은 참여 유도
학생회장 “단발 아닌 지속 활동 실천”

“학생들은 학교폭력 방관자에서 예방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인천 남동구에 있는 도림고등학교는 지난해 2학기 학교폭력 ‘0건’을 기록했다. 직전 학기엔 10건에 달했으나 1학기만에 큰 폭의 변화를 이뤄냈다. 변화를 이끌어낸 건 다름 아닌 학생들이었다.
학생자치회장을 맡고 있는 공선재 군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교육자료로 보던 학교폭력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자치회장을 맡으면서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는 “학생자치회 내부 임원들을 설득하는 일부터 시작했다”며 “임원들이 참여하는 리더십 캠프에서 학교폭력으로 인한 갈등 상황을 재연하면서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설득했고, 학생자치회 중심의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하자는 데 의견 일치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먼저 학교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 학생들의 생각을 조사했다. 설문조사에는 300여 명이 참여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다수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진행하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등에 대해 ‘효과가 없다’고 응답하는 등 부정적이었다. 이에 눈으로 체감할 수 있는 활동을 진행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학생들이 참여하는 갈등 예방 순찰대 ‘가디언즈 오브 더 도림’이다. 순찰대엔 100여 명의 학생들이 신청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또 점심시간에 진행된 ‘학교폭력 예방 버스킹’은 OX퀴즈와 함께 자유발언 방식으로 4차례 진행됐는데, 매회 수십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대해 배우면서 자신들의 생각을 다른 학생과 공유할 수 있는 무대가 됐다.
학생자치회 1학년 대표인 최하영군은 “OX 퀴즈가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한 학생은 자유발언에서 그동안 자신이 학교폭력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다고 말하며 변화를 다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군은 이어 “물리적인 폭력도 있지만 학교생활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이 언어폭력”이라며 “언어폭력을 줄이기 위한 활동도 지속하고 있고, 확실히 1년 전과는 학교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공군은 학생자치회 임원들이 달라지더라도 ‘학교폭력 제로’가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공군은 “그동안 단발성 행사가 아닌 지속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고 실천했다. 그로 인해 학교폭력이 줄어드는 등 변화를 체감할 때마다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진행될 것이고,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도림고 최동석 교사는 “교사가 주도적으로 진행했다면 이러한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 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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