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LNG 수출량 20% 내수용 비축 의무화...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내년 7월부터 시행…"기존 계약에는 영향 없어"
한국, LNG 수요의 약 40% 호주에 의존...지난 4월 '한국-호주 에너지자원 안보 공동성명'

호주가 가스 수출량의 20%를 내수용으로 비축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생산량의 16%에 해당한다.

호주 정부는 기존 계약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고, 향후 계약과 현물 시장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이 지난 4월 '한국-호주 에너지자원 안보 공동성명'을 발표했지만, 한국의 호주산 LNG 의존도가 최고 40%에 달해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호주는 세계 2위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이다. 주로 한국·일본 등 동북아시아에 LNG 가스를 수출한다. 한국은 호주산 LNG 의존 비율이 30~40%에 달한다. 지난 2025년 7월에는 호주에서 133만8000톤의 LNG를 들여 왔다.

사진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 중인 미얀마 해상 가스전. / 포스코인터내셔널

7일(현지시간) 크리스 보언 호주 기후에너지부 장관은 호주가 항상 안정적으로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내년 7월 1일부터 LNG 생산 업체들이 수출량의 20%를 인구가 밀집된 동해안 시장용으로 비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보언 장관은 이를 통해 호주 내수 공급 부족을 방지하는 한편, 호주 LNG를 국제 시장가스 가격에서 분리해 자국내 LNG 가격 안정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호주가 항상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국이라는 점을 전 세계가 잘 이해하도록 무역 상대들과 긴밀히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호주 정부가 이처럼 LNG 정책을 변경한 이유는 에너지 안보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호주 경쟁 당국인 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지난달 초 가스 성수기인 올해 겨울에 시드니·멜버른·캔버라 등 대도시들이 있는 동해안 지역의 가스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또 호주 동해안 지역에 위치한 가스전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이르면 2029년부터 이 지역에서 가스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이유로 풀이된다.
문제는 호주가 중동전쟁 발발 이후 LNG 수출을 중단한 카타르를 대신해 세계 제2의 LNG 수출국이 됐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과 한국 LNG 수요의 약 40%를 담당하는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핵심 가스 공급처 역할을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호주와 에너지자원 안보 공동성명을 발표한 만큼 우려처럼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 지난달 말 호주와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LNG·경유 등 석유제품의 안정적인 상호 공급을 위해 협력하자는 내용을 담은 '한국-호주 에너지자원 안보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호주는 한국의 최대 LNG 공급국이자 콘덴세이트(초경질유·천연가스 채굴 시 부산물로 나오는 액체 탄화수소)와 핵심 광물의 주요 공급국 중 하나이다. 반면, 한국은 호주의 주요 정제 석유제품 공급국 중 하나이자 최대 경유 공급국이다.

한편, 호주 정부는 이날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해안 오트웨이 분지에 있는 애니 가스전의 LNG 개발 사업을 승인했다.

매들린 킹 호주 자원부 장관은 "이번 허가로 내수용으로만 공급되는 가스가 추가 생산돼 호주 동해안의 잠재적 공급 부족 위험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빅토리아주 정부는 애니 가스전이 생산을 시작하면 빅토리아주 연간 가스 소비량의 3분의 1 이상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