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연매출 300억을 바라보는 패션 브랜드 세터 인터뷰


small, but big interview 시리즈는 단단하게 성장하는 작은 브랜드 사례를 소개합니다.
스몰 브랜드의 창업자를 직접 만나기 어려우실 여러분들을 대신해서, 2,000명 이상의 작은 브랜드 창업자를 만나본 저희가 요목조목 궁금한 것들을 여쭤보고 알려드려요. 오늘 소개할 브랜드는 4년만에 300억 매출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 미친듯이 성장 중인 패션 브랜드 '세터(SATUR)'🌊입니다.



✍️ smallbrander's 핵심 요약
1. 연 평균 성장률이 400%일 정도로 빠른 성장을 하는 브랜드예요.
2020년 창업 후, 2021년 10월 법인 설립을 한 패션 브랜드가 3년만에 월 매출 9억 원을 달성했어요. 그리고 2023년에는 연매출 300억을 바라보고 있고요. 자본금이 많지도, 대표가 인플루언서이지도 않았다고 해요. 세터는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을까요?
2. 고객과의 끈끈한 유대감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브랜드에요!
주로 보헤미안 스타일의 리조트룩을 만드는 세터는 다른 패션 브랜드처럼 멋진 취향을 뽐내는 것보다 '고객과의 소통'에 집중하는데요. 세터가 왜 이렇게까지 고객과 소통하는 건지 궁금했어요.
3. 할 수 있는 모든 SNS 채널은 다 운영하고 있어요.
SNS 채널 하나도 제대로 운영하기 어려운데, 세터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뉴스레터 등 다양한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과연, 이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그리고 SNS 채널 운영 노하우는 무엇인지 궁금했어요. 참고로, 세터는 현재 퍼포먼스 마케팅에 월 300만 원 정도만 쓰고 있대요. 매출의 1%가 안되는 수준이죠. 👀


✔️ 세터(SATUR) 간단 요약


Chapter 1 . 창업

Q. 세터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학교를 다닐 때도 꾸준히 일했고, 졸업한 후에는 패션 디자이너로 직장 생활을 2년 반 정도 했어요. 이후 의류 프리랜서로 일을 하던 것이 사업이 되어 버렸죠.
제가 처음에 했던 의류 사업은 규모가 꽤 커져서, 제조 업체를 인수도 할 정도였는데요. 그러다, 한 순간 큰 일을 겪게 되며, 회사를 정리하고 큰 채무를 지게 되었습니다.
모든 의욕을 상실한 절망의 순간, 업무적으로 두터운 신뢰를 쌓은 분들께서 감사하게도 “양양에 있는 마당 빌려줄게. 티셔츠 팔아볼래?”라고 제안을 주신다던지, 패션 업계에서는 정말 어려운 일인 ‘선 물건, 후 결제' 조건을 허락해주셨어요.
그런 감사함들이 모여 세터가 시작되었죠. 스타렉스를 끌고 양양에 가서 티셔츠를 팔고, 서퍼를 위한 브랜드인 ‘아이니드 세터데이’를 시작했습니다.

Q. 서핑 자체가 당시에는 대중성이 떨어지는 편이라, 고객이 적었을 것 같은데 괜찮았나요?
  • 저는 어떤 시장에 진입할 때 대중적인 카테고리부터 노리지 않아요. 무조건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구체적인 키워드부터 시작해서 점점 영역을 넓혀가죠. 서핑할 때 필요한 옷이라던지,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20세 남성들이 입을만한 옷처럼 말이에요. 고객이 ‘필요’해서 살 수 밖에 없는 제품군은 '브랜드 인지도'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이 더 중요하거든요.
아이니드 세터데이의 '웜다운'이 그랬어요. 우리나라의 서핑은 여름보다 겨울이거든요. 여름에 파도가 없어서요. 그래서, 겨울에 서핑을 하고 입을 아우터가 무조건 필요해요. 시장을 봤는데 국내에는 그런 제품이 없고, 해외 제품은 비싸더라고요. 잘 만들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방수와 방풍이 되는 웜다운을 만들었고, 와디즈에서만 1.6억의 누적 펀딩을 달성했습니다.

Q. 서핑 의류 브랜드와 지금의 ‘세터'는 언뜻 연결되지 않는데, 어떻게 진화한건가요?

이렇게 보시면 간단해요. '서핑'은 하나의 레포츠잖아요. 서핑의 상위 문화가 '보헤미안'이에요. 보헤미안은 감성이자 라이프스타일이고, 서핑은 레포츠의 한 종류라 전혀 달라보이겠지만 실은 이 둘이 섞여 있거든요. 그리고 여기서 한 차원을 더 넓혀보면 보헤미안을 품는 휴양지, 레저, 리조트와 같은 '자연주의'가 나와요. 그러니까 서핑이라는 세부 카테고리에서 시작해서 수영, 리조트로 점점 확장하게 되는거죠.

이제, 리조트와 휴일(=토요일)을 연결시키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워지죠? 세터는 토요일에 입는 옷이예요. 누구에게나 토요일은 공평하게 주어지죠. 즉, 누구나 놀러갈 때는 세터를 입을 수 있는거에요. 이런 개념 확장을 통해 "놀러갈 때 입을만한 옷" 브랜드인 세터가 탄생했고요. 이런 게 바로 브랜드가 설파하는 프로파간다, 즉 '브랜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ditor's Notes ✍️
근사한 보헤미안을 떠오르게 만드는 세터도, 초기에는 고객의 '니즈'가 분명한 구체적인 카테고리에서 시작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어요.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확보한 고객층을 감성과 라이프스타일로까지 발전시켜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자리매김시키는 과정이 놀랍지 않나요?


Chapter 2 . 차별점

Q. 세터는 '무신사'에서 매 번 상위권에 있더라구요. 어떻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나요?

저희는 소재든, 디자인이든 '유니크함'을 한 가지씩은 꼭 더해서 제품을 만들어요. 우리 제품에만 있는 무언가를 꼭 넣는거죠. 제품이 유니크하니, 많은 분들이 저희 제품을 찾을 수밖에 없어요.
지금 무신사 남성 카테고리에서 '니트'나 '아우터' 제품들을 한 번 보세요. 저희 제품이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높은데도, 조회 기간을 늘리면 늘릴수록 상위 100개 안에 드는 세터 제품이 더 많아져요.


이런 유니크함 덕에 세터는 초창기부터 패션 커뮤니티에서 회자가 많이 됐어요. 제품의 가짓 수는 얼마 안되는데 판매량이 계속해서 높아졌죠. 자연스럽게, 고객분들께서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도 못 사는 현상들이 일어나게 됐고요.
이를 패션 유튜버분들이 콘텐츠로 다뤄주시기 시작했어요. 유튜버는 항상 화제가 되고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잖아요? 그러니, 사고 싶어도 못사는 세터의 제품을 다룰 수 밖에 없어지는거죠. 그렇게 유튜브에서 저희 제품이 다뤄진 후 폭발적으로 주문이 몰려들기 시작했어요.


Q. 그런 콘텐츠는 반짝 주목을 받고 끝났을 수도 있잖아요. 점점 성장하고 있는 비결이 있나요?


무조건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상품, 모객, 접객, 고객 관계 관리의 밸런스요. 이 4가지는 제가 사업 전체를 체크하는 키워드이기도 해요.
첫 번째로 상품. 우리의 상품이 고객들이 만족할 정도로 괜찮은가, 계속 개선이 되고 있는가를 체크해요.
두 번째로 모객. 새로운 고객이 원활하게 모집되고 있는지 체크하고요.
세 번째로 접객. 고객이 오셨을 때 A부터 Z까지 전체 경험이 원활하게 이어지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고객이 구매한 후 떠나지 않도록 잘 붙들고 있는지, 고객 관계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체크해요.
이 중에 어느 하나만으로는 답이 될 수 없어요. 결국 이 4가지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필수적인데, 많은 업체가 이 중 하나에만 몰빵을 하죠. 그러면, 영속성이 적어질 수 밖에 없어요. 이 말은 '기업화'가 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회사의 영속성이 적다는 건, 결국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브랜드'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제게 ‘브랜드'란 ‘재구매'입니다. 저 4가지 중 하나라도 빼놓으면 고객이 재구매를 하는, 영속성 있는 브랜드를 만들 수 없어요.


Editor's Notes ✍️
세터의 이야기를 이쯤 듣다 보니, 세터의 성공 비결은 다름 아닌 '성실함'과 '집요함'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세터 손호철 대표의 머릿 속에 "우리 브랜드는 AA를 잘하니까, BB는 조금 못해도 된다."는 생각은 끼어들 틈도 없는 것이 분명해 보였거든요.


 Chapter 3 . 마케팅

Q. 세터는 정말 다양한 소통 채널을 운영하고 계세요. 각각의 채널의 용도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뉴스레터, 카페 등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온라인에서 물건을 팔 때 우리가 가진 도구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이라는 3가지 총알 뿐이니까요. 그러니, 이미지를 활용하려면 인스타그램, 영상은 유튜브, 텍스트는 블로그를 선택하는 거죠.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는 모객을 위해 사용하고 유튜브는 기록용으로 시작했는데, 요즘에는 유튜브에서 검색을 많이 하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유튜브는 투자할 만한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고 현재 열심히 빌딩하고 있어요.
뉴스레터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편집만해서 올리면 되기 때문에, 고객 관계 관리의 용도로 운영하고 있고요. 네이버 카페도 비슷해요. 사실 카페를 통해 구매하는 고객은 많지 않지만, 카페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 애착심이 큰 '코어 고객'이 많아요. 그 분들을 위한 응접실로 활용하고 있죠.

Q. 사실 다른 패션 브랜드에서는 잘 시도하지 않는 방식이긴 하잖아요.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패션 브랜드라고 하면 대부분 그렇잖아요. 인스타그램만 봐도 멋진 사진에 짧은 글, 끝!! 길게 설명하고 고객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세터와는 조금 다르죠.
저는 고객분들과 대화를 정말 많이 해요. 인스타그램용 휴대폰을 따로 쓸 만큼 고객분들과 자주 소통하거든요. 실시간으로 세터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밀린 DM에 답장 하고, 고객분들과 식사도 종종 하죠. 고객분들이 세터라는 브랜드를 꾸준히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고객분들에 대해서도 계속 분석합니다.
세터 초반에는 "브랜드를 왜 이렇게 '쇼핑몰'처럼 운영하냐"는 말도 종종 들었어요. 그런 코멘트를 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콘텐츠에 감도만 살짝 넣는게 '브랜딩'이라고 생각하더라구요. 그렇게 말했던 분들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제가 다 이긴 것 같아요. (웃음)
브랜딩은 사람의 머릿 속에 '심상'을 만들어야 해요. 시각, 후각, 미각, 청각, 촉각의 오감으로 공감각을 자아내는 영역이죠. 여기에, 플러스 알파로 경험까지 더해주는 것! 이렇게 종합 예술 같은 '브랜딩'에서 오직 이미지, 텍스트, 비디오로 고객의 시각 정도만 확보한다? 그럼 시간이 흘렀을 때, 제가 이길 수 밖에 없는 게임이지 않을까요?

패션회사의 사업일기, 코디추천, 도식화 기초강의 등 패션에 관심이 있는 고객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세터의 유튜브 채널 세터업

Editor's Notes ✍️
마케팅과 브랜딩이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빠르게 실행해내는 세터.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작게 시작할 때는 우선 ‘장사'만 잘해도 돼요. 다만, 그걸 코어있게 해내는게 관건이죠.
브랜딩, 마케팅, SNS는 도구일 뿐이에요. 그 것보다는 우선 내 물건을 친구에게 팔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가 제품의 효용 가치를 제대로 느끼고 진심을 담아 다른 친구에게 추천할 정도가 되어야 하죠.
내가 잘할 수 있는 장사법이 무엇인지를 우선 제대로 찾아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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