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시승] 쌍용 토레스 vs 르노 QM6, 당신의 선택은?


르노코리아 QM6가 싹 틔운 국내 ‘가성비’ 중형 SUV 시장에 쌍용자동차 토레스가 도전장을 던졌다. 2천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신선한 안팎 디자인과 3종 저공해차 혜택을 만족하는 파워트레인, 풍성한 안전 및 편의장비를 갖춰 등장했다. 오늘 <로드테스트>는 QM6와 토레스, 두 맞수를 붙여 상대적 장단점을 꼼꼼히 살폈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서동현 기자

오늘 비교시승은 아래 여섯 가지 항목으로 나눠 비교하고자 한다.

Round① : 차체 크기 비교
Round② : 실내 공간 비교
Round③ : 안전 및 편의사양 비교
Round④ : 주행성능 비교
Round⑤ : 연간 자동차세 및 보험료, 유류비 비교
Round⑥ : 보증기간 및 서비스 비교

Round① : 차체 크기 비교

확실히 토레스의 체격이 조금씩 더 크다. 25㎜ 길고 35㎜ 넓으며 50㎜ 높다. 실물이 전하는 분위기 역시 다르다. 매끈하고 부드러운 ‘덩어리감’을 강조한 QM6와 달리, 토레스는 투박하고 터프한 이미지를 앞세운다. QM6가 도심 환경에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면, 토레스는 독특한 개성을 뾰족이 앞세워 시선을 끈다. 단, 앞뒤 바퀴 사이 거리는 QM6가 25㎜ 더 넉넉하다.




공차중량은 2WD 기준으로 모두 1.5t(톤) 대. QM6가 50㎏ 더 나가며, 토레스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넣으면 1,610㎏까지 올라간다. 휠타이어 사양도 다르다. 토레스는 17인치를 기본으로 20인치 휠까지 신는 반면, QM6는 18 & 19인치 두 가지가 들어간다. 타이어 사이즈도 눈에 띈다. 시승차는 토레스가 20인치, QM6가 19인치 휠을 끼웠다.






가족용차로 접근하는 소비자는 적재공간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트렁크 기본 용량(VDA 기준)은 토레스가 703L, QM6가 676L로 토레스가 27L 더 여유롭다. 반면, 2열 시트를 접은 최대 용량으로 비교하면 토레스가 1,662L, QM6가 1,690L로 역전이다. 즉, 두 맞수의 적재공간은 거의 같다. 참고로 현대 투싼은 622L, 싼타페가 634L, 기아 스포티지 637L, 쏘렌토가 705L의 기본 용량을 지녔다.

Rou nd② : 실내 공간 비교

QM6


토레스


QM6(왼쪽) / 토레스(오른쪽)


QM6(왼쪽) / 토레스(오른쪽)


QM6(왼쪽) / 토레스(오른쪽)

어느덧 데뷔 6년차를 맞은 QM6와 ‘신상’ 토레스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건 실내 디자인이다. 색상 구성과 디스플레이 크기가 대표적이다. 다만, ‘화려한 디자인’과 ‘사용하기 편한 구성’은 다른 문제였다. 가령, 토레스는 공조장치 패널을 아우디처럼 모니터로 구성했다. 보기엔 예쁜데, 위치가 낮아 운전하면서 조작할 때 눈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 또한, 디지털 계기판은 글씨 크기가 작아 가독성이 좋지 않다.

그러나 두 가지를 제외하면 토레스의 구성이 한결 낫다. 공조장치 불편한 건 QM6도 마찬가지. 모니터 안에서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주행 중 조작이 수고스럽다. 특히 토레스는 대시보드가 낮고 평평해, 주변 시야가 ‘탁 트인 듯’ 쾌적하다. 아이들 공책만한 크기의 사이드미러도 한 몫 톡톡히 보탠다. 스티어링 휠의 버튼 구성도 더 직관적이다.

QM6


토레스

2열에서도 상대적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리 공간은 두 차가 거의 비슷하다. 건장한 남자 성인 2명이 앉아도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다만, 시트 형상 차이가 눈에 띈다. QM6의 방석 길이가 넉넉해, 허벅지 끝까지 받쳐주는 느낌이 좋다. 반면, 머리 공간은 토레스가 압도적이다. 1열보다 높은 지붕 덕분에, 특히 2열에 앉았을 때 개방감이 좋다. 송풍구 아래에 수납공간을 2층으로 마련한 점도 마음에 든다. 대신, QM6엔 파노라마 선루프가 들어가고, 토레스는 평범한 선루프만 선택할 수 있다.

Round③ : 안전 및 편의사양 비교

다음은 안전 및 편의사양 비교. 두 차 모두 기본 트림부터 풀 LED 헤드램프, 차음 윈드실드 글라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풀오토 에어컨 등을 갖춘 점이 눈에 띈다. 다만, 트림에 따른 사양 차이도 제법 있었다.

QM6


토레스

가령, 1열 통풍 시트와 2열 열선 시트의 경우 토레스는 T7, QM6는 RE 시그니처 트림부터 들어간다. 다음은 창문. 토레스는 기본 트림에 ‘오토 다운 윈도우(운전석만)’를 넣었고 상위 트림에만 1열 오토 업앤다운 기능을 담았다. 반면, QM6는 가장 기본 트림부터 1열 원터치 파워윈도우가 들어간다. 또한, ECM 룸미러 및 하이패스 시스템 역시 토레스는 T7 상위 트림에만 들어가며, QM6는 기본 모델부터 만날 수 있다. 브레이크 차이도 눈에 띈다. 토레스는 앞 벤틸레이티드, 뒤 솔리드 디스크를 쓴다. 그러나 QM6는 앞뒤 모두 V디스크를 심었다. 즉, 기본 구성은 QM6가 한층 알차다.

QM6(왼쪽) / 토레스(오른쪽)

반면, 편의장비와 옵션 구성은 토레스의 우세다. 기본 트림부터 디지털 계기판과 12.3인치 중앙 모니터를 깔았다. QM6는 기본 MP3 오디오가 들어가며, 113만 원짜리 S링크 패키지Ⅰ 옵션을 넣어야 8.7인치 내비게이션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 등으로 구성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은 토레스가 100만 원 옵션인 반면, QM6는 181만 원짜리 S링크 패키지Ⅱ에 ADAS와 8.7인치 내비, 후방 카메라, 주차 보조 시스템 등을 묶었다. 옵션 구성은 토레스가 더욱 담백하다.

Round④ : 주행성능 비교

주행성능 비교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외모에서 느낀 두 맞수의 지향점 차이가 주행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가속 성능은 토레스가 한층 시원스러웠다. 배기량은 500cc 낮은데, 과급기 덕분에 저회전부터 농밀한 토크를 뿜어낸다. 도심에서 조금 더 기운차게 나가는 차를 원하면, 토레스가 취향에 맞을 듯하다. 다만, 출력 뽑아내는 ‘감각’은 QM6가 자연스러웠다. 토레스는 좀 더 ‘잘 나가는 느낌’을 위해, 가속 페달 밟는 초반부에 힘을 몰았다. 때문에 부드럽게 출발하는 게 꽤 힘들었다. 또한, 추월 가속할 땐 6단 자동기어의 한 박자 느린 반응이 사뭇 아쉬웠다. 이러한 감각은 티볼리, 코란도와 같다. 엔진의 힘을 좀 더 선형적으로 분출하도록 다듬으면 좋을 듯하다.


시속 100㎞까지 가속은 토레스가 한층 빨랐지만, 의외로 그 이상 고속 영역에선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았다. 배기량 차이로 인한 결과가 명백하다. 또한, QM6의 경우 고속에서 엔진 회전수를 더 낮게 써 효율을 높이는 데 유리했다.

즉, 속도 영역에 따른 두 차의 차이는 명확했다. 토레스는 평범한 도심 주행이 즐겁다. 시원한 중저속 가속 성능과 탁 트인 시야 덕분에 SUV 운전이 처음인 사람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그러나 고속으로 갈수록 QM6의 밸런스가 돋보였다. 노면 변화에 따른 차체 거동이 한층 깔끔하고 안정적이다. 굽잇길에서 자세를 제어하는 능력도 QM6가 뛰어났으며, 특히 2열 승객이 느낀 승차감 역시 QM6가 편안했다. 속도 욕심을 버릴 수 있고, 임도보다 포장도로에서 안정감 있는 차가 좋다면 QM6가 나은 선택일 듯하다.

그러나 의외로, 고속에서 실내 정숙성은 토레스가 뛰어났다. 공기저항에 불리한 각 잡힌 외모에도 불구하고, 바람 소리와 바닥 소음이 실내로 크게 들어오지 않는다. 방음 설계를 꼼꼼히 한 흔적이 엿보인다. 특히 토레스는 동급 경쟁 모델 중에서도 실내 정숙성이 좋은 편에 속한다.

Round⑤ : 연간 자동차세 및 보험료, 유류비 비교

다음은 유지비 비교. 우리나라 연간 자동차세는 배기량이 클수록 비싸다. 1.5L인 토레스는 약 27만 원, 2.0L인 QM6는 약 52만 원이 나온다. 그러나 세금의 차이는 연료비로 메울 수 있다. 9월 넷째 주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1L 당 1,741원)을 기준으로 연간 15,000㎞ 주행하는 운전자의 연간 유류비를 계산해봤다. 토레스는 약 235만 원, QM6는 약 217만 원이 발생했다.

차 가격은 토레스가 2,740만~3,020만 원. 시승차는 T7 트림에 하이디럭스 패키지(170만 원/20인치 휠타이어, 고급 천연가죽 시트, 동승석 파워시트, 3D 매쉬매트), 세이프티 선루프(50만 원), 딥 컨트롤 패키지(100만 원), 사이드 스텝(45만 원), 사이드 스토리지 박스(30만 원), 사륜구동(200만 원), 투톤 익스테리어 패키지(40만 원) 옵션이 들어가 총 3,655만 원이다. 이렇게 사양 욕심을 부리면, 투싼‧스포티지와 비교해 썩 저렴하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QM6는 2,779만~3,505만 원. 시승차는 프리미에르 트림에 클라우드 펄(19만 원), 파노라마 선루프(108만 원), 사이드스텝(39만5,000원)이 들어가 총 3,671만5,000원이다. 즉, 두 차 모두 최상위 트림에 옵션을 풍성히 담으면 3,400만~3,600만 원대로 비슷하다.

보험료 차이는 어떨까? 34세 운전자 기준으로, 블랙박스 특약이나 티맵 특약 등을 모두 제외한 금액으로 비교했다. 토레스는 약 78만 원, QM6는 약 105만 원이 나왔다. 물론 운전경력과 보험사 등을 운전자마다 비용이 전부 다르지만, 조건을 동일하게 맞췄을 때 토레스가 더 저렴했다. 참고로 같은 보험사 기준, 싼타페는 약 89만 원, 투싼은 약 73만 원, 쏘렌토가 약 83만 원, 스포티지가 약 77만 원이 나왔다.

Round⑥ : 보증기간 및 서비스 비교

보증기간 차이도 눈에 띈다. 참고로 제조사 보증기간은 크게 ①차체 및 일반부품 ②동력전달계통(엔진/변속기) 등 두 가지로 나눈다. 토레스의 차체 및 일반부품 보증기간은 3년/6만㎞. 5년/10만㎞를 제공하는 올 뉴 렉스턴과 비교하면 조금 아쉽지만, 기간은 QM6와 같다.

두 차 모두 보증연장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쌍용차는 ①4년/8만㎞, ②5년/10만㎞, ③7년/15만㎞ 등 세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가격은 40만~130만 원. 르노코리아자동차는 ①4년/8만㎞, ②5년/10만㎞, ③6년/12만㎞, ④7년/14만㎞ 등 네 가지 상품으로 나눈다. 가격은 37만~123만 원으로 조금 더 저렴하다. 연간 주행거리가 길고 5년 이상 장기 보유할 생각이라면 보증연장 프로그램도 고민해볼 만하다.

총평

2,7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토레스와 QM6. 토레스는 개성 강한 외모와 ‘요즘 차’에 걸맞은 디지털 장비, 넉넉한 2열 공간과 호쾌한 중저속 가속 성능이 장점이다. 반면, QM6는 차분하고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토레스보다 소폭 더 여유 있는 최대 적재공간, 밸런스가 돋보이는 온로드 성능을 갖췄다. 올 하반기, 국내 ‘가성비’ SUV 시장의 주도권은 누가 움켜쥘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을 모은다.

<제원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