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베테랑2’ 정해인 “조태오와 다른 빌런, 부담 없었죠”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팀에 수상한 막내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해 벌이는 추격전을 담은 액션 범죄 수사극이다. 1341만 관객을 모은 ‘베테랑’(2005) 이후 9년 만의 속편으로,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정해인은 서도철 형사의 눈에 띄어 강수대에 새롭게 합류한 신입형사 박선우를 연기한다. 이번 작품으로 첫 빌런에 도전, 소름 돋는 ‘동공 연기’로 열연을 펼쳤다.
최근 인터뷰에서 만난 정해인은 ‘베테랑2’ 합류 소감을 묻자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 지금도 기억 나는데 제가 성수동 카페에서 쉬고 있을 때 (제작사) 강혜정 대표가 연락을 줬다. 재미난 걸 같이 해보고 싶은데 만날 수 있을까 싶다고 해줘서 찾아 뵙게 됐다. 류승완 감독님이 우리가 하는 게 ‘베테랑2’라고 하셨는데 시나리오도 안 보고 하겠다고 했다. 그때는 완성고 나온 상태가 아니었다. 거의 3시간 가까이 영화 이야기만 했다. 그 자리에서 확신이 들었던 게 감독님이 얼마나 고민해서 준비했고 캐릭터에 얼마나 애정을 쏟는지 느껴져서 처음으로 대본을 안보고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베테랑2’ 합류 후 기쁘고 설레는 마음과 함께 두려움과 부담도 느꼈단다. 전작이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
그는 “대본리딩 때부터 신기했다. 제가 극장에서 본 선배들과 실제로 대사를 맞춰보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그때 실감나더라. 혼자서 집에서 대본 볼 때는 막연했는데 촬영이 기다려지고 설렜다. 약간 두려웠다”며 “전작이 워낙 잘돼서 부담이 있었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만 빌런 캐릭터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며 “오히려 캐릭터 부담은 없었다. ‘베테랑’ 1편과 2편은 이야기가 다르고 전개 방식이 다르다. 빌런의 성향과 결이 달라서 거기에서 오는 부담은 없었다. 제 연기에 집중하고 순간에 몰입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박선우는 1편의 조태오와는 다른 결의 빌런이라며 “조태오는 절대 악이고 발산하는 불같은 성질의 빌런이라면, 저같은 경우는 악이기도 하지만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혼란스러운 혼돈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굳이 설명하자면 차가운 쪽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정해인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류승완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박선우의 전사보다는 상황과 순간에 집중해 연기했다고 했다.
그는 “류승완 감독님이 박선우는 존재만으로도 불쾌함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캐릭터 전사도 질문을 많이 드렸는데 순간과 현상에 집중하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박선우에게 사연과 서사가 생길수록 더 어려워질 수 있겠다 싶어서 다 걷어내고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동공 연기’ 비결에 대해서는 “타이트한 앵글이 많아서 제가 작업한 작품 중 가장 거울을 많이 들여다봤다. 평소에 저는 거울을 잘 안본다. 신경 안쓰고 편하게 연기하는 스타일인데 이번 작품은 조금의 시선 처리와 눈 깜빡임에도 의미가 달라질 수 있어서 거울을 들여다보며 연습을 많이 했다”며 “시선의 머무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제가 자료를 차다보니 사람을 쳐다볼 때 몇 초 이상 쳐다보면 불편함을 줄 수 있다고 해서 그런 것들을 신경 썼다”고 말했다.
정해인은 첫 촬영부터 든든한 응원을 보내준 선배 황정민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너무 감사하게도 첫 촬영 끝나고 황정민 선배가 잘했으니 국밥이랑 소주 한잔할까 묻더라. 촬영이 늦게 끝났는데 함께 국밥을 먹으러 갔다. 정말 감사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당시 선배도 술을 잘 안드실 때인데 절 배려한 거였다”며 “처음엔 무섭지 않을까 하는 혼자만의 노파심이 있었는데 첫 촬영에 바로 없어졌다. 선배님이 츤데레고 정도 많다. 툭툭 뱉는데 그 안에 따뜻한 정이 있는, 따뜻한 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정민 선배의 대단한 연기를 1열에서 직관한 느낌이다. 선배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았다. 연기도 티키타카가 중요하고 상대방과 주고받는 에너지가 중요한데, 배우들이 자기 연기할때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카메라가 찍지 않을 때는 힘을 빼고 연기하는 편이다. 황정민 선배는 카메라에 안 걸려도 제가 연기를 잘할 수 있게 열연을 펼쳐줬다. 스스로 많이 반성했다. 저도 저런 멋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너무 감사했고 저의 귀감이 됐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가는 날 비행기에서는 실감이 안났는데 도착해서 머릿속이 하얘지더라. 칸은 달랐다. 뭔가 우리나라 영화로 외국영화제에 간 거니까 국가대표가 된 느낌도 들고 긴장도 되더라. 뿌듯하고 부담스럽고 떨리는 마음이었다”고 고백했다.
어머니와 동행하길 잘했다는 그는 “칸에서 상영 후 기립박수를 치는 많은 사람 중에 어머니만 앉아서 박수치더라. 일어나면 다리 풀릴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하더라. 제 뒷자리에 있던 어머니 표정을 보는데 저도 같이 터질 것 같아서 바로 고개 돌렸다. 어머니가 ‘애썼다. 고생했다. 너무 훌륭하게 잘해냈다. 기특하다’고 해줬다”며 칸의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특별출연한 영화 ‘서울의 봄’으로 천만을 맛 본 정해인은 ‘베테랑2’의 천만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천만은 하늘의 뜻”이라며 “기도를 해야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흥행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모든 일을 할 때 기대를 많이 하면 실망하는 부분도 있다. 잔뜩 기대하면 실망하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까 초연하게 겸허하게 내려놓고 있다가 좋을 일 생기면 좋앙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그는 ‘베테랑’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다시 함께하고 싶다며 “달려가야죠. 발 빠르게 뛰어가야죠”라며 능청스레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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