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마운분들 도움 받아'...우호세력과 연대 시사

박수익 2024. 9. 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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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공개매수 선언 후 엿새만에 첫 공개입장
공개매수 온힘다해 저지..."이기는 방법 찾았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19일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 선언과 관련 "온 힘을 다해 공개매수를 저지하고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며칠간 밤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이기는 방법을 찾았다"며 우호세력과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지난 13일 MBK파트너스와 영풍 장씨일가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한 이후 고려아연의 입장이 아닌 최 회장이 직접 메시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이날 '고려아연과 계열사, 협력사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지난 금요일(13일)부터 사모펀드 MBK와 영풍이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의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회장으로서 그 누구보다도 우리 임직원들에게 이 상황을 정확히 설명드리고, 우리의 계획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돼 이렇게 서한을 보낸다"고 운을 뗐다.

최 회장은 "저들(MBK와 영풍)은 아주 오랫동안 공개매수를 비밀리에 준비한 뒤 아주 교묘한 트릭 등으로 무장하고 추석연휴 바로 전 금요일에 감행했다. 아마도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도록 회심의 일격을 가한 것이라 믿고 웃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그들에게 아주 치명적인 실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석연휴가 시작한 금요일 밤부터 대한민국은 멈춰버렸지만 우리의 공장, 저를 비롯한 고려아연 경영진 전원은 쉬지 않고 일했다"며 "오히려 온전히 집중해 그들의 허점과 실수를 파악하고 대항해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추석연휴였지만, 그 밖에 세계는 모두 일을 하고 있어 외국 회사들과 소통하는 데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특히 "지난 며칠간 밤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낸 저는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며, 우호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 회장은 "물론 MBK라는 거대자본과의 싸움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고, 저들의 탐욕도 결코 쉽게 멈춰지지 않을 것"이라며 " 온갖 비방과 의혹으로 고려아연과 저를 공격할 것이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돈의 힘으로 우리를 굴복시키려 할 것이지만, 절대로 흔들리지 말고 서로를 의지하고 각자 지혜를 짜내 우리 앞에 자신만만하게 서 있는 골리앗의 정수리를 향해 우리의 모든 것을 담아 돌을 던져 쓰러뜨리고 승리하자"고 말했다.

한편 MBK파트너스가 만든 특수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이하 MBK)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공개매수 수량은 최소 144만5036주(6.98%)에서 최대 302만4881주(14.61%)다. 주당 매수 가격은 66만원이며, 공개매수 기간은 다음달 4일까지다.

최대 물량 기준으로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영풍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3.18%가 되며, MBK는 14.56%를 확보한다. 두 곳의  지분을 합하면 47.74%다. 공개매수 성공시 MBK는 향후 영풍과의 합산 지분 가운데 50%+1주에 해당하는 지분(MBK 소유분 차감)을 매수할 권리(콜옵션)을 가진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율은 △최윤범 회장 측 33.99%(계열사 및 한화·현대차·LG화학 등 최 회장 우호지분으로 분류하는 지분 합계) △장형진 영풍 회장 측 33.13%(영풍 및 계열사 지분 합계) △국민연금 7.57% △자사주 2.39% 등이다. 이들 지분을 제외한 지분은 22.92% 수준이다.

단, 최윤범 회장 측으로 분류하는 지분에는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가 포함되어 있다. MBK는 이 지분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영풍정밀 공개매수도 함께 진행 중이다.

박수익 (park22@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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