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2억7000만원 못내면…” 곤충 수백마리 훔쳐 죽인 도둑父子의 최후

김가연 기자 2024. 9. 1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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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위에 나비 한 마리가 앉아 있다.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계 없음. /EPA연합뉴스

이탈리아인 부자(父子)가 스리랑카의 한 국립공원에서 보호 곤충 수백 마리를 훔쳐 나오려다가 적발돼 약 2억70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13일(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이달 초 루이지 페라리(68)와 그의 아들 마티아(28)는 곤충을 불법으로 수집·소지·운반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만약 이들이 오는 24일까지 벌금을 내지 못할 경우, 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페라리 부자는 지난 5월 야라 국립공원에서 나비 92종을 포함한 수백 마리의 보호종 곤충을 밀수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동물을 유인하는 물질을 사용해 곤충을 유인한 뒤 화학적으로 보존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야라 국립공원 내에서 차량을 세워두고 범행을 하다가, 이를 수상하게 여긴 관리원들에게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 관리인 수지와 니샨타는 BBC에 “사파리 지프 운전사로부터 ‘도로변에 의심스러운 차량이 주차돼 있고, 그 차에 타고 있던 두 남자가 채집망을 들고 숲으로 들어갔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니샨타는 다른 순찰대원들과 함께 해당 지역으로 출동했고, 문제의 차량 트렁크에서 곤충이 들어있는 병 수백 개를 발견했다. 니샨타는 “우리가 발견했을 때에는 300마리 이상의 곤충이 모두 죽어 있었다”고 했다.

수사당국은 당초 페라리 부자에게 810건의 혐의를 적용했으나, 이후 304건에 대해서만 혐의를 적용했다.

이탈리아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 부자는 당시 스리랑카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으며 사건 이후 현재까지 스리랑카에 억류된 상태다.

정형외과 의사인 페라리 친구들은 페라리가 평소에도 곤충에 큰 관심을 보인 ‘곤충 애호가’였다고 입을 모았다. 그는 실제로 이탈리아 북부 도시인 모데나의 곤충학 협회 회원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법 전문가인 자가트 구나와르데나 박사는 BBC에 “20만 달러(약 2억7000만원)의 벌금은 좋은 선례이자 범죄자들을 향한 경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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