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출렁여도 후한 인심 … 한결같은 '배당 맛집' 따로 있다
하락장땐 단순 고배당株보다
배당수익률·지속성·순이익
3박자 맞는 종목으로 대피해야
배터리·화학 자회사 탄탄한 LG
주당 배당금 3년 연속 인상
제일기획, 순익대비 배당률 60%
삼성카드·삼성화재도 40% 넘어
실적 전망 밝은 한일시멘트
올해 배당수익률 4.8% 예상
'찐 재테크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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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지주사 LG는 2019년 이후 3년 연속 주당 배당금을 올리고 있다. 2021년 배당성향은 16.7%였는데 2022년 22.4%로 상승했다. 배당성향은 해당 연도의 배당금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상장사의 배당 의지를 상징한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과 주요 은행 파산 등 대내외 환경이 악화되면서 장기 침체에 대한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꼬박꼬박 주주에게 꽂히는 현금 배당의 가치는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상장사가 배당을 늘리려면 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 순이익을 증가시켜야 한다.
LG는 LG화학, LG전자 등 상장 자회사 11곳을 거느려 배당 재원인 순익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용 배터리 '절대 강자'인 LG에너지솔루션의 순익은 LG화학을 통해 지주사로 연결된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를 들고 있다.
LG는 배터리, 화학, 가전 등 알짜 사업을 모두 연결 실적으로 반영해 이 중 22%를 주주 배당으로 쓰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 13일까지 2022년도 현금 배당과 순이익을 모두 공시한 833곳의 평균 배당성향(20.1%)보다 높다.
LG의 배당 인상은 오너 등 주주 모두에게 희소식이다. 그러나 지분율이 낮은 일부 오너가에겐 '배 아픈 소식'이기도 하다. 지난 2월 9일 LG는 전년도 실적에 대해 주당 3000원의 배당을 하겠다고 공시했다. 2021년도 주당 2800원보다 200원 인상됐다. LG의 배당 총액은 4745억원에 달한다. 이 중 지분율(15.95%)에 따라 757억원이 구광모 회장에게 돌아간다.
이런 공시 이후 한 달 만에 LG 일가가 75년 만의 첫 상속 분쟁에 빠졌다. 상대적으로 지분율이 낮은 가족들이 불만에 사로잡힌 것이다.
고 구본무 선대회장은 LG 지분 8.76%를 장자인 구 회장에게, 2.52%를 구 회장의 모친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들(구연경·구연수 씨)에게 물려줬다. 김 여사와 여동생 등 오너 일가가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내면서 LG 지분을 다시 나누자고 주장한 것이다.
반대로 배당정책 발표 이후 배당주로서 가치가 하락하는 곳도 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이달 초에 갑자기 배당정책을 기존 '연결 기준 배당성향 10%'에서 '별도 기준 배당성향 50%'로 변경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2021년 별도 기준 배당성향은 98.4%였다. 결국 주주 배당금이 반 토막 나는 셈이다.
변경 전까지 주주들의 영원무역홀딩스에 대한 주주환원 기대감은 높았다. 그러나 실제 주당 배당금은 3050원에 그쳤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자회사로 국내 '노스페이스' 판권을 갖고 있는 영원아웃도어(비상장)와 캐나다 요가복 '룰루레몬'을 만드는 영원무역 등을 두고 있다.
연결 기준 영원무역홀딩스 배당성향은 2021년 5.2%에서 2022년 3.9%로 하락했다.
카카오는 작년에 1조원의 순익을 올렸는데 이 중 배당금으로 262억원을 결의했다. 배당성향이 고작 0.6%다. 2020년 1734억원이었던 순익이 2년 새 6배가량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배당금은 2배 오르는 데 그쳤다. 카카오의 관심이 주주 환원보다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에스엠 지분(39.9%)을 1조2500억원 들여 사야 하니 배당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에스엠을 묶어 덩치를 키워 상장시키려 한다. 카카오 주주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배당에 이어 핵심 자회사가 별도로 빠져나가는 '쪼개기 상장'을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분통이 터진 카카오 외국인 주주들이 주식을 팔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외국인의 카카오 순매도 규모는 2660억원에 달한다.
경기 침체에 따른 약세장을 버티려면 포트폴리오에서 배당주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일단 주주 환원을 나 몰라라 하는 종목을 먼저 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배당 지급이 들쭉날쭉하거나 시장 평균 배당성향보다 낮은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편이 낫다. 또 단순히 배당수익률만 볼 것이 아니라 배당의 지속성과 순익 증가율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달 13일까지 현금 배당을 확정한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1048곳이다. 이들은 현금 배당으로 40조3108억원을 의결했다. 12월 결산법인 기준으로 통상 3월에 주주총회를 개최해 전년도 기준 배당을 확정하고, 4월에 배당금을 주주에게 지급한다.
국내 상장사 배당 총액은 2021년도(39조7803억원)보다는 늘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41조3609억원)보다는 감소해 아쉬움을 남긴다. 그래서 국내 배당주는 옥석을 가려야 한다.
그 기준을 3년 연속 배당금 인상과 2022년 기준 배당성향 평균(20.1%) 이상, 그리고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3% 이상으로 잡았다. 분석 대상 1048곳 중 3대 조건을 충족하는 상장사는 13곳(1.2%)에 그쳤다. 이 조건에 부합한 곳 중 하나가 LG였고, 삼성그룹 중에선 삼성카드, 삼성화재, 제일기획 등 3곳이 기준을 통과했다.
삼성카드는 작년 6223억원의 순익을 내며 전년 대비 12.9% 성장했다. 비용 절감 등 내실 경영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와 점유율 격차를 좁혔다. 2019년까지만 해도 1위 신한카드와 4%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작년 말에는 2%포인트 이내로 줄였다. 이 같은 성장을 통해 주당 배당금을 같은 기간 1600원에서 2500원까지 올릴 수 있었다.
2019년 이후 4년 연속 배당성향은 40%대를 유지했다. 2022년 기준 42.9%다. 올해 배당수익률은 8.24%에 달한다.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로, 코스피 평균 12배의 절반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다.
다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주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높다.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수록 카드 소비도 급감할 수 있다. 애플페이와 손잡고 맹추격 중인 현대카드의 존재도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삼성카드뿐만 아니라 삼성화재 역시 배당성향이 4개년 모두 40%를 넘을 정도로 주주 환원에 적극적이다.
경기 침체 위기 속에서 광고 감소 우려에 제일기획의 주가는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13% 넘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이 광고사 PER은 10배 수준으로 시장 평균보다 낮아졌다. 2022년도 주당 배당은 1150원으로, 배당성향이 59.5%에 달한다. 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뜻이다.
한일시멘트 역시 숨은 '배당성장주'다. 올해 순익 예상치는 990억원으로, 작년보다 1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연탄 등 원료 가격이 오르자 이를 시멘트 가격에 전가해 매출이 작년에 크게 늘었다. 경기 침체에도 이런 가격 인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4% 초반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한일시멘트는 올해 배당수익률이 4.82%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문일호 엠플러스센터 증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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