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섯번째 시리즈 그림책 펴낸 보람 작가
“뾰족한 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정함이 이긴다”
강화도서 작업… “신간 기대감과 기쁨 커”
일상이 모티프… 엉뚱한 상상으로 이어져
어린시절 경험, 작품속 위로·포용 메시지로

보람 작가가 최근 자신의 여덟 번째 그림책이자 ‘보람 그림책’ 시리즈 여섯 번째 그림책 ‘우산도 우산이 필요해’(길벗어린이 刊)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림책 ‘우산도 우산이 필요해’는 비 맞는 것을 싫어하고, 펼쳐지는 것도 꺼리는 ‘수상한 우산’과 그 우산을 지켜주는 친구 토끼 ‘토토’의 이야기다. 보람 작가는 인천 송도를 거쳐 현재 강화도에서 5년째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보람 작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새 그림책으로 독자와 만나는 소감을 물었다. 그림책을 혼자 고민해서 만들 수 있기만 하다면야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작가가 ‘신뢰하는 분들’과 적어도 1년 가까이 함께 고민해야 나오는 결과물이 그림책이다. 보람 작가는 “설렘도, 기쁨도 있지만 더 많은 독자분들에게 가닿았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생기고 걱정과 부담감도 든다”면서 “그래도 오랫동안 준비했던 작품이 이렇게 세상에 드러난 만큼 기대감과 기쁨이 더 크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번 작품의 비 맞는 것을 싫어하는 우산 이야기는 작가의 사소한 일상이 모티프가 됐다. 작가는 어릴 적 비바람이 불면 방향을 맞추지 못해 늘 우산이 뒤집어지게 만들었던 경험을 기억하고 있다. 작가는 그럴 때마다 “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동료 예술가인 싱어송라이터 고윤슬과 산책하던 일도 중요했다. 가방에 매단 우산을 질질 끌고 가는 동료의 모습에서 “비가 안 올 때 우산은 무얼 할까?”라는 엉뚱한 상상이 시작됐고 작품의 중요한 장면이 됐다.
보람 작가의 작품은 ‘다양성’과 ‘포용’ 등이 늘 중요한 메시지다. 작가는 또래 친구의 출생 연도 보다 1년 느린 ‘빠른’ 생일을 갖고 있었는데, 친구들보다 느리고 어설퍼 늘 주눅들어 있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작품에 투영됐다. 그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고 또 응원해 주는 그런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교류하며 마음이 단단해지는 것을 경험했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독자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작가에게 삭막하고 냉혹한 현실 속에서 그림책이 어떤 효용이 있겠냐고 물었다. 보람 작가의 다정함이 자칫 아이들을 나약하게 만들지는 않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작가의 답은 단호했다.
“저도 뭐 눈과 귀를 닫고 있진 않으니까 세상이 얼마나 뾰족한 갈등으로 넘치는지 보고 있어요. 그림책 속 세상이 현실과 괴리된 부분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저의 가치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정함이 이긴다’예요. 방공호에만 있을 수는 없죠. 하지만 그럼에도 다정함의 가치, 연대의 가치를 관계 속에서 연습하고 또 고민한다면 미래는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현실을 반영하는 것도 문학이지만, 동시에 이상(理想)을 보여주는 것도 문학인 것 같아요. 저는 이쪽을 맡아야겠습니다.”(웃음)
/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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