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소시지? 하급 유튜버냐” 광주비엔날레 홍보 영상 논란
전시 홍보인데 정치인이 분량 대부분
“제작비 문제로 전문 배우 섭외 못해”
“비엔날레 철자는 알고 기획하신건지, 이건 정말 창피함을 넘어 화가 나네요. 1차원도 아닌 저차원.”
다음 달 개최되는 광주비엔날레가 무리한 홍보 영상으로 구설에 휘말렸다. 지난 7일 광주광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48초 분량의 홍보 영상 댓글 창에는 “국제 행사를 국민 세금으로 이렇게 표현하다니… 문화 수준이 드러나는 영상” “하급 유튜버도 이 정도 아이디어는 안낼듯” “감독·큐레이터·참여 작가들 물 먹이는 영상” 등의 비판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영상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웬 정장 차림의 남성이 ‘줄줄이 비엔나 소시지’를 들고 길을 걸어간다. 그 뒤에서 소시지를 빼앗으려 한 남성이 달려든다. 두 남자의 추격전이 시작되고, 중간중간 비엔나 소시지를 후라이팬에 굽는 영상이 교차 재생된다. 이어 홍보 문구가 화면에 떠오른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남성은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더불어민주당)이다. “아무리 열린 마음으로 보려 해도 화가 난다” “영상의 의도가 궁금하다, 비엔날레 브랜드를 높이자는 건지 떨어뜨리자는 건지”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해당 영상을 제작한 광주광역시청 관계자는 20일 본지 통화에서 “비엔날레와 발음이 비슷한 비엔나 소시지를 영화 ‘반지의 제왕’ 속 절대 반지처럼 표현한 것”이라며 “어려운 미술 행사를 시민들에게 더 친숙하게 알리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격년제 미술축제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비엔날레(Biennale)는 발음의 유사성을 제외하면 비엔나 소시지와 어떤 연관성도 없다. 한 네티즌은 “다가가기 어려운 비엔날레를 친근하게 표현하는 방법 중 가장 쉽고 가장 안좋은 선택을 한 것 같다”는 댓글을 남겼다.
미술 전시 홍보 영상임에도 정치인(김광진)이 분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도 논란의 대목이다. “비엔날레와 정치인의 연관성이 무엇이냐… 2년 만에 돌아온 축제에서 정치인이 주인공이 돼야하는 이유도 모르겠다”는 댓글이 그 예다. 제1회 광주비엔날레 대변인 겸 전시부장을 지낸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광주비엔날레에 얹혀 자신을 홍보하려는 젊은 정치인의 노욕만 보인다”고 했다. 시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광주비엔날레 실무를 담당하는 문화경제부시장이라 영상에 등장한 것”이라며 “제작비 등의 문제로 전문 배우를 섭외할 수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영상 제작 비용은 약 250만원, 제작 기간은 4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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