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출마·잠룡 등판·외연 확장'…역동성 키우는 국힘
이상민 양향자 등에 연대 제안…"쇄신 노력 효과"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국민의힘이 전면적 쇄신과 외연 확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 혁신위원회는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의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등 연일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5선 중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 등 야당 인사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모습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이른바 스타 장관 출마설이 구체화되며 당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로 싸늘한 수도권 민심을 확인한 만큼, 당이 달라지지 않으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건 단연 '인요한 혁신위원회'다. 일각에선 혁신위의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와 전략공천 원천배제 방침이 당내 갈등을 야기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여론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지난달 23일 혁신위 출범 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10월 3주차(35.2%), 4주차(35.8%), 11월 1주차(37.7%), 2주차(37.0%), 3주차(37.1%)로 완만한 상승 추이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 6일 발표된 11월 1주차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3주 연속 상승해 6월 4주차(38.0%) 이후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혁신위의 중진 용퇴론과 맞물려 대선 잠룡 등판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외부 활동이 부쩍 잦아진 한 장관의 출마설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 대구에 이어 이날(21일) 한국어능력 평가 대전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고, 오는 24일에는 이민청 설립과 관련 울산 HD현대중공업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을 방문한다.
한 장관은 전날(20일)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일이 많이 있다"며 거취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이미 총선을 지휘할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비례대표 당선권 순번, 수도권 험지 출마 등 구체적인 역할론이 거론되고 있다. 인 위원장도 같은 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기자들에게 "굉장히 신선하고 좋다"며 한 장관 등판론에 힘을 실었다.
원 장관도 여의도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원 장관을 놓고 비상대책위원장 임명부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 인천 계양을이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 경기 고양갑 자객공천설까지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다.
이와 동시에 국민의힘은 외연 확장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합류설이 도는 5선 중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21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혁신위원회 초청으로 한국 정치 개혁 방안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핵심 인사는 최근 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에게 당에 합류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현 대표는 전날(20일)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은 나라의 발전적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과 슈퍼 빅텐트를 치겠다"며 '슈퍼 빅텐트'론을 꺼내들었다. 이는 비명(이재명)계 의원 등 초당적 연대 가능성을 의미하는 동시에 이준석 전 대표 신당에 대한 견제구로 해석됐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강서구청장 선거 이전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구심점으로 단일대오를 유지하던 국민의힘이 확실히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최근 국민의힘 행보는 왁자지껄하면서 무엇인가 바꿔보려 한다는 점에서 최소한 강한 비호감을 녹이는 효과가 분명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체질 개선에 성공했는지 여부는 다음 달 대통령실 개각이나 다음 달 초 출범할 공천관리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강서구청장 선거 이후 위기에 빠진 당을 혁신위가 나름대로 수습을 하고 있다"며 "최근 당정 지지율이 오르는 걸 보면 당의 쇄신 노력이 효과를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듯 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게 지속가능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전망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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