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백패킹을 위한 준비
1 배낭부터 제대로
배낭을 제대로 메려면 먼저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맞는 배낭을 선택해야 한다. 무작정 큰 용량의 배낭을 선택하거나, 가벼운 무게만 믿고 등판이 없는 배낭을 구매했다가는 몸에 잘 고정되지 않아 어깨 통증을 유발하거나 허리 벨트가 너무 커서 골반으로 흘러내리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자신에게 맞는 배낭을 선택할 때는 목에서 골반 뼈까지의 길이인 토르소 길이와 벨트 사이즈를 가늠할 허리 치수를 재자. 배낭을 멜 때는 등판을 등에 밀착시키고 허리 벨트는 골반 위 허리에서 흘러내리지 않도록 꽉 조인다. 배낭을 메고 나서 먼저 허리 벨트를 착용한 후 어깨끈을 조절하면 된다. 배낭을 메고 섰을 때 뒤로 쏠리거나 앞으로 무너지려는 느낌이 없고 어깨에 무게가 집중되는 느낌이 들지 않아야 한다. 올바른 상태는 무게만 느껴지고 어느 곳에도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2 현명하게 짐 싸는 법
현명하게 짐 싸는 첫 번째 방법은 ‘가볍게’다. 물론 가벼운 장비가 있으면 가장 좋다. 하지만 장비 무게가 1kg 줄어들 때마다 100만원이 더 든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만큼, 돈 들이지 않고 배낭을 가볍게 하고 싶다면 최대한 필요한 물건만 챙기는 것이 좋다. 특히 식기를 많이 챙기다가 짐이 무거워지는 경우가 있다. 식기는 가벼운 티타늄 소재로 단출하게 준비하자.
필수 장비인 텐트와 매트리스, 침낭 순으로 알아보자. 텐트는 1인용을 추천하지만, 내부 공간이 넉넉해야 한다면 1.5인용이나 2인용을 선택해도 좋다. 매트리스는 동계가 아니면 가볍고 가격이 저렴한 폼매트를 들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부피가 크기 때문에 가볍고 패킹이 쉬운 에어매트리스를 추천한다. 침낭은 기온에 따라 선택하자. 보통 충전재 900 정도면 적당하다. 간절기에는 800g, 동계에는 1200g 이상이 적당하다.
배낭은 무게 배분이 중요하다. 배낭 전체 무게의 30%는 어깨에, 70%는 허리에 지지해야 안정적이다. 보통 배낭의 제일 하단에 침낭을 넣고, 중간 부분에 가장 무거운 텐트와 매트리스를 넣는다. 자주 꺼내 쓰는 물건을 제일 위 쪽에 넣고, 입고 벗는 옷이나 갈아 신을 양말 등은 앞쪽에 넣어두자. 좌우 어느 한쪽으로 무게가 쏠리지 않도록 최대한 균형을 잡아주고, 무거운 물건은 등 쪽으로 붙여서 수납하자.
3 부상은 미리 예방하기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오랜 시간 걷다 보면 무릎과 발목에 가해지는 충격을 피할 수 없다. 그냥 걷기만 해도 체중의 6배에 달하는 힘이 무릎에 가해지고, 체중이 1kg이 늘면 3~5kg가량의 충격이 더해진다. 그럼 체중의 10%가 넘는 배낭을 멘 상태라면 어떨까. 오랫동안 백패킹을 즐기고 싶다면 무릎 연골을 지키는 것이 첫 번째 순서다. 무릎에 실리는 무게를 분산시켜 주는 것이 트레킹 폴이다. 특히 내리막을 내려갈 때나 딱딱한 아스팔트 길을 걸을 때는 무릎에 충격이 배가되기 때문에 트레킹 폴은 필수다.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무릎 보호대는 틀어질 수 있는 관절을 압박해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부상의 위험을 낮추고, 인대를 지지해 줘 관절에 부담을 덜어준다. 발목 보호대도 마찬가지다.
특히 장거리를 걸을 경우에는 무릎만큼이나 발 상태도 중요하다. 땀이 차면서 마찰이 일어나면 물집이 생긴다. 물집이 생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생긴 이후에도 걸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고통스러운 점이다. 특히 물집은 상처이기 때문에 자칫 세균이 침입할 경우 심한 고통이 동반된다. 물집을 예방하는 방법은 최대한 잘 마르고 푹신한 울 양말을 착용하고, 양말이 젖었을 경우에는 갈아 신어 습한 환경에 발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마찰이 잦은 부위인 발의 가장자리 부분과 발가락, 발바닥에 테이핑을 해두면 물집이 생기지 않는다. 발바닥에 테이핑을 해두면 족저근막염도 예방할 수 있다.
4 컨디션을 지키자
평소보다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백패킹, 특히 장거리 하이킹의 경우에는 컨디션 관리가 최우선이다. 초반부터 페이스 조절에 신경 쓰지 않으면 금세 지쳐버리기 일쑤. 때문에 휴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쳐서 쓰러질 것 같을 때 쉬는 것이 아니라, 지치기 전에 쉬어야 한다. 바로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행동식을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계속 야외에 있어야 하는 만큼, 기온 변화에 몸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걷다 보면 더워서 옷을 벗게 되고 땀이 마르면서 추워져 다시 옷을 겹쳐 입게 된다. 비교적 날씨가 따뜻한 봄과 여름에는 재킷 하나만 챙겨도 괜찮겠지만, 가을과 겨울에는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어도 금세 체감온도가 낮아진다. 다른 야외활동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체온 조절을 위해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효과적. 입지 않을 때는 보관하기도 좋고, 두꺼운 옷을 한 겹 입었을 때보다 훨씬 보온력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