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라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비만과의 전쟁을 끝내고 싶다면, 기초대사량부터 끌어올려야 한다.

‘다이어트’ 하면 흔히 굶거나 적게 먹는 것부터 떠올린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최근 주목받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비만 치료제 역시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무작정 섭취량만 제한하는 방식은 기대만큼의 다이어트 효과를 내지 못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더구나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섭취량을 적용할 수도 없다. 같은 양을 먹고 같은 수준으로 움직여도, 체중 변화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많이 먹고도 살이 잘 찌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적게 먹고 꾸준히 운동해도 체중 관리가 쉽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이런 차이를 만드는 요인은 무엇일까? 그 비밀은 바로 ‘기초대사량’에 있다.
다이어트의 핵심, 기초대사량
살아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심장은 주기적으로 뛰어야 하고, 폐는 팽창과 수축을 반복해야 하며, 신장은 끊임없이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에너지가 소모되는 셈이다. 이처럼 심장박동, 호흡, 체온 유지 등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신진대사에 소모되는 최소한의 에너지량을 ‘기초대사량(Basal Metabolic Rate, BMR)’이라 한다. 하루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약 60~7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성인 남성의 평균 기초대사량은 약 1500~1800kcal, 성인 여성은 1200~1400kcal 수준이다. 다만 개인마다 차이를 보인다. 성별, 나이, 키, 체중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초대사량이 높은 사람은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 같은 양을 먹고 같은 강도로 운동해도 상대적으로 살이 덜 찐다. 반면 기초대사량이 낮은 사람은 섭취량과 활동량이 비슷해도 살이 쉽게 찐다. 다이어트를 할 때 기초대사량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다이어트 후 나타나는 요요 현상 역시 기초대사량과 무관하지 않다.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면 우리 몸은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초대사량을 낮추고, 줄어든 기초대사량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에는 최소 수개월이 걸린다. 이 기간에 이전과 같은 양을 섭취하면, 몸은 오히려 전보다 살이 찌기 쉬운 체질로 변한다. 그 결과 식사량이 조금만 늘어도 체중이 금방 다시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힘들게 성공한 다이어트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우선 기초대사량부터 점검해야 한다.
전문적인 측정을 하려면, 간접열량측정법
그렇다면 기초대사량은 어디에서,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가장 신뢰도가 높은 방법은 대형 병원의 내분비대사내과나 비만 클리닉에서 시행하는 ‘간접열량측정법’이다. 가스 호흡 분석기로 산소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한 뒤, 이 수치를 바탕으로 우리 몸에서 방출하는 열량을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방식이다. 인체에서 생성되는 열량은 대사 과정에서 사용하는 산소와 생성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비례한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검사는 보통 아침 공복 상태에서 진행한다. 식사 후에는 소화와 흡수 과정으로 대사량이 일시적으로 올라가 실제보다 높게 측정되기 때문이다. 운동이나 스트레스 상황 역시 심박수와 호흡 활성도를 높여 대사량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킨다. 따라서 사전에 금식과 충분한 휴식이 필수이며, 검사는 조용한 환경에서 안정된 상태로 진행된다. 누운 자세로 20~30분간 호흡 마스크나 돔 형태의 캐노피(후드)를 착용한 채 편안히 숨을 쉬면 된다. 기초대사량이 가만히 있을 때 소모되는 최소한의 에너지량인 만큼 이를 최대한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한 절차다.
사실 이론적으로 가장 정밀도가 높은 방법은 직접열량측정법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체온 변화나 열방출량을 직접 측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대형 장비와 특수 시설이 필요하고 검사 환경이 까다로워 임상 현장에서는 거의 활용되지 않는다. 검사 시간도 길고 비용 부담 역시 큰 편이다. 이런 현실적 한계로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정확도와 효율성을 모두 갖춘 간접열량측정법이 표준검사로 자리 잡았다. 신체 조성이나 유전, 질병 유무 등 다양한 변수를 반영해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일상에서 편리하게,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법

그러나 간접열량측정법 역시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장비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이 높고 숙련된 인력이 필요해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이보다 간편한 방법으로는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법(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 BIA)’이 있다. 보건소나 헬스장에서 흔히 접하는 체성분 분석기, 이른바 ‘인바디’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흔히 인바디를 하나의 측정 방식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이는 국내 체성분 분석기 브랜드명이자 제품명이다. 다만 해당 제품이 체성분 분석기 시장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법 자체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혼용되기도 한다.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법은 인체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조직의 전기저항 차이를 측정하고, 이에 근거해 체수분량, 체지방률, 근육량 등 체성분을 분석해 기초대사량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체내 수분 함량에 따라 전기저항값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한다. 지방세포는 수분 함량이 거의 없어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반면, 근육세포는 수분과 전해질이 풍부해 전기가 잘 통한다. 이로 인해 두 조직 간 전기저항값에 차이가 발생하고, 기계가 이를 감지해 체성분을 분석한다. 간접열량측정법에 비해 정확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체성분 변화와 기초대사량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는 충분히 유용하다.
문제는 이 과정이 체내 수분 상태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손발이 건조한 상태인지, 전날 음주를 했는지, 검사 직전에 물을 많이 마셨는지, 화장실을 다녀왔는지 등 사소한 조건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동일한 조건에서 반복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처음 측정할 때 화장실을 다녀온 뒤 검사했다면, 이후 측정에서도 같은 절차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잇살의 주된 원인
기초대사량은 20대를 정점으로 이후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개인차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10년에 약 1~3%씩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세부터 60세 이전까지는 감소폭이 비교적 완만한 편이지만, 60대가 넘어서면 감소율이 눈에 띄게 커진다.
나이가 들수록 기초대사량이 감소한다는 말은 곧 예전만큼 칼로리를 소비하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서도 20대 때와 동일한 식습관과 활동량을 유지한다면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찌기 쉬운 체질로 변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기초대사량 감소는 호르몬 변화와 함께 흔히 말하는 ‘나잇살’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중년에 접어들수록 체중 관리에 더욱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기초대사량을 잘 관리한다면 원하는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다만 이전보다 더 꾸준하고 체계적인 노력이 요구될 뿐이다. 운동과 식습관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기초대사량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해법은 ‘근육’에 있다

기초대사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근육량이다. 체내 근육이 많을수록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더 많은 열량이 소모되고 지방 연소 효율도 높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기초대사량이 감소하는 이유도, 일반적으로 남성의 기초대사량이 여성보다 높은 이유도 모두 근육량 차이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기초대사량 증진의 핵심은 근육량을 늘리는 데 있다.
기초대사량 증진을 목표로 한다면, 많은 근육이 집중돼 있는 허벅지를 단련하는 것이 특히 효과적이다.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 등 허벅지 근육은 부피가 크고 사용 빈도가 높아 이 부위를 강화하면 전체 에너지 소비량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허벅지 근력을 키우는 대표적인 운동으로는 스쾃, 런지, 플랭크 등이 있다.
근력운동만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여기에 러닝이나 수영,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면 에너지 소비를 더욱 늘릴 수 있다. 근력운동으로 기초대사량의 기반을 다지고, 유산소운동으로 체지방 연소를 촉진하는 방식이 가장 균형 잡힌 접근법이다.
식탁 위 대사 관리 병행 필요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관리가 함께 이루어질 때, 기초대사량을 증진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된다. 닭고기와 생선, 유제품, 통곡류, 콩류 등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권장한다. 근육량을 유지하고 증가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영양소는 단백질이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면근육 성장이 저해되고 오히려 근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근육량 감소는 곧 기초대사량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필수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혈액순환과 체온 조절, 노폐물 배출을 도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가능하면 식사를 정해진 시간에 챙겨 먹길 권한다. 굶거나 끼니를 거르는 일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우리 몸은 생명 유지를 위해 기초대사량을 낮추는 방향으로 반응한다. 특히 아침 식사를 챙기는 것이 좋다. 공복 상태에서 영양소를 공급하면 신체 대사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또 활동량이 줄어드는 저녁 시간에는 음식 섭취량을 줄여 몸에 불필요한 에너지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nfo. 데이터에 기반한 체계적인 대사 관리법, 웰다

혼자 힘으로 생활 습관을 관리하기 어렵다면,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웰다는 혈당관리를 기반으로 생활 습관 개선과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를 체계적으로 돕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다. 연속혈당측정기(CGM)를 비롯한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사용자의 혈당 수치, 식사, 운동량 등을 기록하고, 이를 AI로 분석해 개인의 특성에 맞춘 일대일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ㅣ 덴 매거진 2026년 2월호
에디터 조윤주(yunjj@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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