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國 국경 맞대고 발트해 부동항까지…유럽 물류, 이곳을 통한다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3. 5. 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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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가치 커진 폴란드
시베리아·중국횡단철도 거점
유라시아 관문 역할도 수행해
우크라戰 이후 유럽 영향력↑

"우크라이나의 자유 없이는 폴란드의 자유도 없다."

1919년 옛 소비에트 제국주의에 맞선 '폴란드 독립운동의 아버지' 유제프 피우수트스키 장군이 남긴 말처럼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과거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같은 관계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글로벌 안보 위협 속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러시아 공세에 직격탄을 맞은 우크라이나를 대신해 폴란드가 유럽 경제를 떠받칠 차세대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지리적 여건이다. 유럽 한복판에 위치한 폴란드는 서쪽으로는 독일, 남쪽으로는 체코와 슬로바키아, 동쪽으로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북쪽으로는 리투아니아와 러시아를 비롯해 발트해를 끼고 있다.

이처럼 7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는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떠오른 중국을 유럽 등 서방과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면서 유라시아 중심의 물류센터로 거듭나고 있다. 폴란드에 위치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서유럽으로 수출되고, 서유럽에서 수입된 완제품과 원·부자재 등은 폴란드를 통해 인접 국가들로 다시 수출되는 등 활발한 무역이 이뤄지고 있다. 폴란드가 사실상 유럽 내 산업재 생산과 물류의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아울러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 등을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폴란드는 유라시아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동유럽권 국가들 간 철도 부문 협력기구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본부 역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있다. OSJD에는 한국, 중국, 러시아 등 29개 나라가 정회원으로 속해 있다. 또 폴란드는 동유럽에서 가장 많은 물동량을 처리하는 부동항 그단스크항을 보유하기도 했다.

EU 회원국 중 5~6위를 오가는 인구 규모가 받치는 탄탄한 내수 시장과 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젊은 노동력은 폴란드의 또 다른 주요 강점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폴란드 인구 중 약 25%가 25세 미만이다. 이들은 폴란드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폴란드 경제는 1.6% 성장을 나타내며 당시 EU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2020년에 경제 성장률이 2.7% 하락했으나 27개 EU 회원국 평균치와 비교해볼 때 하락폭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2021년 2분기에는 팬데믹 때 억제됐던 내수소비가 급증하면서 경제 성장률이 다시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인 10.9%까지 올랐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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