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1.5억 올리더라" 심상치 않은 '서울 부동산' 패닉바잉 전망 분석

"호가 1.5억 올리더라" 심상치 않은 '서울 부동산' 패닉바잉 전망 분석

사진=나남뉴스

서울 아파트 시장이 약 10개월 만에 주간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시장 심리가 급속도로 과열되고 있는 분위기 속, 무주택자와 집주인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미리 반영되며 유동성이 시장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0조 원 규모로 전망되는 추가경정예산(추경)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겹치면서 무주택자들 사이에서는 '벼락거지'에 대한 공포가 재차 확산되는 중이다. 주택 구입을 미루던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다시 '지금 아니면 기회를 또 놓친다'는 불안감이 퍼지며 이른바 ;패닉 바잉(공황 매수); 양상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결혼 3년 차 직장인 A씨(35)는 서울 전역을 돌며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고 털어놨다.

사진=SBS뉴스

그는 "얼마 전 구축 아파트 매물을 봤는데 리모델링도 안 돼 있어서 매매가를 조금 깎아달라고 했더니 집주인이 되레 호가를 1억 5천만 원이나 올리더라"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은평구 분양 단지에 청약을 넣었지만, 분양가가 11억 원이 넘어 결국 포기했다. 하루가 다르게 집값이 오르니까 지금 사지 않으면 평생 집을 못 살 것 같다"라고 불안감을 토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최근 주간 통계(6월 9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6%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거래량 역시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아파트 매매 건수는 7,010건으로 전월(5,410건)보다 약 29.6% 증가한 수준이다.

집주인, 팔려고 내놓은 매물도 거둬들여

사진=SBS뉴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상승세가 강남권은 물론,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중저가 외곽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 5월 성북구에서는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오른 '상승 거래' 비중이 46.8%로 나타나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노원구와 금천구도 각각 44.5%, 46.3%로 드러나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집값 상승 움직임이 감지되자 집을 팔려던 집주인들은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는 모습이다. 얼마 전 마포구 아파트를 매입하려고 했던 B씨는 "계약 직전 집주인이 갑자기 마음을 바꿔 위약금을 2배 주겠다며 계약 해지를 요구하더라"라며 집주인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 경험을 전했다.

실제로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내 아파트 매물은 올해 1월 말 9만 건을 넘었다가 6월 현재 7만 7,000여 건으로 감소했다.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호가 상승과 매물 품귀 현상이 맞물려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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