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알려줌] <태풍 클럽> (Typhoon Club, 1985)

1985년 1회 도쿄국제영화제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받았고, 2008년 '키네마 준보'가 선정한 '올타임 일본 영화 베스트' 10위에 오르는 등 일본 영화계의 전설로 남은 작품 <태풍 클럽>이 국내 최초로 지난 6월 26일 '정식 개봉'했다.
이 작품은 태풍이 다가오는 어느 여름, 한 시골 중학생들의 5일 간의 이상야릇한 행적을 쫓는 이야기로, 10대 청소년의 위태로운 심리를 파격적이고 독특한 시선에 담은 소마이 신지 감독의 대표작이다.
소마이 신지 감독은 1980년대 침체했던 일본 영화의 뉴 웨이브를 주도했던 인물로, 총 13편의 필모그래피에서 롱테이크, 롱샷을 이용해 인물을 비교적 멀리서 포착하면서 되도록 호흡을 끊지 않고 따라가는 방식인 '소마이 스타일'을 만들어내 후대 감독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일례로, <드라이브 마이 카>(2021년)와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2024년)를 연출하며, 2020년대 이후로 가장 주목받는 일본 영화계 거장으로 꼽히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소마이 신지의 영화는 당시 일본 영화의 문제점과 영화의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모두 집약한 결정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일찌감치 자신의 소논문(<작은 것에 대한 믿음: 소마이 신지의 영화 윤리학>, 2011년)에서 소마이 감독의 영화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기술한 바 있다.

소마이 신지 감독은 1990년 삿포로 대학 강의 중 "<태풍 클럽>은 나를 포함한 9명의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 기업의 지원 없이 스스로 돈을 벌고 배급하는 드문 시도였고, 일본 영화의 미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이 영화의 제작 과정을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힘들다. 같이 한 동료들과 제작 환경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지만, 사실 제작 다음 해 개봉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아서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였다.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영화를 직접 만들었지만 가장 구식이었던 영화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해 도쿄국제영화제가 처음으로 열렸고, 대기업이 후원하는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급진적인 영화감독(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과 배우, 프로듀서(데이비드 퍼트넘)를 심사위원으로 섭외했다. 그 실수(혹은 성취)로 인해 <태풍 클럽>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됐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태풍 클럽>의 청소년들은 다음과 같다.
'미카미 쿄이치'(미카미 유이치)는 엘리트 집안의 우등생으로 도쿄의 사립 고등학교 진학을 목표로, 철학적인 생각에 빠져 있다.
'시미즈 켄'(베니바야시 시게루)는 허름한 판자집에서 술에 빠진 아버지와 사는데, 모범생 '오마치 미치코'(오니시 유카)를 좋아하지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폭주한다.
'야마다 아키라'(마츠나가 토시유키)는 '쿄이치'와 '켄'의 친구로, 유치한 장난을 잘 치는 동시에 다른 아이들의 장난에 희생양이 되곤 한다.
'다카미 리에'(쿠도 유키)는 '쿄이치'의 친구이지만, 그에게 친구 이상의 묘한 감정을 느낀다.
그래서 그가 도쿄의 고등학교로 진학한다는 사실에 우울하다.
반의 우등생으로 다소 도덕적 결벽증이 있는 '오마치 미치코'도 '켄'의 장난으로 인해 등에 큰 화상을 입게 된다.

여기에 연극부 삼인방인 '야스코'(아이자와 토모코), '유미'(텐도 류코), '미도리'(후치자키 유리코)도 각자의 고민이 존재한다.
한편, 지난 6월 29일 씨네큐브에서 열린 <태풍 클럽>의 GV에 참석한 <남매의 여름밤>(2020년) 윤단비 감독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 같은 집요함이 느껴진다"라면서, "소마이 신지 감독은 메시지나 서사보다는 이 인물들의 역동성을 위해서 청춘의 이야기를 선택한 것 같다. 태풍이 계속 휘몰아치고 그 안에서의 광기, 들끓는 에너지가 기묘한 리듬감을 만들어낸다"라고 밝혔다.
이어 영화의 개봉과 함께 이슈로 떠올랐던 폭력과 노출 문제에 대해서 윤 감독은 "어떤 시선이 훑는다거나 인물을 의도적으로 야하게 비춘다거나 관행적으로 비춘다거나 하는 감각은 느끼지 못했다. 영화가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남성 감독이 배우들을 대상화해서 찍었다고 단정 짓기에는 좀 협소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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