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투자 A to Z] 2025 투자법과 신규 시행령 개정 사항

유동호 외국변호사와 신주연·정용재 변호사(법무법인 지평)가 베트남 투자 정보를 전합니다.

베트남 정부는 투자 절차를 간소화하고 하이테크 산업 유치를 가속화하기 위해 2025년 투자법(Law on Investment 2025)과 그 이행을 위한 시행령(Decree 96/2026/ND-CP)을 각각 올해 3월1일과 같은 달 31일부터 시행했다.

이번 개정은 단순히 투자 유치 활성화를 넘어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 규칙을 명확히 하고, 대규모·전략 산업 중심의 선별적 인센티브 체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변화를 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

먼저 개정법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원칙적으로 내국민대우를 인정하되, 예외적으로 제한되는 경우를 명확히 규정했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시장 접근 여부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시장 접근 제한 업종 목록(네거티브 리스트)'을 기준으로 판단하며,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가 전면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금지 업종 23개와 일정한 조건에서만 허용되는 조건부 업종 62개가 명확히 구분된다.

금지 업종에는 언론·여론조사와 공증, 사법 감정, 국가 독점 상품, 폐기물 수집 등 국가 안보 및 공공 서비스 관련 분야가 포함된다. 조건부 업종에는 기존의 금융, 에너지, 통신 등 외에 '전자상거래 중개 플랫폼(Intermediary E-commerce)', '소셜 네트워크 기반 커머스'가 새롭게 추가됐다.

또 국제투자협정 간의 적용 관계도 더 정교하게 정리됐다. 어떤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투자보장협정 등에서 서로 다른 시장 접근 조건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 투자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협정을 선택해 적용할 수 있으나 일단 어느 협정을 선택한 경우에는 해당 투자자의 모든 사업 활동에 대해 선택된 협정이 일괄 적용된다. 이는 투자 단계에서 협정 선택이 장기적인 규제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중장기 사업 계획을 전제로 한 전략적 판단이 요구된다.

외국인 투자 절차의 변화

기존에는 외국인 투자 시 투자등록증(Investment Registration Certificate, IRC)을 먼저 발급받은 후에야 법인을 설립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새로운 투자법 및 시행령에서는 IRC 취득 이전에 먼저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허용한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 초기 단계에서 법인을 설립해 사무공간 확보와 인력 채용, 기타 사업 준비 등을 선행하고 이후 IRC를 취득하는 방식을 가능하게 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선택지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IRC 취득 이전에 설립된 법인이 투자 프로젝트를 실제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IRC 취득 등 관련 투자 승인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투자 프로젝트의 존속 기간 및 조정·양도에 관한 규정도 더 명확해졌다. 일반적인 투자 프로젝트의 경우 최대 50년, 경제특구나 특별 우대 프로젝트의 경우 최대 70년까지 투자 기간이 허용된다. 행정 절차 지연이나 토지 인도 지연으로 인한 기간은 투자 기간 산정에서 제외된다. 또 투자 목적, 규모, 기간 또는 투자자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IRC 조정 절차가 요구되며, 외국인 투자자가 프로젝트를 양수하는 경우에는 기존에 문제가 없던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현행 시장 접근 요건이 다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투자 승인 권한은 국회, 총리, 성(省) 인민위원회, 산업단지·경제구역 관리위원회 등으로 비교적 명확히 정리됐으며, 승인 이후 IRC 발급 절차 역시 명문화됐다. 특히 국가 투자정보시스템을 통한 온라인 신고 및 전자서명 사용이 원칙으로 자리 잡으면서, 중장기적으로는 행정 절차의 전산화 및 통합화가 이뤄지는 동시에 신속성과 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전략 산업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투자 우대 제도 역시 이번 개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비됐다. 기존의 일반 투자우대 제도가 유지되면서도 우대 대상 산업과 요건이 더 구체화됐다. 특히 첨단기술과 디지털 전환, 친환경 산업 분야에 정책적 초점이 명확히 맞춰졌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R&D) 센터 및 혁신센터 관련 프로젝트는 여전히 핵심 우대 대상에 해당하며 법인세 감면, 수입관세 면제, 토지 사용료 및 임대료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개정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대규모 또는 전략 산업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특별 투자우대 제도의 실질적인 도입이다. 시행령은 상당한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나 국가 전략 산업에 해당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기존 우대 수준을 초과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적용 여부와 우대 수준은 총리의 결정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투자자는 투자금 집행 시기와 규모에 대해 명확한 이행 확약을 제시해야 한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인센티브가 철회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단순한 투자 규모 확대보다는 고부가가치·전략 산업 중심의 질적 성장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제도적 장치로 평가된다.

업종·투자 구조·인센티브 고려한 전략적 접근 중요

이번 베트남 2025년 투자법 및 신규 시행령은 외국인 투자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 완화라기보다 시장 접근 규칙과 투자 절차를 명확히 하고, 국가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재정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에 관한 네거티브 리스트 체계의 정교화, 국제투자협정 선택 규칙의 명문화, IRC 취득 이전 법인 설립 허용, 그리고 대규모·전략 산업을 대상으로 한 특별 투자우대 제도의 도입은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 구조 설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한편 실무 일선에서는 다소 혼선이 있는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절차 및 지침이 마련되면 차츰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베트남 투자를 계획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한국 기업으로서는 단순히 투자 가능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에 그치지 않고 업종 분류 및 사업 범위 설정, 투자 단계별 구조, 적용 가능한 국제협정, 인센티브 요건 충족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박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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