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관공서 이전’ 두고 옥포동·연초면 지역 갈등
경찰, 새청사 위치 연초면 결정
연초발전위 “소방서도 유치하자”
현 청사 소재 옥포동 “상권 위축
인구 유출 불 보듯… 이전 반대”
경찰서와 소방서 등 거제 지역 주요 관공서 이전 문제가 옥포동과 연초면 간 지역 갈등으로 번질 조짐이다.
거제경찰서는 신축부지추진위원회를 통해 경찰서의 새로운 청사 위치를 연초면 연사리 811 일대로 최종 결정했다. 경찰은 14개 후보지에 대한 치안 균형, 접근성, 시민여론 등을 고려한 결과 연초면을 경찰서의 새로운 청사 위치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옥포동에 위치한 지금의 거제경찰서 건물은 1986년에 지어져 도내 23개 경찰서 중 가장 오래됐다. 건립 당시 3급지에 직원 200여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급지에 직원이 400여명으로 늘어 업무 공간과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옥상 등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임시 사무실로 쓰고 있으며 비만 오면 빗물이 새고 지하에는 곰팡이가 피는 상황이다.
거제경찰서가 신축 청사 위치를 연초면으로 결정하자 연초면 주민들은 현수막을 내거는 등 환영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초면 주민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소방서까지 유치하겠다며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유치전을 벌이고 나섰다. 유치위원회에는 연초면발전협의회, 연초농협, 주민자치회, 이장협의회 등 16개 자생단체가 참여했다.
유치위원회 오재석 회장은 “옥포와 고현의 중간지점인 연초면이 경찰서와 소방서가 위치할 최적지라고 모두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경찰·소방서 유치가 낙후된 지역 발전을 이끌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선 지역주민을 상대로 유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유치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현재 경찰서와 소방서가 위치해 있는 옥포동 주민들은 경찰서와 소방서 등 옥포동의 주요 관공서가 이전하는 것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최근 옥포2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주민자치위원회 회의에서는 옥포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한 자치위원은 “경찰서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신축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주민과 합의도 없이 이전 부지를 자체 선정해 언론을 통해 알리는 것은 주민과 행정을 무시하는 결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위원은 “1995년 장승포시와 거제군이 통합할 때 시청이 고현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옥포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갖고 있다. 지금의 거제문화예술회관과 거제경찰서는 당시 주민들의 박탈감 해소를 위한 최소한의 안배 차원에서 현재 위치에 건립됐다”며 “경찰서와 소방서가 떠나면 옥포와 지세포 일원의 상권 위축과 지역 인구 유출이 불 보듯 뻔하다. 경찰서와 소방서 이전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결정이며 동의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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