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 스님은 인간관계에서 상대를 내 뜻대로 바꾸려고 할수록 내가 괴로워진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다. 사람에게 기대하고 그 기대대로 행동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서운함과 미움이 생긴다는 것이다.
젊을 때는 불편한 관계도 참고 이어갈 이유가 많지만 나이가 들면 남은 시간까지 모든 인연을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다. 만나고 돌아올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관계라면 한번쯤 거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1. 만날 때마다 남의 흉만 보는 사람
처음에는 함께 욕하면서 가까워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만날 때마다 며느리 흉, 자식 흉, 친구 흉만 반복하는 사람과 오래 있으면 결국 내 마음까지 불편해진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은 다른 사람의 비밀을 쉽게 말하는 사람이 내 이야기는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남을 험담하면서 만들어진 친밀함은 언젠가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나를 이야기하는 관계로 바뀔 수도 있다.

2. 내가 잘되면 이상하게 불편해하는 사람
힘들다고 하면 누구보다 따뜻하게 위로하면서 좋은 일이 생겼다고 하면 표정부터 달라지는 사람이 있다. 자식이 잘됐다고 하면 흠부터 찾고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돈 자랑한다고 말한다.
친구라면 힘들 때 위로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잘됐을 때 함께 기뻐할 수 있어야 한다. 내 행복을 계속 숨겨야 편안한 관계라면 가까운 인연이라고 하기 어렵다.

3. 계속 나를 자기 뜻대로 바꾸려는 사람
가장 지치는 인연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기준에 맞추려는 사람이다.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라면서 옷차림부터 돈 쓰는 방법, 자식과의 관계, 노후생활까지 간섭한다. 내 생각이 다르면 틀렸다고 하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서운하다며 죄책감까지 준다.
법륜 스님의 가르침에서 반복되는 중요한 지점도 여기에 닿아 있다. 내가 상대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듯 상대 역시 나를 마음대로 바꿀 권리는 없다. 설득해도 반복되고 만날 때마다 내가 작아지는 관계라면 싸워서 이기려고 하기보다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오히려 서로에게 편할 수 있다.

인연을 끊는다는 것은 반드시 싸우고 연락처를 지우라는 의미가 아니다. 연락 횟수를 조금 줄이고 만나야 할 이유가 있을 때만 만나며 내 마음의 거리를 조절하는 것도 관계를 정리하는 방법이다.
노년에는 모든 사람에게 이해받으려고 애쓸 시간이 많지 않다. 나를 계속 바꾸려는 사람과 씨름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있어도 마음이 편안한 사람에게 남은 시간을 쓰는 것이 낫다.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면서도 거리를 둘 줄 아는 것, 그것 역시 나를 지키는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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